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신한 카드가 신한 금융그룹 내에서 ‘계륵’으로 통하고 있다. 버리자니 아깝고 갖고 있자니 수익이 안나는 탓이다.

지난 2007년 신한금융지주가 옛 LG카드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다들 '신의 한수'라고 했다. LG카드의 자산을 물려받은 신한카드가 외형적 성장은 물론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카드업계에서 리딩컴퍼니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지주 내에서도 효자 계열사가 됐다. 은행 다음가는 계열사로 연평균 7000억 원대 배당을 했어도 자본비율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 튼튼했다. 신한카드는 비은행 실적을 이끌면서 동시에 금융 지주내 포트폴리오 안정화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신한카드가 신한금융내 ‘골칫덩이’로 전락하고 있다. 이는 대외적 요인이 크다. 카드시장의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신한카드 실적이 덩달아 나빠진 탓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실적 부진이 신한 금융그룹 전체 경영에까지 영향을 미쳐 그룹 실적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올 3분기(2017년 7~9월) 순이자마진(NIM·가맹점수수료 포함)은 2.76%로 전분기보다 3bp 떨어졌다. 신한은행의 NIM이 1.56%로 전분기와 동일한 점을 감안시 신한금융그룹의 NIM 하락의 이면엔 신한카드의 실적 부진이 절대적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에서도 1495억 원으로 전분기 비해 34.8%나 줄었다.

그동안 신한카드는 그룹내에서 든든한 효자 계열사였다. 그룹 내에서 신한카드에 대한 의존도 역시 높다. 신한금융의 올해 1~3분기 누적 연결순이익 2조 7064억 원 중 비은행 계열사 비중이 39.9%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신한카드가 차지하는 비중만 27%다.

비슷한 규모를 가진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순익은 33.2%인데  KB손해보험(10.2%), KB국민카드(8.5%), KB증권(5.8%) 등이 골고루 순익을 내고 있다. KB금융의 3개의 계열사를 합쳐도 신한카드 하나보다 비중이 낮다.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비은행 순익의 상당부분을 신한카드가 점유하는 구조다보니 카드업이 부진할 경우 그룹의 수익성도 함께 위축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30일 2017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고민을 드러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카드업 관련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면서 "신한카드가 경상수익 관련 위기감을 갖고 비상경영체제 준비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카드업의 이같은 부진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연체금리 체계 개편, 가계부채 총량규제, 금리인상 기조 등 외부적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데서 기인한다. 신한카드가 직면할 미래의 환경들이 향후 나아질 것 없이 더욱 암울하기만 하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올해는 충당금 환입과 비자카드 주식 처분이익으로 간신히 버텼지만 내년엔 더욱 장담할 수 없다. 사내벤처(CIC) 등 다방면에 걸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고자 힘쓰지만 여전히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실제, 신한카드는 표면적으로 3분기 말 당기순익 7806억 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5326억 원)대비 46.6%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올 초 신용리스크 내부등급법을 적용해 환입된 충당금 2600억 원(세후)과 보유 중인 비자카드 주식 처분이익 약 800억 원(세후)을 순익에 반영한 탓이다. 이것이 없었다면 순익은 하락했다.

                              <지주계 카드사 3분기 당기순이익>

   지주계 카드사

2016년 3분기(단위 : 억원) 

2017년 3분기(단위 : 억원)

신한카드

5326

7806

하나카드

593

973

KB국민카드

2354

2339

우리카드

924

813

                                                                   <각 금융지주 실적발표 보고서>

신한금융은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당장, 글로벌 사업과 투자은행(IB)부문 강화를 통한 수익률 증강에 나서고 있다. KB와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을 위해선 신한금융그룹만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개선도 시급하다.

하지만 비은행에서의 신한카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 그런탓에 신한카드를 버리자니 아깝고 갖고 있자니 골치가 되는 ‘계륵’ 같은 딜레마에  계속 봉착해 있다.

지난 30일 신한금융그룹은 '2017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장에서 카드사업관련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신한카드의 NIM(순이자마진)의 하락이 돋보였다. 3분기 중 그룹(은행+카드) NIM은 2.01%로 전분기 대비 1bp나 떨어졌다. 신한은행 NIM의 경우 1.56%로 전분기와 동일했지만 카드 NIM은 대폭 하락했다. 그나마 신한은행의 비중이 컸던 탓에 신한카드의 NIM 감소를 상쇄해 신한카드의 손실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 내에서 은행 다음에 위치하는 자회사다. 신한카드의 실적에 따라 비은행부문의 실적이 좌우되는 형편이다. 올 3분기 말 그룹사 당기순이익 2조 8624억 원 가운데 40%가 비은행이고 이중 27%가 신한카드몫이다. 결국, 신한카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비상경영체제로의 돌입’ 뿐이다"고 강조했다.

신한카드는 내년부터 수익성 감소에 대응한 내실을 기하는 방향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나선다. 최근 카드 가맹점 수수료 우대 대상을 확대하는 정부의 정책 등으로 신한카드 순이익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내년, 내후년에도 가격이나 금리 면에서 압박을 계속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카드 순이자마진(NIM)은 회계 기준상 '가맹점 수수료를 포함하는 기준'과 '포함하지 않는 기준' 두 가지 모두에서 다 감소했다. 내년에는 카드채 조달비용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금융당국이 연체이자의 가산금리 산정 체계를 정비해 연체이자율을 낮출 경우 수익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신한카드 입장에선 영업 환경면에서 연체이자는 물론 가격, 수수료 등 다양한 악재가 상존해 있다. 내실 경영이 절실하다. 내년 이후 발생할 비우호적 수익 감소를 대비해 비용 효율화를 위한 허리띠 졸라매기 경영이 절실한 실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향후 악화된 수익을 회복키 위한 경영컨설팅을 진행해 국내외 영업은 물론 글로벌, 디지털 등 모든 사업 분야에 걸쳐서 전략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며 2020년까지의 로드맵을 새롭게 구축할 방침이다.  그동안 은행과 함께 해온 그룹 내 핵심 캐시카우 역할을 반드시 회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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