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가계부채의 위험성 때문에 엄격한 규제를 적용받는 일반 은행과 달리 인터넷은행의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로 대출이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가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불거진 케이뱅크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설립인가를 취소하는 등의 행정조치를 검토하고 제3인터넷은행 추가 인가 자체는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13일 오전 국회도서관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특혜, 이대로 괜찮은가?' 주제의 토론회를 열고 인터넷은행의 규제 강화와 은산분리 완화의 문제점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발제자로 나선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보유한 개인정보가 법적인 이유 등으로 인터넷은행의 신용평가 자료로 활용되지 못하면 기존 은행보다 축적된 신용정보가 취약한 측면에서 더 큰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오히려 인터넷은행들의 자본 적정성 규제를 공고히하고 은행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인터넷은행의 경우 자본건전성 규제를 일반 은행의 '바젤3'보다 느슨한 '바젤1'을 적용받고 있다.

전 교수는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으로 개인대출을 하기 때문에 엄정하게 신용도와 상환능력을 심사하지 않으면 자칫 '과잉 대부'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섣부른 규제 완화를 주장하기에 앞서 혹시 감독상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권영준 한국뉴욕주립대 경영학부 석좌교수도 토론자로 나서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권 교수는 지난 2003년 신용카드 대란, 2013년 동양증권 사태 등을 언급, "사전규제를 완화해 금융대란을 겪었던 여러 사태들을 볼 때 감독관리 실패라는 한국적 금융현실이 얼마나 큰 비용을 치루게 했는지 돌이켜봐야 한다"며 "위험관리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생 은행의 대출영업 확대는 빚을 권장하는 영업으로 이어지고 가계부채의 위험성을 더욱 촉발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저가항공이 틈새시장을 치고 들어왔다고 해서 사전규제를 완화시켜주는 것과 인터넷은행의 규제를 완화시켜주는 것이 뭐가 다르냐"면서 "인터넷은행도 IC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지만 명백한 은행으로, 은행이 부실화되면 경제에 주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엄격한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은행이 주장하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도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혜경 한국협동조합연구소 박사는 "영업점이 없는 모바일 기반의 은행 설립에 은산분리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 교수도 "무점포라는 차이 빼고는 일반 은행과 같은 인터넷은행 역시 '은행의 사금고화', '산업자본 부실의 금융자본으로의 전이'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은산분리 원칙은 반드시 준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케이뱅크 인가 과정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케이뱅크 인가 당시 대주주인 우리은행이 자기자본(BIS) 비율 요건 등 대주주 적격성을 충족하지 못했으나 은행업 인가를 획득했다는 주장이다. 전 교수는 "대주주가 충분한 출자 능력을 갖추는게 은행업 인가의 핵심 조건 중 하나이지만 현재 케이뱅크는 대주주의 증자 능력이 불충분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금융위는 케이뱅크에 대해 설립취소 등을 포함한 모든 행정조치를 검토해야 한다"며 "무리한 추가 인터넷은행 인가도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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