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열린 국토교통부 종합 국감에서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가 4대강 사회공헌기금 관련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 임병용 GS건설 대표, 조기행 SK건설 대표,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사진=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정일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마지막 국정감사가 진행된 31일 단연 화제는 4대강 사회공헌기금 관련 국내 빅5 건설사 대표들의 증인 심문이였다.

이날 열린 국토교통부 종합 국감에는 당초 전망과는 다르게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를 비롯해 임병용 GS건설 대표,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 조기행 SK건설 대표 등 5개 건설사 대표들이 모두 출석했다.

앞서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와 임병용 GS건설은 개인 사정을 이유로 참석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날 국감에는 모두 출석해 관련 현안에 대한 소명에 나섰다.

삼성물산,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4대강사업 담합과 관련해 공공공사 입찰이 제한됐다. 하지만 2015년 8월 광복절 특사로 특별사면을 받는 조건으로 200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문제는 지난달까지 건설사들이 낸 기금은 약 47억원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논란이 됐다.

건설사별로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각각 10억원, GS건설과 대림산업은 각각 3억원, SK건설은 2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예상대로 여당 의원들은 건설사 대표들을 상대로 날선 질의를 쏟아냈다.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4대강사업 담합 비리 적발로 72개 건설사가 당시 공공입찰 참가 제한했던 것을 정부로부터 사면 받고, 해당 건설업체 임직원도 사면해 줬다"며 "이 때문에 건설사들 스스로가 2000억원 규모의 건설공익재단을 연내 출범시키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한 것이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민 의원은 "기업의 가치는 신뢰에서 시작되는데 국민들과의 악속조차 이행이 안됐다"며 "최초의 자정결의와 결의문대로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증인으로 참석한 건설사 대표들은 각자의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다시 신중히 검토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최치훈 삼성물산 대표는 "재단에 기금을 납부하면서 문제가 많이 생기면서 앞으로 어찌해야할지 조심스럽게 준비했다"며 "올 초부터 10억 이상은 이사회에서 결의하는 걸로 규정을 조정해 이사회에 상정을 통해 정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기행 SK건설 대표는 "회사가 재무적으로 안 좋은 것도 있었고 SK건설 단독으로 나설 수가 없었다"며 "업계 전체가 참여를 한다면 따르겠다"고 답했다.

임병용 GS건설 대표 역시 "재단의 구성이라던지 사업목적, 운영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았고 회사가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는 금액이였다"며 "약속한 바가 있으니 업계와 협의해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에서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이전 박근혜 정부 당시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원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강 의원은 "당시 SK건설은 1000억원 규모의 기부 의사를 국토부에 표명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원재 청장은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으로 근무할 때 활용 방안에 관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한 "건설사들이 4대강 담합과 관련해 국내 수주가 막혔었고 이후 2000억원 출연을 약속하며 사면복권 됐다"며 "이에 대림산업 등은 이후 4조원이 넘는 관급공사를 수주했는데 이익만 불리고 사회공헌 기부 이행은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우현 한국당 의원은 건설사 대표들에게 내년도 건설경기 전망에 대해 물었다.

이에 대해 건설사 대표들은 올해 수주 실적은 전년도와 비슷하지만 내년은 경기 불안으로 실적이 미진할 것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놨다.

강영국 대림산업 대표는 "유가하락으로 해외 시장은 가장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며 "국내 역시 주택건설 시장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는 "해외사업은 유가하락과 국가 재정상태 때문에 축소될 것"이라며 "특히 인프라부문 경쟁 심화로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 같고, 국내는 주택물량도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이런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SOC예산 배정을 더 많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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