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제72차 유엔총회 참석차 18~22일 3박 5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밤늦게 뉴욕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다.

취임 뒤 두 번째 방미이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취임 첫해 유엔총회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 한·미 정상회담 및  한·미·일 3국 정상회담 등 잇따른 양자회담, 평창올림픽 홍보의 밤,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뉴욕에 머무르는 기간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대북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외교 다변화와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는 데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우선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 탄생을 이끈 촛불혁명의 의미, 새정부의 국정철학과 대외정책 등을 설명했고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을 통해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끌어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전세계에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은 국제사회의 일치된 요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6차 핵실험과 미사일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면서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때까지 (국제사회가) 강도 높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평화'란 단어를 가장 많은 32번 언급하는 등 북한 도발에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궁극적으로는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했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대북 공조 및 동맹 강화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 양국은 한국의 최첨단 군사자산의 획득과 개발 등을 통해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강화하고, 한국과 주변지역에 미국 전략자산의 순환배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도 3국 정상은 북한이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 전체가 북한에 대해 최고강도의 제재와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국제사회가 확고하고 단합된 입장을 견지하도록 3국이 긴밀하게 공조해 나가기로 뜻을 같이 했다.
 
문 대통령은 다자외교를 통한 외교 다변화도 꾀했다. 이번 뉴욕 방문 기간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 우방과 관계를 더욱 다진 것 외에도 영국·체코·이탈리아·세네갈 등 유럽·아프리카 국가들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한반도 주변 4강(强)을 벗어나 정상외교의 지평을 확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체코의 첫 직선 대통령인 밀로시 제만 대통령,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의 테레사 메이 총리, 세네갈의 마키 살 대통령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가진 데 이어 20일엔 G7(주요 7개국) 의장국인 이탈리아 파올로 젠틀로니 실베리 총리와 양자회담을 개최해 대북 공조와 함께 경제외교적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실효적 대북제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 러시아 정상과는 별도의 교류가 없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 대회 준비에 바쁘다는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유엔 개혁안에 반대하며 유엔총회 대신 군사 훈련을 참관하느라 뉴욕에 오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펑창동계올림픽 홍보의 밤에서 발언하고 있다

또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인 문 대통령은 뉴욕 일정 내내 평창올림픽 붐 조성을 위한 홍보에 집중했다.

문 대통령은 만나는 정상마다, 참석하는 자리마다 다섯달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을 홍보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섰다. 문 대통령은 현장에서 만난 정상들에게 평창동계올림픽을 알리기 위해 공수해 간 마스코트 인형을 선물로 전하며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또 평화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큰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평창올림픽에 북한 선수단 참가를 독려하면서 평창올림픽을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평화올림픽으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밝혔다. 특히 정부는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20일 뉴욕의 대표적 명소인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미국 동계스포츠 스타 등이 참여한 대대적인 홍보행사를 진행하는 등 평창 알리기에 주력했다.

문 대통령이 이번 유엔총회에서 평창올림픽 홍보에 더욱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개최지 평창이 휴전선과 가까워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평창올림픽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국제사회의 시선이 많아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이 '뉴욕 금융·경제인과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상 사진제공=청와대>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대규모 해외투자가를 상대로 직접 경제정책을 설명하고 질의응답을 받는 등 '코리아 세일즈'에도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불리는 뉴욕에서 주요 금융·경제인을 직접 만나 이른바 '북핵 리스크' 우려를 불식시키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들에게 "한국 새 정부가 이런(기업하기 좋은) 정책을 펴는 지금이 한국을 믿고 투자할 때이며, 한국 투자를 주저할 필요가 전혀 없다. 한국경제는 전망이 좋다"며 한국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요청했다.

북핵 리스크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일부 언론에 북핵 리스크로 한국 경제가 불안한 것처럼 보도된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한국 경제는 북핵 도발에도 불구하고 전혀 흔들리지 않고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강력한 한·미 동맹으로 안보 상황이 한국경제에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취임 후 네번째 해외 순방이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 관련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이래 지난 7월 한독정상회담과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독일 베를린·함부르크), 지난 9월 제3회 동방경제포럼(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정차 해외를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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