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중북 대산공장 <사진 제공=현대오일뱅크>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정유사들이 최근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주주친화적 경영에 나서고 있다.

11일 <이뉴스투데이>가 올해 상반기 중간배당을 실시한 국내 정유3사를 조사한 결과 평균적으로 28.22%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정유업계가 적극적인 배당에 나서는 이유는 사상최대 실적 호황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우선 정제마진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의 수익성을 결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나프타 등 석유제품을 만들어 얻는 이익을 말한다. 

부전공인 비석유사업 호황도 큰 몫을 했다. 상반기 최고실적을 달성한 화학·윤활유 부문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조사기업 중에서 가장 통큰 배당을 실시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 4526억원 중에서 2941억원을 주주에게 돌려줬다. 배당성향은 무려 65%에 달한다. 

역시 실적개선이 고배당을 가능케 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한바 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액 8조3424억원, 영업이익 5843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페이스를 웃도는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자료=이뉴스투데이 취합>

고배당 정책을 이어오던 에쓰오일도 화끈한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상반기 벌어들인 4608억원의 순이익 가운데 1397억원을 배당에 할애했다. 배당성향은 30.32%다.

정유부문이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수요가 이어졌다. 윤활기유 부문도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공급사의 공장보수로 인한 공급제한과 계절적 수요강세로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큰 폭 개선된 점이 주요했다. 윤활기유 부문은 상반기 129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54% 가량 급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에 인수된 에쓰오일은 매년 50%를 넘나드는 고배당을 이어오고 있다.

SK이노베이션도 개선된 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첫 중간배당을 실시했다. 반기순이익 1조1521억원 중에서 1491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하며 12.94%의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경쟁사에 비해선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여름 보너스'로 불리는 중간배당을 첫 실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는 평이다. 

타사와 마찬가지로 비석유사업이 실적개선의 견인차 역할으르 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 개선된 실적을 통해 중간배당을 실시하게 됐다"며 "향후 주주친화적인 성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현재 진행 중인 3분기도 뜻밖의 호재로 분위기가 좋다. 8월 미국 텍사스 지역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하비'가 현지 정유공장을 타격하면서 공급축소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3분기 석유제품들의 수익성이 전분기 대비 높아졌다. 

또한 유가 상승과 7월 글로벌 업체 셸의 유럽 정유공장 화재가 국내 기업들에겐 호재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결산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밖에 내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함께 국내 산업계에 불고 있는 배당확대 기조가 맞물리는 점도 주주친화적 경영에 일조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는 기관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의결권을 강조하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평균적인 배당성향은 약 20% 수준으로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안착된다면 경영 투명성 강화를 통해 외국인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기업들의 배당 확대를 두고 금감원도 "최근 일부 대기업의 중간·분기배당 확대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등 기업의 주주환원정책 강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만 받쳐준다면 배당성향이 현재보다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외국계 기업이 대주주로 있는 정유사도 있지만 내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른 간접적 영향이 배당정책에 영향을 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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