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이미지<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카드사들이 주유소, 통신사, 대형 마트 등 대형가맹점에 제공하는 마케팅 비용이 1조231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도를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9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비씨·삼성·신한·하나·현대·KB 등 7개 카드사들이 대형 가맹점에 제공한 마케팅 비용은 총 1조2316억원에 달했다.

마케팅 비용은 할인 혜택, 포인트 적립, 마일리지 적립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말한다.

반면 카드사들이 이들 가맹점으로부터 받은 수수료는 1조4822억원으로 수수료 수입은 2506억원에 그쳤다. 2506억원 중 자금조달비용과 결제대행업체인 밴(VAN)사에 지불하는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카드사들이 적자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업종은 주유소였다.

김한표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해 주유소로부터 받은 수수료 수입은 4558억원인 반면 마케팅 비용은 6154억원에 달해 무려 1596억원의 적자를 냈다. 소비자들이 주유를 많이 할수록 카드사의 적자폭은 커지는 구조다.

통신사에 제공하는 마케팅 비용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대비 마케팅 비율을 살펴보면 SKT 49.6%, KT 87.7%, LG유플러스 106.2% 등이었다.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대한 마케팅 비용은 3692억원에 달했다.

문제는 카드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면서도 고객유치를 위해 '제살깎기' 출혈경쟁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드사의 대형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은 0.17%에 불과하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9월 카드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에서 "과도한 마케팅을 지양하는 등 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한표 의원은 "카드사들이 대기업들에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적자까지 감수하며 마케팅 비용 몰아주기를 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태"라며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의 부조리한 관행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주요 가맹 유형별 평균 가맹점수수료율<제공=김한표 의원실>

진웅섭 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 8월 말 "카드사들이 고비용 마케팅 경쟁과 카드대출 위주의 수익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진 원장은 "카드사들이 수익 감소 보전을 위해 카드론 확대를 추구하는 것은 향후 경영 불확실성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시장 진출 확대로 카드사 본연의 지급결제 업무가 점차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제살깎기식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론 영업에 치중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카드사들이 4차 산업혁명기 지급결제 시스템의 혁신을 주도하고 새 성장 동력을 확보할 있도록 (임직원이) 적극 유도하고 업계의 체질개선을 위한 근본적 방안을 고민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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