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걸 LF 회장.<사진=LF>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LF가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변모하기 위한 신사업 확장에 속력을 가한다. 주력인 패션뿐 아니라 화장품, 호텔 영역의 진출에 이어 토종 수제버거인 크라제버거의 상표권을 인수하며 F&B사업에도 힘을 더한다. 

LF는 2007년 LG그룹에서 분리·독립했다. 2014년 4월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변경했으며 이는 라이프스타일 지향의 미래 생활 문화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뤄졌다. LF란 사명은 LG패션이 아닌 미래의 삶이란 뜻 ‘Life in Future’의 약자다. 이후 LF는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LF의 이 같은 지향점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강조됐다. 3월 24일 구본걸 LF 회장은 “닥스와 헤지스, 질스튜어트 등 메가 패션 브랜드의 집중 육성을 통해 수익 중심의 효율 경영을 하고 정기적인 비효율 사업에 대해 재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 “과감한 의사결정을 통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서의 신규 사업 검토 및 진출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경영성과를 창출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식음 사업 강화…수제버거 브랜드 ‘크라제버거’ 상표권 인수

16일 LF는 LF푸드가 크라제버거의 상표권을 포함한 일부 자산을 10억대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LF푸드는 2007년 LG패션(현재 LF)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외식업체이다. 크라제버거를 활용할 구체적 방안은 나오지 않았지만 LF는 계속해 F&B 분야를 강화하고, 현재 운영하는 자사 브랜드·식자재 유통 분야와 시너지를 내는 방향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LF는 이번 크라제버거 상표권 인수를 “자사의 라이프스타일 기업 도약을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LF의 전체 매출 중 패션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95%다. 그만큼 그룹 내에서 패션 사업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국내 패션 시장은 2015년 1%대, 2016년 2%의 성장을 보이는 등 정체를 보이며 2018년까지도 2%의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패션 시장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질 구매력 감소, SPA·PB브랜드와의 치열한 가격 경쟁에 들어가는 등 침체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패션 시장은 2015년에 이어 40조원대 규모를 유지했다.

패션업계의 정체기는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등 주요 패션 기업들이 남성복 철수 등 포트폴리오의 재편을 하게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분야에 진출했고, 패션그룹형지가 복합쇼핑몰을 조성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개척 움직임도 활발하다.  

LF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패션만을 소비하는 것이 아닌 만큼, 중장기적으로 봤을때 F&B 등 유관영역에 투자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투자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F&B 강화 등은 패션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방안을 고민하는 움직임” 이라고도 덧붙였다. 

◇패션사업 둔화에 이종 산업 진출…호텔업까지

LF는 크라제버거 상표권 인수 이전에도 외식과 주류, 화장품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해왔다. 2007년 LF푸드를 설립해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했으며 일식라면 전문점 ‘하코야’와 시푸드 뷔페 ‘마키노차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주류 수입 유통 전문회사 ‘인덜지’ 의 지분을 50% 이상 인수하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덜지는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 프리미엄 테킬라 페트론, 세계적인 수제맥주 브루독 등을 수입해 국내 독점 유통하고 있는 주류 유통 전문회사이다. LF는 인덜지 인수를 통해 강원도 속초에 맥주 증류소 공장을 설립하고 하반기 내 소규모 크래프트비어 공급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LF푸드는 외식업뿐 아니라 식자재 유통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5월 일본 식자재 유통회사 ‘모노링크’를 300억원대에 인수했다. 지난 9월에는 치즈수입 유통회사인 ‘구르메F&B코리아’ 의 지분 71.69%도 360억원에 매입했다. 

화장품 사업으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LF는 지난해 6월 네덜란드의 화장품 브랜드 ‘그린랜드’를 론칭했다. 그린랜드는 LF가 독점 사업권을 가지고 선보이는 첫 뷰티 브랜드로 이 브랜드는 자사의 편집숍 ‘어라운드 더 코너’를 통해 선보였다. 이어 LF는 프랑스의 뷰티브랜드 ‘불리 1803’ 의 수입을 시작하고 강남 청담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다.

