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넥슨이 일렉트로닉아츠(Electronic Arts, 이하 EA)와 '피파온라인' 시리즈 서비스 재계약에 합의, '피파온라인3'의 후속작 '피파온라인4'의 국내 서비스도 진행한다. 

'피파온라인' 시리즈는 세계 유수의 축구게임 '피파'의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인기게임으로, 국내 시장 PC 온라인게임 중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갖췄다. 시리즈를 거듭할 때 마다 판권 향배가 관심을 모았고, 그 향배에 따라 업계 서열에 변동을 줄 만큼 파급력이 컸다.

넥슨은 다른 배급사와 경합 없이 EA와 우선협상을 진행한 끝에 재계약에 합의했다. '피파온라인3'와 '피파온라인3M' 서비스 협업으로 좋은 성과를 내며 상호 신뢰가 두터웠던데다, 넥슨 최고위 경영진이 지난해부터 재계약 '굳히기'를 위해 일찌감치 공을 들인 것이 주효했다.

넥슨과 EA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양사가 '피파온라인3' 계약만료 시점인 연말을 앞두고 재계약과 '피파온라인4'로의 전환에 합의했다"며 "내년 1월부터 새로운 계약이 적용되며 6월 월드컵 시즌 이전에 기존 '피파온라인3'를 리뉴얼해 '피파온라인4'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피파온라인3'와 별개로 계약을 맺고 서비스 했던 모바일 버전 '피파온라인3M'도 PC 온라인 버전과 함께 새롭게 계약을 맺는 패키지 형태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넥슨은 2일 개최한 간담회를 통해 '피파온라인4'를 서비스할 계획임을 밝혔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이전에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며 오는 16일 개막하는 지스타2017 부스를 통해 시연 버전을 선보인다. 12월 중 첫 베타테스트를 진행한다.

'피파온라인4'는 '피파17'에 채용됐던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을 개량한 버전으로 제작 중이다. 프로스트바이트 엔진은 '배틀필드' 시리즈의 기반 엔진으로, 2016년 부터 EA 산하의 모든 개발사들이 표준엔진으로 채택해 신작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당분간 '피파온라인3' 서비스를 유지한채 '피파온라인4' 론칭을 준비할 것"이라며 "피파온라인4의 출시 시점이 언제일지, '피파온라인3'와 '피파온라인4'의 서비스가 언제까지 공존할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파온라인' 시리즈는 EA의 패키지 게임 '피파' 시리즈를 PC 온라인게임 버전으로 재구성한 게임이다.  네오위즈와 EA가 공동개발, 2006년부터 서비스하며 국내 시장에 첫 선을 보였다. 비디오게임 시장1위 업체였던 EA의 간판 IP가 PC 온라인게임으로 재구성 됐다는 점에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EA는 한국 내 파트너인 네오위즈의 지분 15%를 취득하며 '피파온라인' 시리즈 협업에 정성을 쏟았고, 이 게임의 성공으로 네오위즈는 엔씨, 넥슨, NHH 등 게임 빅3와 경쟁하는 유력 배급사로 자리잡았다.  네오위즈와 EA는 2007년 10월 18일 부터 '피파온라인'을 리뉴얼한 '피파온라인2'의 정식서비스를 진행하며 협업을 이어갔다.

네오위즈와 EA간의 계약기간 만기가 도래했으나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결국 넥슨이 EA와 2012년 4월 '피파온라인3'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며 해당 시리즈물의 판권을 확보했다. 네오위즈는 '피파온라인3' 판권을 놓친 후 스마일게이트와의 '크로스파이어' 재계약에도 실패하며 사세가 급격히 위축됐다.

넥슨은 '피파온라인3'의 판권을 확보하며 계약금과 최소 수익 보장금, 최소 마케팅 비용 보장금 등으로 총 600억원 가량을 '포괄적 계약금' 명목으로 EA에 제시했고, 이를 분할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이 '오버베팅'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는데 '피파온라인3' 월매출이 100억원을 훌쩍 넘어서는 만큼 넥슨 입장에서도 '감당할만한' 제안이었던 셈이다.

'피파온라인3'는 EA의 한국 내 개발법인 '스피어헤드'가 제작, 2012년 12월 18일부터 넥슨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당시에는 EA가 'FIFA 11'에 채택했던 젠트리 엔진을 활용했다. 계약기간이 3년 만기였으나 양측이 계약연장에 이견이 없을 경우 서비스 기한을 2년 자동 연장한다는 부칙으로 인해 2017년 연말까지 계약을 연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계약 연장시점이었던 2015년 연말을 기해 'FIFA 13'의 임펙트엔진을 개량한 뉴임펙트엔진으로 '피파온라인3'의 물리엔진을 업그레이드 했다.

EA 스피어헤드는 '피파온라인3'의 일부 기능을 휴대폰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모바일게임 '피파온라인3M'도 개발해 넥슨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다. 이 게임의 기존 계약도 연말을 기해 종료하고 PC 온라인게임 버전과 함께 내년 연초부터 새로운 계약에 포함된다.

EA 스피어헤드가 제작한 '니드 포 스피드 엣지'의 경우 넥슨이 아닌 다른 회사에 판권을 주는 방안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가 '니드 포 스피드 엣지' 판권 확보를 위해 뛰어들기도 했다. 결국 넥슨이 '니드 포 스피드 엣지'의 판권도 확보했는데, 이는 '피파온라인4'의 판권 확보를 위한 포석의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피파온라인3'의 계약만기 시점이 다가오자 넷마블, 엔씨, 스마일게이트 등 대형 사업자들이 넥슨과 경합해 '피파온라인4' 판권 확보전에 뛰어들지 여부가 관심을 모았는데, 다수의 사업자들이 경합했던 '피파온라인3' 판권경쟁과 달리 넥슨이 비교적 수월하게 재계약에 합의한 양상이다.

또 다른 소식통은 "박지원 대표가 지난해부터 EA 캐나다와 EA 차이나를 연이어 찾으며 '피파온라인4' 계약 성사를 위해 일찌감치 공을 들인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정성과 그간의 성과, 넥슨 외에는 PC 온라인게임 배급을 맡길 만한 대형 배급사가 마땅치 않은 현실 탓에 경합 없는 수의계약의 형태로 합의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계약금액 규모는 '피파온라인3'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안다"며 "엔씨가 모바일 게임 제작, 배급으로 확고히 돌아선 만큼 국내 PC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넥슨의 지배력은 한층 더 굳건해지게 됐다"고 전망했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중국 서비스, '피파온라인3' 한국 서비스 매출을 기반으로 게임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해 왔다. 지난해 연 매출은 1조9358억원이었는데, 올해는 2조원을 여유있게 넘어설 전망이다. 넥슨과 EA 스피어헤드는 내년 6월 러시아 월드컵 특수를 겨냥, 빠르면 내년 1분기 중 '피파온라인4'를 선보일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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