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 본사 사옥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국내 사무용가구 1위 업체인 퍼시스가 '자린고비'식 경영으로 직원들 불만이 높다. 

반면 결산배당은 실적과 관계없이 매년 업계 최고수준으로 실시해, 오너 일가만 배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퍼시스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634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급여는 동종업계에서 낮은 축에 속한다.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은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급여로 평균적으로 2438만원을 지급했다. 

사무용 가구업계 1위라는 위상을 감안했을 시, 이같은 급여는 상당히 적은 편이다. 경쟁사인 '코아스'와 비교해도 낮다. 코아스는 같은 기간 직원 평균 급여는 1800만원으로 조사됐다.

양사는 동종업계 내 경쟁관계지만 규모는 상당한 차이가 난다. 지난해 국내 사무용 가구업계 시장점유율은 퍼시스가 56.3%, 코아스가 23.2%를 각각 나눠 가졌다. 단순 자산규모만 놓고봐도 5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직원 평균 연봉은 오히려 퍼시스가 적다.

낮은 급여 수준과 함께 근무강도 측면에서도 직원들의 불만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급여가 적고 부서마다 차이가 있지만 상당히 높은 근무강도로 인해 직원들의 불만이 많아, 이직도 잦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이뉴스투데이 취합>

시야를 넓혀 총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역시 낮은 수준이다. 올해 상반기 퍼시스는 매출액 약 1449억원 중에서 직원급여로 76억원 가량을 지출했다. 매출액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5.26% 정도다.

한샘의 경우 상반기 9764억원 매출액 중에서 720억원을 직원 급여로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7.37% 규모다. 또한 코아스 경우에도 인건비 비중이 9.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즉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돈 중에서 직원들이 받아가는 급여는 상당히 적은 수준인 사실을 알 수 있다.

◆직원 급여는 인색, '배당금'은 어디로?

퍼시스는 인건비로 지출하는 비용은 적지만, 배당에는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퍼시스는 지난해 보통주 1주당 700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했다. 작년 당기순이익 232억원 중에서 약 66억원을 배당에 할애했다. 배당성향은 무려 27.18%에 이른다. 

2012년 '중소기업 판로지원법' 개정에 따라 공공조달 시장이 막히면서 매출이 급감했을 때도 배당은 줄이지 않았다.

한샘이 최근 15% 내외 배당성향을 기록하고 있는 점과 비교 시 상당한 수준이다. 경쟁사인 현대리바트도 지난해 무배당을 제외하곤 약 4%대 배당에 머물고 있다.

퍼시스 주머니에서 나간 배당금은 대부분 모기업인 시디즈와 손동창 회장, 오너 일가에게 흘러갔다.

시디즈는 퍼시스 최대주주로 30.7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업은 2007년 1월 일룸의 도소매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된 기업이다. 창립 초기 퍼시스의 일감을 받아 고속성장한 바 있다.

퍼시스그룹 주요 계열사 지배구조

이처럼 퍼시스가 고배당을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업계 내부에서는 2세 승계과정에서 활용될 상속세 마련 또는 손 회장 퇴임 이후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목적이라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현재 2세 경영을 위한 준비과정은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4월 시디즈가 보유했던 계열사 '팀스' 지분 40.58%가 '일룸'으로 넘어갔다.

일룸은 손 회장의 장남인 손태희 퍼시스 부사장이 최대주주다. 퍼시스 측은 승계과정과 관련됐다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시디즈와 일룸이라는 큰축으로 나눠진 퍼시스그룹이 조만간 합병을 준비하지 않겠냐는 의혹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여기에 퍼시스 배당금으로 마련된 자금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상속세 납부, 개인 자금으로 활용될 여지가 존재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 전언이다.

그러나 이같은 오너일가 고배당 정책은 자본시장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요인은 없다. 오히려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는 기업 특성 상 고배당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낮은 급여 수준에 따라 인력 유출이 심한 상황에서도 고배당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각종 추측이 난무한다. 더욱이 최근 계열사간 지분 변동이 자주 발생하는 등 그룹 내 무게 중심축도 움직이는 모습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퍼시스는 손 회장이 가진 경영스타일이 그대로 녹아들어 오너 일가가 막대한 장악력을 가지고 있으며, 상당히 보수적인 문화가 특징"이라며 "향후 배당금 사용처나 승계 과정에서 일어나는 편법적 요인은 장기적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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