2015년에는 동아TV를 인수하며 방송 사업에까지 영역을 확장했고, 올해 초에는 사업 목적에 호텔업을 추가했다. LF가 ‘호텔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것은 강원 양양군이 추진하는 관광지 조성 프로젝트의 우선사업자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LF는 LF네트웍스와 손잡고 컨소시엄을 구성, 양양군과 관련 업무 협약을 맺었다. 협약은 쇼핑몰, 호텔 등 휴양시설을 지어 양양 지역 활성화에 일조한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6월 20일 LF는 종속회사인 LF스퀘어씨사이드(LF네트웍스와 합작회사)를 통해 강원도 양양군 지경리에 부띠끄 호텔과 프리미엄 아울렛 등 복합 휴양 시설 건립을 위한 토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은 약 141억원이다. 

<사진=LF>

◇“다각화 속에도 주력사업은 패션, 변화 없어”

LF가 종합 라이프스타일 기업을 표방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지만 패션 사업이 근간이라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LF 관계자는 “올해 들어 질스튜어트스포츠를 론칭했고 헤지스는 파리에 진출하는 등 패션 사업에 계속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패션 기업이란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일각의 시각에 대해 일축했다.  

LF는 스포츠의류 브랜드 ‘질스튜어트스포츠’를 지난 2월 정식 론칭했다. 질스튜어트스포츠는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로 여행·운동 등 활동적인 여가와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25~35세 남녀 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한다. 질스튜어트스포츠는 전국 주요 백화점 및 가두점을 중심으로, 올해 말까지 총 50여개의 매장을 오픈하고 2020년까지 150여개 매장에서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LF는 최근 헤지스를 내세워 프랑스 파리 시장에 노크하고 시장 반응 테스트에 들어갔다. 패션업계에 따르면 유럽진출 브랜드 초기에는 팝업스토어를 열거나 편집숍에 잠깐 입점하는 식으로 사업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헤지스는 지난 8월 파리의 유명 편집숍 중 하나인 ‘꼴레뜨’ 에 쇼윈도 전시를 진행했다.

쇼윈도 전시를 통해 헤지스는 글로벌 전략라인의 첫 번째 컬렉션을 선보였다. LF가 이번에 선택한 꼴레뜨는 1997년 개장 이래 매 시즌 세계 패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제품들을 꾸준히 선보이며 미국의 ‘오프닝세레모니’ , 이탈리아 ‘텐꼬르소꼬모’ 와 함께 세계 3대 편집숍 중 하나로 손꼽힌다. ‘꼴레뜨 쇼윈도’는 발망, 알렉산더왕 등이 거쳐 간 곳으로 이곳에 전시되는 것만으로 세계 패션계에서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입증 가능하다.

◇남성복 사업 재편…메가브랜드 집중 키운다 

LF는 최근 패션 사업에 있어 ‘선택’과 ‘집중 육성’을 본격화했다. LF는 올 하반기 남성복 브랜드의 유통망을 재정비했으며, 27년간 운영해온 ‘타운젠트’의 영업을 중단했다. 타운젠트를 철수하는 대신 마에스트로의 세컨브랜드 ‘블루라운지 마에스트로’ 를 하반기 론칭했다.

LF는 블루라운지 마에스트로를 메가브랜드로 육성하고 올해 말까지 전국 주요 쇼핑몰을 중심으로 20여개의 블루라운지 마에스트로 매장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이외 헤지스와 닥스, 질스튜어트 뉴욕, 마에스트로 등 고급 브랜드는 백화점을 중심으로, TNGT와 블루라운지 마에스트로는 가성비와 세련된 감성을 중요시하는 남성을 위한 ‘몰’ 중심의 유통에 집중하는 등 효율 경영에도 나섰다.

한편 16일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3분기 LF의 연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271억원과 84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 동기간 대비 각각 5.2%, 73.8% 증가이다. 이화영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별도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2791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회사 LF푸드가 지난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인수한 식자재 유통 업체(모노링크, 구르메F&B)들의 실적 편입이 연결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LF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조 5293억을 나타냈다. 외형은 확장하지 못했으나 식품 영역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며 영업이익은 6.6% 증가한 790억을 기록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