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왕산해변에 위치한 왕산마리나. 지난달 27일 개장했으나 요트 계류장에 빈곳이 많다. <사진=이태구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상헌·이태구 기자] 한강과 바다를 이어 관광·레저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정부의 계획이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11일 인천시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재개장한 왕산마리나가 활기를 띄지 못하고 있다. 해외 방문객 유치에 실패한 계류장은 텅비었고 "요트가 부유층에 국한된 레저스포츠이기 때문"이라는 볼멘소리만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마리나(Marina)는 '해양레저의 꽃'으로 불리는 해양관광산업의 핵심 기반시설로, 스포츠 또는 레크리에이션용 요트, 모터보트 등의 선박을 계류시키거나 보관하는 역할을 한다.

인천시 을왕동 중구 을왕동 산 143-1번지 왕산마리나는 대한항공이 1333억원을 투자하고 국·시비 167억800만원 총 1500억800만원이 투입된 국내 최대 시설이지만 관광객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경인아라뱃길의 실패를 거듭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고 있다.

2011년 개항한 경인아라뱃길은 서울시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해 서해~한강~경인아라뱃길~마곡지구 워터프론트로 연결시켜 요트는 물론 크루즈 이용객까지 포함하는 해외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핵심 작업이 초대형 크루즈선이 한강의 중앙부까지 닿을 수 있도록하는 양화대교 구조개선 공사였으나, 그해 서울시의회는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공사를 중단시켰다. 500억원의 무상급식예산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반쪽짜리 공사가 오히려 주민들의 안전을 해친다"는 비판이 일었으나 2011년 11월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계획은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 여의도와 중국 직항 국제여객선 운항이 계획도 전면 무산됐다.

왕산마리나도 2014년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당시 요트경기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이후 해외 이용객 유치를 못해 소수 요트 보유자들의 정거장 정도로 이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개장을 반기던 사람들도 기대를 접는 분위기다. 을왕동 한 지역 주민은 "강과 바다를 이어 레저 산업을 발전시키는 계획이 정치인들에 발못이 잡혀 제자리 걸음"이라며 "자전거도로를 설치한들 외국에서 배가 들어오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2012년에 조성된 서울마리나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당초 서울마리나는 요트·카약 등 해양스포츠를 배우고 즐길 수 있는 수도권 수상레저의 중심지가 되려고 했으나 결혼식과 뷔페가 열리는 레스토랑 정도로 활용되고 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로 나가는 한국인이 급증하는 것은 국내에 여행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다양한 여행상품에 목마른 관광수요를 끌어올 매력이 없다는 데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세계 크루즈이용객이 매년 10%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국내로 들어오는 관광객들은 줄어들고 있다.

2016년 45만명이던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은 올해 6만명으로 감소했으며 올해 부산항에 입항한 크루즈선은 총 108척에 불과했다. 가장 큰 문제는 외국선사의 크루즈의 기항지가 되는 항구가 국내에 단 한 곳도 없다는 점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을 출발하는 노선은 숱한데 한국에서 시작하는 서비스는 없다"며 "이언 본질적 문제 인식 없이 초호와 크루즈선이 한번 들러줬다고 항만공사 직원 전원이 나서 환영 행사를 벌이는 행태는 후진국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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