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조지의 '허구'…3천년 전 희년법 꺼내든 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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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조지의 '허구'…3천년 전 희년법 꺼내든 여당
헌법 119조에 부동산 소득 환수 포함 시도…"토지 등에도 개인의 노력이 포함된 사실 무시"
  • 이상헌 기자
  • 승인 2017.11.10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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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상 경북대 석좌교수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주관한 '헨리조지와 지대개혁 토론회' 에서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헨리조지 토지공개념을 꺼내들며 보유세 도입을 위한 여론몰이에 나섰다. 

10일 추미애 대표가 국회에서 개최한 '헨리조지와 지대개혁 토론회' 참석자들은 자유주의자를 자처하며 반시장적 지대추구의 모순을 바로잡자고 입을 모았으나, 해묵은 사상을 앞세워 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당 대표가 특정 주제로 여론전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인 사건으로 추 대표가 헨리조지 논란을 자진어 정치적 브랜드 만들려고 한다는정치 평가도 잇따른다. 

추미애 대표는 인사말에서 "헨리조지는 지대추구를 방치하면 우리가 언젠다는 땅주인이 숭배받는 세상이 온다고 경고했다"면서 "오늘날 한국인들의 모습이 이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대추구의 모순을 사회적 대타협으로 바꾸자는 여론이 일 때까지 치열한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 나선 인사는 김윤상·김정우 경북대 교수, 전강수 교수, 강남훈 한신대 교수로 지난 1984년 헨지조지의 토지공개념을 연구하기 위해 출범한 성토모의 멤버들이다. 

성토모는 성경적 토지연구를 위한 모임의 준말로 토지공개념을 주장한 헨리 조지(Henry George, 1839~1897)의 사상을 계승하는 조직이다.

토지공개념은 개인이 자신의 노동생산물을 사적으로 소유할 권리가 있는 반면 사람이 창조하지 않는 자연물인 토지 등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귀속돼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김윤상 경북대 석좌교수는 '시장친화적 토지공개념'이라는 제하의 발제에서 헨리조지를 자유주의자(libertarian)라고 규정하면서도 헌법 119조 경제조항에 지대 환수를 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종합토론에 참가한 양선희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세제개혁에 비하면 프랑스 혁명이나 미국 노예해방은 아무것도 아니다"면서 "세입자들이 월세 혹은 전세금을 지불하는 것처럼 부동산 보유자도 세금을 통해 주거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정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날 토론회에서는 성토모 멤버뿐만 아니라 참석자 대부분이 토지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환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으나 경제학의 지대추구 개념과 동떨어진 용어 혼란만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경제학에서 말하는 지대추구(rent seeking)란 1974년 앤 크루거(Anne krueger) 존스홉킨스대 교수가 처음으로 언급한 용어로 각 경제주체들이 이익을 얻기 위해 특정 집단들이 정부를 설득해 독점이나 법적 특권을 누리려는 행위를 뜻한다.

지대추구가 발생하면 일반 대중이 누려야할 편익이 특정 집단에게 이전이 되기 때문에 사회적인 낭비가 일어난다. 공기업의 방만운영과 노조의 정치적 파업이 대표적인 사례다.

공공선택론의 창시자 고든 털럭 교수는 "지대추구 행위는 비생산적이며 사회전반에 이득을 줄 수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은 정부와 자유로운 시장경제가 지대추구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 털럭 교수의 설명이다.

전계운 자유당(Libertarian party of Korea) 대표는 "이날 참석자들은 토지 보유세를 정당화하는 논리로 헨리 조지를 언급했지만 헨리 조지의 논리에는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라스바드의 말을 소개했다. 

자유주의 사상가 머레이 라스바드(Murray Rothbard)는 "만약, 최초의 토지가 자연이나 신이 부여한 것이라면 사람들의 재능, 건강과 아름다움 역시 자연이나 신이 부여한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속성이 '사회'가 아니라 '개인'들에게 부여되었듯이 토지나 자원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자원은 '사회'가 아니라 개인들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즉 토지나 다른 모든 재화를 '사회'가 공동으로 소유하거나 재화로부터 창출된 이익의 일부를 강제로 수취하자는 것은 사실상 정부 관료나 그와 흡사한 소수 독재집단이 그 재화를 소유하거나 갈취해도 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설명이다.

가령, 국토교통부 통계에 의하면 국내 1530여 만 명의 토지 소유자 중 70%가 50대 이상으로 대부분의 토지 소유자들은 그 땅을 소유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땀을 투자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전 대표는 "추 대표는 이것이 양극화의 원인이라지만 양극화의 본질적인 원인은 정부의 잘못된 화폐와 재정정책으로 야기된 인플레이션"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인 천위루 전 인민대 교수도 이 같은 정부의 문제를 지적하며 "약탈의 첫번째 경지는 고액의 세금 부과, 두번째 경지는 처벌, 세번째 경지는 화폐가치의 절하"라고 저술한 바 있다.

재화의 양과 생산량은 늘어나지 않았는데 재정확장과 돈을 푸는 정책으로 화폐량만 늘린다면 필연적으로 물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다. 

전 대표는 "지가(地價) 또한 정부의 화폐-재정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토지보유세는 오히려 서민들을 죽이는 정책"이라고 규정했다. 토지 보유세는 토지 소유권자로 하여금 조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편 학계에서는 헨리조지가 애초에 희년법을 잘못 해석해 토지공개념을 주장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헨리조지가 토지공개념의 근거로 내세운 희년법(禧年法)은 7의 제곱인 49년이 지난 50년차 자신의 땅을 전부 반납하고 재임대하는 제도다.

김승욱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구약성경 25장 29~30절에서도 도시화가 된 토지는 개인의 노력이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반납 대상에서 예외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소유자의 생산적 노력과 무관한 이득이 토지와 천연자원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의 결과에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개인이 최초 토지를 소유할 수 없다면, 노동의 결과물 또한 소유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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