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픽사베이>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아이코스,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시작된 세금인상 논란이 '액상형 전자담배'로 옮겨 붙는 모양새다.

현재 국회에서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부과된 세금이 일반담배 대비 낮은 수준이니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유해성이 적은 전자담배에 세금을 더 물리는 것은 서민증세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팽팽한 줄다리기 중이다.   

여기에 더해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도 논쟁에 가세했다. '유해성'과 '세율'을 놓고 벌이는 문제라면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세금 부과율을 다시 산정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된 세율은 일반담배 대비 크게 높으며, 외국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세율을 매기고 있다"고 비판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지난달 28일 전체회의를 열고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 인상을 골자로하는 개정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의원들 간 입장이 엇갈리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의결이 미뤄졌다.

이번 쟁점에서 핵심은 유해성과 세율 간 관계다.

개소세 인상을 반대하는 측은 "유해성이 낮은 궐련형 전자담배에 일반 담배와 같은 세금을 매기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외국과 마찬가지로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게 합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날 회의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궐련형 전자담배는 일반 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약해 세율도 조금 낮추는 것이 맞지 않냐는게 국민들 생각"이라며 세금 인상 보류를 제안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도 "기존 담배에 세금을 중과하는 이유는 담배가 건강에 해롭기 때문"이라며 "전자담배가 어느 정도 해롭다는 분석도 없이 세금을 부과하게 되면 소비자 가격이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일반담배에 비해 유해성이 적은 담배에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게 옳다는 논리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궐련형 전자담배에 낮은 세율을 부과하는 행위가 오히려 과세 형평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낮은 세율을 부과된다면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액상형 전자담배 세율, 美 캔자스주 50달러 vs 韓 1578달러 

전세계적으로 전자담배에는 대개 용액 용량 기준으로 종량세를 매긴다. 하지만 국가 별로 책정하는 세율은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으로 세금 범위는 리터당 50달러~450달러 사이에 형성돼 있다. 미국 켄자스, 루이지애나, 노스 캐롤라이나, 웨스트 버지니아주 등은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를 2015~2016년 사이에 시행했다. 세율은 리터당 50달러에서 200달러 수준에 머문다.

유럽은 미국보다 세율이 약간 더 높다. 그리스가 리터당 111달러, 루마니아 125달러, 포르투갈 334달러, 이탈리아 437달러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전자담배 용액에 리터당 1578달러의 세금을 부과한다. 미국 캔자스주와 한국을 비교할 시 세율 차이는 약 30배에 달한다.

국내 현행법상 담배에 매겨지는 세금은 유해물질 함량 기준이 아니라 태우는 방식과 무게에 따라 부과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A담배업체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1팩(4.5ml) 당 약 9700원의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반면 아이코스에는 1팩당(6g) 약 1800원 정도의 세금만 부과된다.

액상형 전자담배도 일반담배보다 유해성이 덜하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부과되는 세금은 궐련형 전자담배 대비 5배 넘는다. 이같은 결과는 액상형 전자담배에 부과하는 세금을 결정할 당시, 유해성 정도에 대한 논의없이 세율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 <사진 제공=필립모리스코리아>

이처럼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시작된 '세금 논란'은 일반담배 세율기준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립모리스나 BAT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고 주장한다면 타르 함량이 낮은 저타르 담배에도 낮은 세율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현재 일반 담배에는 타르 함량과 관계없이 모두 동일한 세금이 적용되고 있다.

담배세는 주류세와 마찬가지로 죄악세(sin tax)성격을 가진다. 국민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이들 제품군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린다. 이를 통해 사회적인 부정적 영향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로부터 시작된 담배세 논란은 유해성과 세율이 정비례해야 한다는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여기에 더해 그간 잠잠했던 액상형 전자담배 시장도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을 유해성 기준으로 낮게 책정한다면,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낮은 세금을 물리는게 맞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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