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은(왼쪽), 이민아 선수.

[이뉴스투데이 이태구 기자] 2017 WK리그가 어느덧 3라운드만을 남겨둔 채 추석 연휴 휴식기에 들어갔다. 선두 '현대제철 레드엔젤스'는 5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짓고 이제 통합 5연패 준비에 들어갔다.

이른바 '작은 대표팀'으로 불리는 '현대제철'의 5연패를 이끈 미드필더 이세은과 이민아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정확한 킥을 자랑하는 프리킥 마스터이자 꾸준함의 대명사인 캡틴 이세은, 그리고 늘 발전을 꿈꾸는 팀의 만능 해결사 이민아. '현대제철'의 허리진을 이끌고 있는 두 선수를 '2017 제5회 전국대학여자축구대회 샤컵' 경기에 앞서 시축행사로 진행된 'Don't Give Up Soccer' 행사장에서 만났다.

▲전반전

이세은: 안녕하세요. 현대제철 소속 여자축구 선수 이세은이라고 합니다.

이민아: 안녕하세요. 현대제철 이민아입니다.

Q. 축구를 시작한 계기는?

민아: 당시 초등학교에 여자축구부가 있었어요. (그때는) 여자가 축구한다는 게 생소하니까 여자들끼리 축구 시합을 시켰죠. 거기서 사람을 뽑았는데, 뭐, 11명 대 11명 이런 것도 아니고 20명 20명 이렇게 뛰어서 40명 정도 되잖아요. 그러면 거기서 35명 이름을 썼어요. 뛰기만 하면 이름을 썼는데, 해보니까 재밌어서 축구를 계속 하게 됐어요. 공부를 하기 싫어서 축구를 한 거라서.(웃음)

초등학교 때는 센터포워드도 보고 수비도 봤어요. 왔다갔다 하면서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그 때는.

세은: 민아처럼 초등학교 팀에서 시작했는데, 제가 시작할 때 축구부가 같이 창단이 됐어요. 전 처음에 '방과 후 활동' 같은 느낌인 줄 알고 했어요. 운동을 워낙 좋아하고, 어릴 때는 좀 빠르다는 소리도 듣고 그래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흥미로 시작한 거 같아요.

Q. 선수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세은: 2015년 마지막 경기인 챔피언 결정전에서 저희가 1대 0으로 지고 있다가, 마지막 로스타임 때 (골을 넣어서) 1대 1로 비기고 (승부차기 끝에) 4대 3으로 역전한 그 경기가 진짜 기억에 남아요. 선수들 그때 다같이 울고불고 진짜 그런 경기였거든요.

그렇게 승부를 뒤집기 쉬운 경기가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역전 우승을 해서요. 그리고 그 해에 제가 주장을 처음 맡은 해였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아요.

민아: 처음에 우승했을 때도 좋았고, 언니가 말한 '2015년' 우승했을 때도 좋았고요. 우승은 매번 좋은 것 같아요. 매번 기억에 남고.

Q. 이세은 선수가 바라본 이민아 선수는?

세은: 민아가 우선 활동량도 많은데, 가성비가 있는 거죠. 활동을 하는 만큼 뭔가를 이제 해결해 준다고 해야 되나? 뭐, '민아가 드리블 잘한다' (등의 말) 그런 게 있잖아요. 그런 것도 그런데, (예를 들면) 이 상황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 (꼭) 골을 넣어서가 아니라, 어디서든 뭐든 만들어 낼 수 있는 선수니까. 그렇게 말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Q. 이민아 선수가 바라보는 이세은 선수는?

민아: 언니의 장점은 워낙 뚜렷하기 때문에, 언니는 진짜 킥이랑, 그런 패스 같은 거는 정말 좋은 것 같아요. 감독님이 어떻게 어떻게 차라고 하면 다 알아들어요. 저는 못 알아듣겠거든요. 근데 '그렇게 차'라고 하면 진짜 '그렇게' 차요. 그래서 '아, 진짜 잘한다' 생각하죠. 또, 세트피스 같은 거 많이 하니까,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하죠.

이세은(왼쪽), 이민아 선수.

