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文대통령의 제갈량' 장하성 "정의로운 경제·사회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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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탐구] '文대통령의 제갈량' 장하성 "정의로운 경제·사회 만들 것"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문제와 경제·사회 정책 총괄하는 정책실장...호남 명문가에 안철수 사람, 장하성 펀드로 유명
  • 김봉연 기자
  • 승인 2017.09.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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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삼고초려(三顧草廬)해서 모신 사람 장하성(張夏成·사진). 현재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문제와 경제·사회 정책을 총괄하는 브레인 역할을 맡고 있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안철수의 사람으로 유명했다. 그러한 인물을 유비가 재갈량을 모시 듯 문 대통령이 여러 번의 설득 끝에 청와대에서 각 분야의 정책들을 조율하는 자리인 정책분야의 비서실장 자리를 맡긴 것이다.

장 실장을 향한 문 대통령의 구애는 잘 알려져 있다. 장 실장은 고려대 교수였던 지난 2012년 대선 때 문 대통령이 경제 정책 설계를 부탁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오히려 문 대통령과 경쟁하던 안철수 캠프에 합류했다. 장 실장은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달라며 손을 내밀었지만 또 거절했다. 두 번이나 문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한 데다 안철수 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한 장 교수가 새정부의 정책실장에 임명될 것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런 그에게 문 대통령은 세 번째 손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인선 발표 이틀 전 직접 장 실장에게 전화해 정책실장직을 맡아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도 대통령이 직접 전화해 공직을 맡아 달라고 부탁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이나 인사 참모가 대통령의 뜻을 전하는 것이 관례다. 장 실장은 문 대통령이 세 번째 내민 손을 차마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한다.

장하성 실장은 인선 발표 후 기자들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과는 개인적 깊은 인연은 없다. 이번에 직접 전화를 하셨는데, 도저히 그럴(거절할) 상황이 개인적으로 아니었다. 최근에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이뤄진 인사들을 보면서 좀 저 스스로, 개인적으로도 감동받았다. 정말 이 정부가 뭔가 변화를 일으키고 국민 눈높이에 맞힌 일을 일궈내겠다 하는 의지가 있구나, 그것이 사실 제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리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니까 제가 차마 더 이상 뭐라 말씀 못 드리고 마지막에 제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며 문 대통령의 삼고초려에 받은 감동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장하성 교수를 정책실장에 임명한 데에는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장 실장 발탁과 관련, "재벌 대기업 중심의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며 "경제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국민 모두가 더불어 성장하는 나라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주실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장하성 실장은 임기동안 정의로운 경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정책을 실현하는 데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장 실장은 청와대 홈자체 제작 인터뷰 '친절한 청와대 - 장하성 정책실장 편'을 통해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바에 밝혔다. 장 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것은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각자에게 각자의 기여한 만큼 응분의 몫을 나눠주는 게 정의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 5년 동안 국가경제가 성장한 만큼 국민들의 삶도 함께 나아지는 정의로운 경제, 정의로운 사회로 만드는 게 국민들이 촛불로 정권을 맡겨준데 대해 보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취임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정책으로, “유통업계 불공정 거래를 바로잡아 치킨값 내린 것, 부동산 정책, 최저임금 인상분을 정부가 직접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대답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정책과 일자리만들기 정책, 부자증세 추진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정책은 국민 개개인의 소득을 늘려 내수를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분배 위주의 정책을 뜻한다. 청와대 경제팀도 홍장표 경제수석과 김현철 경제보좌관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연구하던 학자들로 구성돼 있다. 장 실장이 경제정책에 적극 참여하면서 그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도 문재인 정부의 금융경제부처 인사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고려대)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장 실장의 금융계 인사로 분류된다.

 

장하성 실장은 한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해온 대표적인 진보성향 경제학자다.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로 투명경영 등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한 펀드인 ‘장하성 펀드’를 운영하는 등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하는 재벌기업 비판론자다. 특히 장 실장은 ‘한국 자본주의’라는 저서를 통해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위해 기업이익의 가계 배분을 확대하고 임금격차를 줄이는 등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을 주장해 왔다.

