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창숙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 “우리옷, 격식 맞춰 제대로 입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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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창숙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 “우리옷, 격식 맞춰 제대로 입어야죠”
  • 김은지 기자
  • 승인 2017.09.28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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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카자흐스탄 문화원에서 열린 포멀한복 세미나에서 박창숙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옷은 몸을 감싸면서 ‘나’를 보호하는 동시에 ‘나’를 표현하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민족을 백의(白衣)민족이라 불렀고 우리나라를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 칭했던 것입니다. 우리 옷을 제대로 알고 입는 것은 선조들을 문화를 이어간다는 의미입니다. 때문에 한복을 어떤날, 어떤 소재로 어떻게 입어야 하는지, 어떤 무늬와 어떤 색깔로 입어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4계절의 소재로 제대로 한복을 입는 것이 포멀(formal·정례복)입니다. ”

추석이 얼마 남지 않은 날, 북촌로에 위치한 ‘곱다 한복체험관’에서 만난 박창숙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장은 우리 옷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이렇게 풀어냈다.

북촌로에 위치한 한복체험관은 종로구가 사단법인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에 위탁하는 곳. 하루 20~30명 정도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아와 속치마부터 전통장신구까지 격식을 갖춰 한복을 입기 체험을 하는 곳이다.

박 회장은 한복의 색감에 끌려 한복업에 종사하게 됐다. 우연히 종로 2가의 주단 집을 지나던 그는 진열되어있던 옷감들의 색깔에 매료돼 한복 염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복 공부에 들어갔다. 1989년 한복점을 냈고 이후 한복업계를 대표하는 조효순 명지대 명예교수를 만나 대학원에서 의상학을 전공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한복의 포멀 매뉴얼 이론을 정립하는데 참여했다.

“우리 선조들은 옛날부터 옷의 색을 자연에서 얻어왔어요.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갖가지 꽃을 꺾고 풀을 뜯어 물감을 짜낸 것이 오늘날의 염색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 옷 제대로 입기’라는 것은 우리나라가 4계절이 뚜렷한 나라기 때문에 계절에 맞는 소재를 입는 것을 말합니다. 또 색상이 정말 중요합니다. 예로부터 왕의 옷은 붉고 푸른색 이었습니다. 붉은색을 용기와 열정을, 푸른색은 희망을 상징하고 그렇게 때문에 신부가 음양의 뜻과 희망을 상징하는 녹의홍상을 입는 거니까요.”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는 한복의 역사, 한복을 제대로 입는 법 등을 전하며 우리 옷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을 심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복이 어떻게 나아가야하고, 한복을 어떻게 보존해야하는지 등의 방향도 제시해주고 있다.

우리옷제대로입기의 포멀 매뉴얼에는 경사에 정례복과 준례복, 약례복을 어떻게 입어야 하는 지를 규정하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옷을 몇 겹 더 입느냐에 따라 예의를 더했고 그래서 왕의 경우 속에 입어야 하는 옷이 많아 혼자서 입을 수 없었다. 우리 선조들은 치마저고리나 바지만을 입은 것이 아니다.

남성의 경우 도포가 정례복으로 규정되어있고 여자는 당의를 입어야 한다. 남성의 준례복은 두루마기 위에 답포를, 여성의 경우 치마저고리 위에 장유를 입는 것을 준례복이라 칭한다. 남자의 경우 바지저고리위에 배자를 입는 것이 약례복, 여자의 경우도 치마저고리 위에 배자를 입는 것이 약례복이다.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에서는 이처럼 약·준·정 (인포멀·세미포멀·포멀)을 규정해 교육 하는 일을 한다. 박 회장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 옷도 변한다”며 “가령 소매가 넓은 도포를 입으면 현대의 일상생활을 하는데는 불편이 따를 수 있고, 조선시대 옷을 그대로 입기도 힘들다”고 말한다. 이에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는 최근 ‘준례복’ 과 ‘약례복’의 활성화를 위해 힘쓰는 중이다. 

박 회장은 신랑, 신부를 대상으로는 약례복을, 정치인의 경우 저고리와 두루마리 위에 답포를 덧입어서 ‘준례복’을 입을 것을 권유했다.

“마음이 가면 행동이 같이 가요. 옛날 ‘의관정제’라고 행사 때 옷을 갖춰 입는 것은 그 행사를 내가 존중 하려고 하는 거고, 또 한복을 입으면 아무래도 행동이 조심스럽고 예의있게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적어도 경사에만은 제대로 된 우리 옷을 입을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 회장은 ‘포멀화된 우리 옷을 정립해야 그 밑의 현대한복과 생활한복이 파생되고 함께 커 갈 수 있다’고도 말한다. 한복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우리 옷 제대로 입기라는 이론 정립은 가장 ‘기초 작업’ 단계라는 설명이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고궁 한복입기 체험과 관련해서는 “정통 옷을 먼저 각인 시킨 다음 파생된 한복형태의 파티복이 탄생했으면 좋았겠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개선된 인식들이 자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최근 한복입기 체험 등이 한복이란 이름을 각인시킨다는 점에서는 분명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한복체험관을 연 목적 중 하나는 종로구청과 협업해 옷 대여 점주들을 불러 알려주고 이건 우리 옷, 이것은 우리 옷은 아니지만 파생된 파티복이므로 그게 완전한 우리 옷이라 인식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운영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 옷은 아닌데 우리 옷을 응용한 파티복을 한복 자체로 인식하는 것은 조금씩 고쳐야 하는 일이고, 실제로 인식도 조금씩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는 국내에서 한복에 대한 인식 개선뿐 아니라 해외에 정통 한복을 알리는 일에도 나서고 있다.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는 각 나라 문화원에 포멀 한복을 그대로 가져가 전시를 하고 세미나를 진행한다. 외국인들이 한복 입기 체험을 할 수 있는 자리도 마련한다. 우리옷제대로입기협회는 2015년도에 중국 북경과 필리핀, 스페인과 벨기에, 지난해에는 카자흐스탄에 한복을 알리는 일을 했다. 올해에는 10월 브라질 상파울루 문화원에 우리의 한복을 세팅할 예정이다.

소상공인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박 회장은 한복을 제대로 알고, 입는 일이 소상공인들의 일거리 창출에도 관련돼 있음을 강조했다.

“안입어봐서 힘든 거지, 우리 옷만큼 편한게 없어요. 한복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소상공인들도 문을 다 닫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 큽니다. 최근의 한복은 조선시대처럼 끈을 묶어서 흘러내리는 것이 아니라 실루엣은 살리되 편리성을 가미해 벨트와 지퍼, 주머니 등을 포함하는 등 젊은 사람을 위해 변화하는 측면도 보이고 있어요. 그럼에도 한복에 대한 관심이 저조해지면 바느질을 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그만큼 일거리가 줄어들게 됩니다.”

“한복 업종의 일거리를 창출하는 일은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또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같이 늘어나서 경제가 활성화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이라 생각해요. 한복을 입음으로서 마음을 정비하고, 쑥스러워서 못 입는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경조사때만이라도 한복을 입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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