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전경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국내경제가 3년만에 3%대의 성장률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오지만 '깜짝성장'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내년에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세가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어서다.

정부의 추경 효과가 어느 정도 걷히는 내년부터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다시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투자 증가세가 약해지고, 수출 증가세 만큼 잘 살아나지 않는 내수 경기가 결국 우리 경제 회복세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국내·외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에 따르면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5%~2.9%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 한국금융연구원(2.8%), 기업은행경제연구소(2.7%), 한국경제연구원(2.7%), LG경제연구원(2.5%), 현대경제연구원(2.5%) 등이 각각 2%대 중후반으로 전망했다. 해외 투자은행(IB)인 JP모건(2.9%), 골드만삭스(2.9%), HSBC(2.6%) 등도 대체로 내년 2% 후반대의 성장률을 전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내년 경제성장률은 2.5%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고 한국은행도 2.9%의 전망치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에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3%대를 달성할 것이라던 정부의 전망치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것이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은 정부와 마찬가지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3%로 보고 있다.

내년 우리 경제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이유는 그동안 성장세를 떠받치던 투자의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과 맞물려 건설 물량이 줄고,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예산이 축소되면서 건설투자는 마이너스(-)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주택 인허가와 건축 인허가 착공, 건설수주 등 건설투자 선행지표가 감소 추세이고 정부의 SOC예산 축소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까지 급증했던 건설투자는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 증가세도 올해보다는 꺾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IT산업을 빼놓고 '수출 호황'을 누리지 못하는 제조업 전반의 설비투자가 부진해질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은도 올해 14%로 전망하는 설비투자 성장률이 내년 2.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 경기의 회복 속도가 늦어지고 있는 점도 내년 전망을 어둡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올해는 그나마 추경에 따른 정부 소비가 내수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민간소비의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더욱이 한은의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가계빚 부담이 늘어 소비심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소비에 약발을 미치려면 내년 후반은 지나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도 수출에 변수로 작용한다. 반도체 수출은 내년에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미국의 통상압박 문제 등은 리스크 요인이다. KDI는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 세계교역을 둔화시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 기준 1117.1원에 마감하며 연중 최저점(1112.8원)에 근접했다. 달러화 대비 원화 가격이 비싼 상황이 지속되면 취약한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트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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