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행정동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아시아 카지노 시장에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지만, 강원랜드는 정부 규제에 묶여 제한적 성장에 머물고 있다.

강원랜드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951억원, 영업이익 1376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 대비 9.8%, 14.9% 각각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실적도 작년에 비해 축소된 규모로 6년 만에 역성장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3분기 방문객 수는 81만4000명으로 전년동기(86만7000명) 대비 5만명 이상 줄었다. 카지노 영업장별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회원영업장(VIP영업장) 매출 낙폭이 컸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양호한 재무상태를 가진 강원랜드가 주춤하는 원인은 정부 규제 탓이 크다. 크게 '매출총량제'와 '냉각기 제도'가 성장세를 가로 막는다는 지적이다.

'사행산업 매출총량제'는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에서 도입한 제도다. 지나친 사행산업 성장을 막기위한 규제로 복권, 경마, 경륜, 카지노 등에 적용된다. 해당 기관 매출액이 정해진 한도를 넘어서면 이듬해 매출 총량 한도가 줄어든다.

현재 강원랜드는 매출총량제를 이행하려고 일부 테이블과 머신을 가동 중단한 상태다. 

올해 4월부터 시행한 '냉각기 제도'도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이 제도는 도박중독이 의심되는 고객을 출입 제한한다. 2개월 연속으로 15일 이상 카지노를 출입한 고객은 그 다음달 출입이 제한된다.

여기에 정부가 평창올림픽 기부금까지 요구하면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자료=강원랜드>

하지만 인접 국가이면서 카지노 경쟁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일본은 카지노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여기에 마카오, 싱가포르도 가족형 복합관광리조트로 변화가 빨라지면서 경쟁우위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강원랜드가 가진 강점이 모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은 작년 12월 내각위원회에서 카지노 해금(解禁)법안을 가결했다.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개막 시기에 맞춰 복합리조트 3곳 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거리상으로 보면 서울에서 비행기로 1~2시간 걸리는 일본이 약 3시간 거리(승용차 이용 시)에 있는 강원랜드보다 위치상 이점이 크다.

일반 고객이 일본 카지노를 이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VIP고객이 일본 카지노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은 높다. 매출총량제로 카지노 설비 일부가 이용 불가능하고, 냉각기 제도로 출입에 제한을 받는 강원랜드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카지노를 즐기려는 VIP고객이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지노 매출을 좌우하는 것은 VIP고객이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는 총 드롭액(게임칩 구매금액)에서 VIP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볍게 게임을 즐기는 매스 고객(일반 관광객)이 카지노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강원랜드도 정부 측에 매출총량제 확대를 요구하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 시효 종료(2025년)가 다가오기 때문이다. 강원랜드는 폐특법으로 사실상 시장 독점권을 보호받고 있지만 아직 연장이 확정되지 않았다.

강원랜드는 평창올림픽에 400억원 규모 후원을 하는 대신 이 금액만큼 매출총량제를 늘려달라고 사감위에 요청했지만 거절된바 있다.

즉 아시아 카지노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강원랜드는 각종 규제에 묶여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매출총량제 이행을 위해 일부 머신과 테이블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며 "사감위 규제를 받는 스포츠토토도 최근 매출총량제 이행을 위해 발행을 중단했다"며 정부 규제에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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