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채린 기자] '부산 사람이 금의환향(錦衣還鄕)하게 됐다'

차기 한국거래소 신임 이사장으로 내정된 정지원 현 한국증권금융 사장을 보면 떠오르는 생각이다.

정지원 거래소 내정자는 부산 출신으로 부산 대동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행정학 석사 학위를 따냈다. 그런 그가 부산에 본사가 있는 한국거래소의 차기 이사장으로 내정됐다.

최근 증권가의 화두는 단연 정지원 내정자다. 일각에서는 정 내정자가 부산 출신인 만큼, 본사가 있는 부산에서 각광받아 내정됐고, 또 앞으로 부산에서의 인기도 '따 놓은 당상'이라는 말도 나온다.

거래소 이사장에 대개 부산 출신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모피아(Mofia, 재무부 출신 인사를 지칭하는 말)' 등 일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과거 정 내정자의 업적을 살펴보면 그런 걱정은 잠시 넣어두는 게 좋겠다. 일단 정 내정자가 걸어온 길이 화려하다.

정 내정자는 지난 1983년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86년 재무부 기획관리실에서 2005년 금융감독위원회, 2008년 금융위원회, 2015년 한국증권금융 등을 거친 정통 관료다.

2005년 금융감독위원회에서 근무할 때 감독정책 1국, 은행감독과 과장, 감독정책 1국 감독정책 과장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쌓았다. 당시 규모가 작았던 금융감독위원회에서는 인력충원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여러 부서를 돌면서 업무 역량을 키우게 된 것. 더욱이 정 내정자가 은행감독과 과장으로 일할 땐, 과장직이 공석인 상태에서 투입됐다.

특히 정 내정자는 2007년 금융위원회 부단장으로 활동하면서 기업구조조정 국장을 맡아, 기재단 업무 등 부처 간 협의를 원활하게 이끌어 냈다. 당시 정 내정자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모든 기업들의 신용도를 일괄 평가해 구조조정 대상을 골라내는 대대적인 '금융기관 수술' 과정에서 윤활유 역할을 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후 2012년까지 금융위에서 일하던 정 내정자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제27대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직을 역임 중이다.

정 내정자의 역량은 한국증권금융의 수장을 맡으면서 더욱 빛을 냈다.

한국증권금융의 순이익은 정 내정자의 취임 이후 원만한 상승 곡선을 그렸다. 2016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32억원(2.6%) 상승한 1284억원을 기록했다. 자산규모도 전년대비 5.5% 상승한 65조2000억원까지 올랐다. 올해 반기(6월 30일 기준) 당기 순이익도 692억원을 기록하면서 평탄한 흐름을 보였다.

한국증권금융 순이익의 긍정적 흐름은 묵묵하게 맡은 바를 수행하는 정 내정자의 인품과도 닮았다. 정 내정자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이 임무에 책임감이 강해 충실히 이행하고, 겸손함을 지녔다고 입을 모으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숨은 조력자'라는 별명도 붙었다. 한국증권금융이 증권사들에게 증권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하고, 투자자의 예탁금을 운용하는 업무를 하기 때문이다. 

아랫사람을 굽어 살필 줄 아는 혜안도 지녔다. 정 내정자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을 위해 탄력근무제를 도입하고 불필요한 야근문화를 개선하겠다"면서 직원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탄탄한 업무역량과 리더십, 혜안 등을 갖춘 정 내정자. 내달 임기 시작을 앞둔 그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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