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이용섭(66·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상징적으로 위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이용섭 부위원장은 일자리위원회의 실질적 수장으로서 문재인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정책을 수립, 실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부위원장은 장관급 자리로, 청와대 정책특보를 겸임한다.

일자리위원회는 기획재정부와 교육부 등 관계부처 장관 11명과 수석비서관 1명, 국책연구기관장 3명 등 당연직 15명과 민간위촉직 15명 등 30명으로 구성됐다. 민간위촉직에는 한국노총·민주노총·비정규직단체·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단체대표 6명과 민간 전문가 9명이 참여했다. 위원회는 정부 일자리정책에 대한 상시적인 점검과 평가, 일자리정책 기획·발굴, 부처간 일자리 관련 정책 조정, 일자리에 관한 국민의견 수렴 등 일자리 전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위원회 설치와 관련, "저는 일자리대통령이 되겠다는 약속 이행을 위해 일자리위원회를 만들었다"고 선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청와대는 일자리 인큐베이터가 될 것"이라며 "단 1원의 국가예산이라도 반드시 일자리 만드는 것으로 이어지도록 하겠다. 좋은 일자리를 늘리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은 줄이며, 고용의 질은 높이는 '늘리고, 줄이고, 높이고' 정책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용섭이 부위원장 임명과 관련해 “장관과 청장을, 각각 두 개 부처를 역임해 국정 경험이 풍부하고 이(일자리) 업무가 여러 부처에 산재한 일자리 관련 정책을 체계적으로 조율·조정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중진 내지는 무게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이 부위원장은 두 번의 청장, 두 번의 장관, 두 번의 국회의원을 거친 '경제통'이다. 그는 1951년 전라남도 함평에서 농사꾼의 6남매 장남으로 태어나, 학다리중·고교를 마치고 전남대학교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공무원 재직 중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를, 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재학 중 행정고시 합격으로 공직에 입문, 재정경제부 국세심판원 원장과 세제실장→관세청장→국세청장→대통령 비서실 혁신관리수석비서관→행정자치부 장관→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냈다. 2008년, 33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평생 간직해 온 꿈인 '정의롭고 풍요로운 세상'을 이루기 위해 정치를 시작해 18대,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민주당 대변인과 민주통합당 정책위 의장을 지냈다.

하지만 일자리위원회가 출범해 이 부위원장이 취임한 지 100여일이 지났지만, 아직도 청년실업률과 비정규직 문제 등 일자리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취업자수는 늘었지만 청년실업률은 오히려 높아져 이 부위원장의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올 8월 기준으로 고용률(15~64세)은 66.7%로 전년 동월대비 03%p 올랐으나, OECD 평균인 68.4%(2016년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실업률은 3.6%로 전년과 차이가 없지만, 청년실업률은 9.4%로 전년 동월대비 0.1%p 올라 청년 일자리 만들기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고용률은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하고 청년실업률 또한 10%에 육박하는 등 일자리 문제에 관심과 우려의 시선이 쏠려 있는 가운데에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일자리 정책을 최전선에서 책임지고 있는 이용섭 부위원장을 만나 새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나눠봤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7월 18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 15대기업초청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데 나름대로 성과가 있냐는 질문에 이 부위원장은 "지난 5개월 청년들의 일자리 고통을 하루 빨리 덜어주어야 한다는 절박감과 새 정부의 성패는 일자리에 달려 있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숨 가쁘게 달려왔다. 새 정부는 인수위 기간 없이 대선 다음날 출범하다보니 내각 구성을 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자칫 국정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정책 추진에 공백이 있을 수도 있었는데 일자리위원회가 컨트롤 타워로서 일자리 100일 계획을 수립하고 일자리정책을 선도함으로써 많은 성과를 남길 수 있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한 "18년 만에 노사정(양대 노총 사용자측 정부)이 일자리위원회에 함께 참여해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으고 있다"며 "기업들은 자율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고 하반기 채용인원도 늘리고 있다. 노동계도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는 대신에 청년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일자리 정책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체계를 확립했다"며 "이에 따라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청와대에 일자리 수석이 신설됐으며 각 부처와 17개 광역지자체에 일자리정책을 총괄하는 전담부서를 두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이 부위원장은 "정부업무평가와 공공기관·지자체 평가에 있어 좋은 일자리 창출을 핵심지표로 추가했다"면서 "실례로 대규모 재정사업을 시행하거나 중요한 법령이나 정책을 추진할 때에는 사전에 고용영향평가를 받도록 했으며, 예산 세제 금융 공공조달 등 정부의 각종 지원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분야와 기업에 집중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국민들이 정부의 일자리 성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질문에 "동의한다"면서도 "국민들께서 체감하는 성과가 창출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는 "지난 100일 동안은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국정운영체계를 일자리 중심으로 개편하는 등 일자리 기반(인프라) 구축과 국민적 지지기반 확산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이렇게 구축된 일자리 인프라를 바탕으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교통에 비유하면 정부는 지금 일자리 고속도로 건설에 주력하고 있다"고 예를 들면서 "향후 일자리 차량들이 일자리 고속도로를 쌩쌩 달리게 되면 국민들께서도 일자리의 양과 질이 크게 좋아졌음을 체감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위원장은 정부의 일자리 정책방향과 관련한 5년 로드맵에 대한 기대가 높다는 질문에 "앞으로는 지금까지 구축한 일자리 인프라를 바탕으로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에 주력해 갈 것"이라며 "기업들을 강요해 고용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정부는 민간기업의 자율성 창의성 혁신성이 좋은 일자리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리 경제의 성장 틀을 일자리 구조로 바꾸고 규제를 혁신하며 신성장산업과 중소기업 육성 그리고 벤처 창업 활성화 등을 통해 민간일자리를 만들어 갈 것이며,  민간기업의 일자리 창출은 페널티보다는 세제, 예산, 포상 등 각종 인센티브를 통해 독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10월에 개최될 대통령 주재 3차 일자리 위원회에서 앞으로 5년 동안 추진할 일자리정책의 로드맵을 확정할 것"이라며 "이 로드맵에는 중소기업 육성과 벤처 창업 활성화 방안, 규제혁신, 신성장산업 육성, 공공일자리 창출 계획,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일자리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이는 다양한 정책과 방안들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 6월 22일 중소기업 일자리위원회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상 사진제공=일자리위원회>