Q. 축구선수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세은: 저는 제 만족이 가장 크긴 한데, 그래도 늘 꾸준했고, 그런 선수로 남고 싶은 게 제일 큰 목표인 것 같아요. 더 욕심낼 것도 없이, 그냥 제가 항상 현대제철이란 팀에 있었고, ‘이세은이라는 선수가 늘 필요했다'고 느끼는 선수가 되고 싶은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민아: 저는 발전을 많이 하고 싶어요. 언니는 꾸준하고 싶어 하는데, 저는 계속 발전하고 싶고, 계속 노력을 많0이 하고 싶고, 일단 안 다치는 게 제일 중요하고, 월드컵도 한 번 나가보고 싶고, 올림픽도 나가보고 싶고, 또 여자축구 발전을 시키고 싶어요, 정말 많이.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세은: 어떻게 보면 찾아보지 않으면 찾기 힘든 게 여자축구인데, 그래도 늘 응원해주시고, 또 항상 오시는 분들은 운동장에도 찾아와 주시거든요. 그런게 솔직히, 일하면서도 쉽지 않으실텐데, 찾아주시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게 생각해요. 지금도 응원 많이 해주시지만, 더 큰 응원 부탁을 드려요. 팬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저희가 더 잘하겠습니다.(웃음)

민아: 저도 언니랑 많이 비슷한데, (팬들이) 찾아오기가 많이 어려워요. (경기를) 월요일에 하다보니까, 평일이고 하니까요. 그래도 많이 응원해 주시고, 찾아와 주시고, 혹시 못 오시더라도 인터넷 방송으로도 찾아봐 주시고 해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더 많은 분들이 더 많이 (여자축구를) 알아서 응원을 더 많이 해주셨으면 하는 게 바람입니다.

▲후반전

Q. 이상형이 궁금합니다.

민아: 저는 재밌는 남자 좋아해요. 재밌고 목소리가 좋으면 더 좋더라구요.

(Q. 이승우 선수랑은 어떤 사이인가요?) 이승우 선수랑은 친분이 없어요. 친분이 없는데, 춤만 추고 헤어진 사이.

세은: 전 좀 포괄적이긴 한데 자상한 남자, 자상하고 좀 재미없더라도 말수 적고 이런, 남자다운 그런 스타일이 좋더라구요.

Q. 취미는 어떻게 되나요?

민아: 옷을 예쁘게 입는 걸 좋아해요. 옷 입는 걸 좋아해서 관심도 많고요. 돌아다니고 이런 거는 보통 안 좋아하고요. 쉴 때는 좋은 데 있으면 거기 구경 갔다가 편하게 앉아 있다가 들어 오거나 맛있는 거 먹고 그렇게 보내요.

Q. 이세은 선수, 평소에 김연경 선수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듣지 않나요?

세은: 그 소리를 옛날에는 들었는데, 제가 살이 쪄서…(웃음) 그런 소리 요즘 못 듣는데, 살찌기 전에는 좀…

민아: 닮았다는 소리 너무 많이 들었는데?

세은: 포텐 터졌네.

Q. 소아암 환자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립니다.

민아: 이런 좋은 행사에 참여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은데, 힘든 치료 속에서도 밝게 웃으며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은: 힘든 치료 과정 속에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쳤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제가 그 고됨을 다 이해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시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이민아 선수.

▲연장전

Q. 시즌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데 컨디션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세은: 가장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우선은 부상을 가장 조심하고요. 운동을 많이 하기 보다는 경기적으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민아: 좋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것 같아요. 막바지니까, 멘탈적으로 많이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Q. 현대제철은 자타가 공인하는 WK리그 최고의 팀인데요. 현대제철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세은: 우선 대표급 선수들이 즐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요. 또 그 선수들이 같이 우승을 목표로 맞추고 똘똘뭉쳐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게 가장 큰 비결이지 않나 생각해요.

또 구단에서 관심이 많으셔서, 지원도 잘 해주시는 점이 가장 큰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Q. WK리그 명문 팀인 '이천대교'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해체 수순에 놓였는데...

민아: 구단이 작년에 7개팀이었다가, 올해부터 한 팀이 새로 생겨서 8개 팀이 운영되고, 계속 여자축구가 발전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한 팀이 또 사라지면, 이런 상황속에서 다시 퇴보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해요. 정말 아쉽고 많이 안타깝습니다.

세은: 우선 선수로서 마음이 많이 아팠고요. 저희가 갈고 닦은 길을 후배들이 계속 이끌어 주길 바라는데, 팀이 없어지면 또 많은 선수를 뽑지 않게 되고, 육성도 되지 않잖아요. 여자축구가 발전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다시 후퇴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스타가 미션을 진행해 성공하면 한국소아암재단에 후원금을 기부하는 'Don’t Give Up Soccer' 행사는 풋볼하우스와 한국소아암재단, 한국여자축구연맹, 스코어888, 이뉴스투데이가 협찬사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방송은 9월 29일 이강 LK아트싸커 감독의 유튜브 채널과 풋볼하우스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사진, 영상=이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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