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경 L7명동 총지배인 <사진=호텔롯데>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지난 3일 롯데호텔에 새로운 여성 총 지배인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라이프스타일 호텔 브랜드 L7명동을 이끄는 이남경 총지배인. 그는 L7명동의 첫 번째 여성 총지배인이었던 배현미 총지배인에 이어 L7명동 2대 총지배인에 이름을 올렸다.

호텔업계는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섬세한 감각 등이 강점이 될 수 있는 분야다. 종사하는 여성들의 비중도 높다. 그런데도 호텔 총지배인 자리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져 왔고, 금녀(禁女)의 벽이 어느 업보다 견고하고 높다는 평을 피해 가지 못했다. 

국내 위치한 외국계 특급호텔 중에는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과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강남,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 정도가 여성 총지배인을 배출했다. 로컬호텔의 경우, 롯데호텔의 ‘L7’ 브랜드를 여성 총지배인이 이끌고 있는 것이 전부다.

이같은 남성 중심의 인사 관행 속 이남경 총지배인의 선임은 ‘특유의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섬세한 서비스 마인드를 통해 여성 호텔리어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는 평 아래 이뤄졌다.

◇롯데호텔 내 2대 여성 총지배인 자리에 오르다

28일 L7명동 버블라운지에서 만난 이남경 총지배인은 ‘롯데호텔의 두 번째 여자 총지배인으로서 최근 호텔업계 내 여풍(女風)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에 대해 “책임감이 많이 든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호텔업계에 여성 총지배인이 많지는 않아요. 하지만 두 번째라는 수식어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사회와 기업에서도 그렇고, 남성과 여성들의 균형을 잘 맞춰 가려는 부분이 두드러지고 있으니까요. ‘여성’ 이나 ‘두번 째’란 타이틀을 앞에 내세우는 게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남경 총지배인은 25년 간의 현장 경험과 함께 롯데의 신규호텔 개발 과정에 참여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호텔 본부에서 일한 3년여 동안은 롯데호텔 브랜드들의 리뉴얼과 표준화 작업 등의 업무에 참여했다. 

L7호텔 브랜드 개발 과정에도 관여한 만큼, 그가 L7명동에 부임한 뒤 가진 각오는 남달랐다. 이 총지배인은 브랜드 인지도의 상승, 호텔 운영 안정화에 주력해야 하는 것이 우선임을 강조하면서 “L7호텔들이 아시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라이프스타일 호텔이 되도록 성장을 바라고 있고 그런 부분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L7 브랜드의 해외 확장이 검토되고 있는 만큼 L7명동이 그 부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호텔이 되기를 바란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이 총지배인이 이끄는 L7명동의 타깃층은 20~40대 외국인 여성이다. 오픈 1년 9개월을 맞은 L7명동에는 실제로 여행과 쇼핑을 좋아하는 2040 외국인 여성층의 방문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이중 동남아시아 고객 비중은 50%, 뒤를 이어 중국인 관광객이 20%, 일본이 10%, 유럽이 10% 비중을 차지한다.

이 총지배인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인한 관광업계의 우려가 크지만, L7명동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이 빠진 시장을 동남아시아 관광객이 빠른 속도로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인 관광객들의 수요 또한 꾸준하게 이어지는 중이다. 반면 내국인 비중은 9%로 크지 않다.

이 총지배인은 “국내에서도 여행을 즐기는 젊은 층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만큼, 국내 젊은 세대층을 공략하고 방향을 잡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에 없던 시도’...감각적이고 개성있는 콘텐츠 선보여 

“L7명동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판타스틱(fantastic)’ 이란 수식어로 호텔을 기억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스타일리시 라이프스타일 호텔 콘셉트의 L7명동은 감각적인 디자인을 반영한 공간, 이와 함께 지역 커뮤니티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통한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의 중심지인 명동은 여행과 쇼핑의 메카이다. 그런 부분과 맞물려 여행과 연계한 각종 테마를 통해 투숙객의 발길을 잡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투숙객들은 L7명동 초입에서부터 톡톡 튀는 노랑 컬러로 조성된 트래블 조형물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호텔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포토존이다. 또 130평 규모로 국내 루프탑 바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플로팅에서 시그니처 칵테일 ‘더 퀸’을 즐기고, 루프탑 ‘풋스파’에서는 도심 야경을 바라보며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다. 아띠 인력거를 타고 명동 일대를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역시 타 호텔과의 차별점으로 꼽힌다. 

이외에도 L7명동은 호텔로서는 이례적으로 플리마켓을 진행해 지역 커뮤니티와 소통을 강화하고 내외국인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일반적인 플리마켓 형식에서 벗어나 패션과 호텔, 셀러브리티가 함께 교류하며 제품판매와 공연, 이벤트를 펼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선보이고 있는 것. 이달 초에는 패션 블로거이자 콘텐츠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유진(Uzine)’과 함께하는 ‘스타일 팝업 & 플리마켓’ 을 열기도 했다. 

“L7브랜드 호텔들은 지역성을 많이 반영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있어요. 지역과 연결된 커뮤니티 활성화를 통해 고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내국인과 외국인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를 준비해 지역과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생각입니다. 또 이전부터 진행해지고는 있지만 웨딩 파티, 루프탑 파티들도 연계해 호텔의 정체성을 구현하면서도 고객과의 접점 또한 확대해갈 계획입니다.”

이 총지배인은 ‘아띠 인력거’와 관련해서는 “하루 평균 10명의 외국인이 이용하고 있고, 실제 아띠 라이더와 친구가 돼 연락 주고 받거나 하는 일도 있다”며 “아띠에 대한 피드백으로는 ‘재미 있었다’는 말이 매우 많아 앞으로 더욱 많은 분들이 아띠를 체험해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말했다. 

L7명동의 인력거 체험은 약 60분간 서울시청과 청계천변, 명동예술극장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로 이뤄진다. 서울 도심 풍경을 아띠 라이더의 설명과 함께 한층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자신만의 서비스 철학’ 가져라...“친근한 호텔 만들고 싶어”

“일이 아닌 ‘서비스’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그렇게 할 때 호텔리어로서의 만족도도 훨씬 높아지고 자신의 성장 또한 빨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총지배인이 후배 호텔리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이 총 지배인은 “고객과의 서비스 부문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며 각자 자신만의 서비스 철학을 갖기를 당부했다.

“저의 경우, 만나는 고객 한분 한분 모두를 주의 깊게 살폈습니다. 눈빛 하나만 봐도 서비스에 만족하는지 아닌지, 또 만족하지 않는다면 무엇을 잘못했는지 하는 고민을 항상 했어요. 작은 제스처지만 이런 부분을 통해 스스로 좋아지는 것을 느꼈고, 그렇게 하다 보니 방향도 잡혀가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이 총지배인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 직원들과 같이 가거나, 생일 파티를 열면서 관련 문화를 많이 접하고 또 호텔 서비스를 하는 부분에 있어 도움을 많이 받게 된다”고 말한다. 이를 통해 친근하고 편안한 호텔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다.  

한편, L7브랜드는 L7명동에 이어 다음 달 선릉역 인근에 ‘L7강남’을, 내년 2월에는 과거 홍대 지역을 상징했던 청기와주유소 자리에 ‘L7홍대’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롯데호텔은 L7호텔들의 성공적인 오픈과 운영을 기반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주요 도시로 L7브랜드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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