이 부위원장은 임기 중 달성가능한 일자리 성과와 관련, "새 정부는 과거 정부와 차별화된 일자리정책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임기 중에 일자리 양의 대표적 지표인 고용률은 70%대로 상승(2016년 66.1%)하고, 일자리 질의 대표적 국제지표인 임시직노동자(temporary workers)는 2015년 기준 22.3%에서 OECD 평균수준(11.4%)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자리 정책의 3대 성공조건으로 ‘노사간의 양보, 정치권의 협조, 국민적 신뢰’를 들면서 "재계는 격차해소를 위해 노동계는 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조금씩 양보해주고, 정치권은 정부가 일자리 정책을 적기에 추진할 수 있도록 일자리 예산과 법을 제때에 국회에서 통과시켜 주고, 국민들은 노사가 대타협을 이루고 정치권이 협조할 수 있도록 일자리정책에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의 본격화, 기업들의 노동절약적 구조조정, 에코붐 세대들의 본격적인 고용 시장 진입, 중소기업과 벤처창업의 열악한 상황 등 일자리 여건이 매우 어렵다면서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정부의 노력만으로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대통령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무리하게 업무를 밀어붙인다는 세간의  지적에 대해서도 "대통령께서 취임 첫날부터 일자리를 강조하고 새 정부가 일자리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다보니 ‘너무 속도내지 마라, 밀어붙이지 말라’는 얘기들을 한다"면서 "그러나 일자리가 없어 고통 받고 있는 청년들을 생각하면 느긋하게 추진할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지금의 위급한 일자리 상황을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사회 전반에 일정량의 긴장감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며 "속도는 내되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빨리하되 부실하게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 정책의 경중, 선후, 완급을 잘 조절해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득주도의 수요확충만으로 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다는 일부 비판에 관해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비판은 J노믹스 전반에 대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J노믹스는 수요부문의 일자리경제와 소득주도 성장 그리고 공급부문의 공정경제와 혁신성장, 네 바퀴로 구성돼 있다. 왼쪽 두 바퀴는 일자리와 소득주도의 수요확충을 통한 성장전략이고, 오른쪽 두 바퀴는 구조개혁과 규제완화라는 공급혁신을 통한 성장전략"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다만 그간 누적된 불평등 불공정으로 인해 수요 쪽의 두 바퀴가 고장이 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고치기 위해 정책기조의 무게를 수요확충에 두되 공급확충을 위한 구조개혁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는 ‘수요와 공급의 쌍끌이 성장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취업문제로 고민이 많은 청년들을 향해 "우리가 꿈을 버리지 않는 한 꿈은 절대 우리를 버리지 않는다"면서 "우리 젊은이들이 살다보면 시련도 있고 고통스러울 때가 있을 것이다. 이때는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이고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고 생각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주기 바란다. 지내놓고 보면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이나 사건들이 훗날 나의 스승이 되고 교훈이 되고 은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담쟁이'란 그의 별명이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삶의 자세에서 나왔음을 강조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에 출마한다는 세간의 설과 관련해서는 "도리는 지키면서 살고 싶다"며 "지금은 좋은 일자리 창출에 전념하는 것이 임명권자인 대통령에 대한 도리이고 실업으로 고통 받고 있는 시민들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긍정도 부정도 아닌 답변으로 지지율 1위의 여유를 보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