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한동안 침체됐던 게임한류가 글로벌 시장에서 새롭게 나래를 펴고 있다.

'서머너즈 워'가 5대양 6대주 전역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검은사막'이 북미·유럽에서 국산 MMORPG의 가능성을 입증한데 이어 '배틀그라운드'가 PC 플랫폼에서 한국이 배출한 최초의 글로벌 히트게임으로 자리잡았다.

'리니지M'이 내수 시장 만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매출 성과를 냈고 '리니지' IP와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역량을 접목한 '리니지2 레볼루션'은 출시 지역마다 흥행몰이에 나서며 글로벌 시장 석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최대 시장 중국이 봉쇄된 상황에서 내수 시장 출혈경쟁에만 매몰돼 탈출구를 한동안 찾지 못했는데 이같은 성과를 통해 그 잠재력을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성공사례가 게임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놓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모델을 견인하는 '혁신'의 촉매제가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3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테스트버전을 출시한지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200만장, 동시접속자 150만명을 돌파했다. 세계 게임 시장 주류인 비디오게임 시장의 메인 프랜차이즈급 게임이 시리즈 당 2000만장 판매가 '한계치'인 것을 감안하면 PC 게임으로는 최고 수준의 흥행지표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 게임의 서버가 터져나가며 이용자들의 불만을 초래하는 것도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열기를 반증하는 사례로 꼽힌다.

이 게임은 고립된 섬에 남겨진 이용자가 각종 무기와 차량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최후의 생존자가 되기까지 싸움을 벌이는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이다. 게임 규칙이 단순하고 직관적인 플레이가 가능해, 진입장벽이 비교적 낮다.

'리그오브레전드'나 '오버워치' 같은 팀대항 게임이 게임 내에서 무작위로 설정된 팀 동료나 상대 팀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스타크래프트'가 많은 전략을 숙지하거나 고도의 컨트롤을 익혀야 하는 반면 '배틀그라운드'는 상대적으로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부담이 적다.

디지털 게임 패키지를 3만2000원에 한번 구매하면 추가 비용 지불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는 지속적인 게임 내 콘텐츠 유료 구매, 무한대 시간 투입을 강제하는 국산 게임의 '표준모델'에 지친 이용자들을 견인하는 요소로 꼽힌다. 블루홀과 카카오게임즈가 제휴, 4분기 중 국내 정식서비스 돌입을 결정하자 게이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내부스튜디오 블루홀지노게임즈를 펍지주식회사라는 이름의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펍지주식회사는 유럽과 일본 지사 설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넘지 못한 일본 게임 시장의 진입장벽을 '배틀그라운드'가 넘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의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2017 서머너즈 워 월드 아레나 챔피언십(이하 SWC)'을  오는 11월 2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한다. 국산 모바일게임을 종목으로 하는 e스포츠대회가 세계 게임시장 본산인 미국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최초다.

'서머너즈 워'는 앱스토어와 구글플레이 양대 마켓이 개설된 거의 모든 국가에서 매출 차트 최상단에 오른 게임이다. 최근 아시아 지역 예선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오는 14일 서울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본선에 진출할 대표를 가린다. 2017 SWC는 컴투스가 연말 경 진행할 공성전 업데이트와 함께 이 게임의 글로벌 흥행 성과와 향후 롱런 지속 여부를 가리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IP 확장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서머너즈 워' MMORPG를 제작, 내년 상반기 중 글로벌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산 모바일게임 중 '서머너즈 워'가 가장 광범위한 인지도를 얻은 만큼 이를 활용해 글로벌 모바일 MMORPG 시장 확장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는 '검은사막'의 서비스 권역을 동남아, 터키 등으로 확장한다. 그동안 서비스한 한국, 일본, 북미-유럽, 대만 등에서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흥행을 거둔 만큼 향후 서비스 예정 지역에서도 기대감이 높다. 순차적인 해외 순회공연을 성공리에 진행, 명실상부한 글로벌 흥행게임이 될지 눈길을 모은다.

펄어비스가 '검은사막'의 성공 노하우를 통해 제작중인 '검은사막 모바일'의 성과, PC MMORPG 차기작의 향배도 관심을 모은다. 엔씨-스마일게이트를 제외하면 대형 PC게임 제작 맥이 끊긴 상황에서 펄어비스가 PC MMO 장르의 제품군을 끊임없이 생산하고 연속적인 흥행에 성골할지 여부는 업종 전체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꼽힌다.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은 국내 시장을 석권한데 이어 동남아, 일본에서도 최정상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북미 서비스를 앞두고 사전예약을 진행중인데, 이 게임의 흥행성과가 아시아 대륙을 벗어나 게임시장 본산인 북미 시장에서도 먹힐지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이 게임들은 판호 이슈가 해결될 경우 중국 시장에서도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거의 모든 상장 게임사들의 주가가 한동안 랠리를 펼쳤는데, 이는 '리니지M'의 기록적인 매출 성과, 넥슨지티의 '액스'가 리니지 IP 천하에 판도 변화를 불러오는 흥행 성과를 낸점, 글로벌 흥행에 성공한 게임들이 보여준 해외 확장성이 '삼위일체'가 되어 재료로 작용한 것"이라며 "한동안 저평가 되던 게임산업이 재평가받는 단초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블루홀이 쇠락을 거듭하다 '아처리 킹'으로 돌파구를 열고 '배틀그라운드'로 꽃을 피운 것 처럼, 게임산업 내 혁신은 주류기업이 아닌 곳에서 나왔다"고 전제한 후 "넥슨-엔씨 등 상대적으로 자본과 인력에서 우위를 점한 대기업들도 현상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이뤄 글로벌 확장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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