1953년 9월 19일(양력) 광주광역시에서 태어난 장 실장은 경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학위,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휴스턴대학교 재무학과 교수에 이어 1990년부터 고려대 경영대학과 경영대학원 교수로 현재까지 삼십년 가까이 재직해오고 있다. 고대 경영대학장과 경영대학원장을 역임했으며,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 위원장, 한국재문학회 회장, 한국금융학회 회장 등을 지냈다.

장하성 실장은 개인뿐 아니라 집안도 유명하다. 장 실장은 집안 자랑이나 얘기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지만, 호남 최고의 명문가다. 지난 100년간 장관급 인사만 4명을 배출했으며, 독립운동가, 국회의원, 교수 등 사회 지도층이 다수 배출됐다. 이들 장씨 집안의 역사는 장 실장의 증조할아버지 장진섭 씨으로부터 시작된다. 장진섭 씨는 구한말 전남 신안 장산도 일대 염전을 일구며 논밭을 가진 만석꾼 부호다. 그의 아들이자 장 실장의 할아버지들인 1세대는 독립운동에 몸을 던졌다. 3형제 모두 임시정부와 만주 독립군에서 활약하는 등 독립 운동가로 명성이 높았다. 장 실장의 아버지대인 2세대는 관료와 정치인 학자가 고루 포진했다. 네 형제 모두 서울대 동문으로 1세대가 독립운동을 했다면 2세대는 6·25 참전으로 사회에 적극 참여했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아버지 장병상 씨는 아들 4형제를 모두 전쟁터로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3세대 들어서는 ‘하’자 돌림 형제들의 상당수는 학자들이다. 누나인 장하진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장은 학생 운동권 출신 시민운동가로서 충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특히 그는 참여정부 때 2005년부터 3년간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에는 민주정책연구원, 노무현재단 등 여러 사회 단체에 활발히 참여해 왔다. 장 실장의 사촌인 장하준과 장하석은 둘다 케임브리지대학 교수다. 장 교수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의 저자로도 유명하고 한국인 최초로 케임브리지대 교수로 임용됐다. 장하준 교수의 동생인 장하석 교수도 온도에 대한 과학적 상식에 의문을 제기한 ‘온도계의 철학’을 저술해 과학 철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러커토시’ 상을 받았다.

장 실장은 뛰어난 입담과 유머감각도 유명하다. 실례로 장 실장은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통상문제 압박이 거세지자 적절한 농담을 던져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당시 장 실장이 “미국 측의 이해를 돕기 위해 통역 없이 영어로 말하겠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그와 와튼스쿨( 펜실베니아주립대학교 대학원) 동문인 점을 직접 언급해 참석자들 사이에 웃음이 터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제 저서가 중국어로 출판 예정이었는데 사드 때문에 중단됐다. 중국 때문에 더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우리"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장 실장은 북한의 군사도발과 인사를 둘러싼 여야갈등 등으로 청와대 수석비서관 및 보좌관 회의의 분위기가 무거워졌을 때도 여러 차례 농담을 던져 웃음을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추미애 대표의 팔짱에 어쩔줄 몰라 하다 결국 팔짱을 끼자 “걱정 마세요. 제가 지켜드릴게요”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정부가 최근 공개한 공직자 재산등록사항 자료에 따르면 장하성 실장의 경우 총 93억원 상당의 재산을 갖고 있어 청와대 참모진 중 가장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 실장의 재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주식이다. 본인 소유 주식 규모가 46억9000만원 수준이고, 배우자의 주식 보유 금액도 6억2000만원에 달한다. 장 실장은 본인 소유로 LG디스플레이 8950주, 기아자동차 2800주, LG화학 600주, 삼성SDI 414주 등 40여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배우자의 경우에도 상장주식으로 삼성전자(120주)와 호텔신라(63주), LG디스플레이(300주), CJ E&M(210주) 등을 포함해 19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 실장 본인의 예금은 2억8000만원 정도이며, 배우자의 예금은 18억70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의 경우 장 실장 부부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주거용 아파트(11억원)와 경기도 가평군의 단독주택(1억980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제공=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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