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검은사막'의 강점은 지금껏 선보인 어느 권역에서도 실패 없이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검은사막'이 추가로 선보일 시장, IP를 활용한 후속작의 성공에도 청신호를 드리우는 요소입니다."

상장을 앞둔 펄어비스의 사령탑 정경인 대표는 주력작 '검은사막'과 회사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이 회사는 모바일 플랫폼이 중심이 된 시장 상황에서도 PC MMORPG에 주력하고 있는 흔치 않은 게임사다. 김대일 창업자를 중심으로 200여명의 개발자가 '검은사막'의 라이브 개발, 이 게임을 활용한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 차기작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다.

정경인 대표는 LB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역 출신이다. 2010년부터 게임을 비롯해 모바일, IT 분야 전문 투자심사역으로 활약하며 네시삼십삼분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정 대표의 당시 투자 포트폴리오에 펄어비스가 포함돼 있었고, 그 인연으로 펄어비스의 전문경영인으로 일하게 됐다.

펄어비스는 투자자 입장에서 꽤 리스크가 큰 회사다. 회사 수익원이 '검은 사막' 단 하나에 불과하고 이 회사의 개발 역량은 현존 게임 시장에서 가장 개발 주기가 긴 PC MMORPG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김대일 창업자를 중심으로 한 이 회사의 개발 문화, 주력 제품군 등을 감안하면 이 회사는 기성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와 가장 흡사하다는 평을 얻게 한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MMORPG를 제작하는 대형 회사들의 제품 개발 및 출시 주기는 5년 이상이기 일쑤인데, 이 회사 인력 규모가 200여명 인 것을 감안하면 다수의 타이틀을 엔씨처럼 동시에 제작하기도 어렵다. 차기작 개발 지연이 기존 핵심게임 매출 감소와 맞물릴 경우 투자자들 입장에선 '재앙'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 대표는 "자체 개발 엔진 덕분에 '검은사막'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120억 원에 제작할 수 있었고, 앞으로도 제작비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회사들에 비해 '알뜰하고 신속하게' 게임을 만드는 체계와 역량이 갖춰져 있고, 이러한 강점이 있어 '원 게임 컴퍼니'라는 우려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검은사막' 개발에 4년 가량이 소요됐는데, 이 시간에는 자체 엔진 개발 기간이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향후 나올 게임들의 제작 시간은 그만큼 단축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지금까지 진출한 주요 시장인 한국, 일본, 북미, 유럽은 배급사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서비스가 이뤄졌지만 대만을 시작으로 동남아 등 추가 진출 시장엔 펄어비스가 독자서비스를 진행한다.

"지금까지 나간 곳에서 다 성공했으니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정 대표의 예측이 마냥 공허하게 들리지는 않는데, 독자서비스를 통한 성공이 이어질 경우 그 성과 또한 크다.

이 회사의 창업자이자 개발의 핵심인 김대일 의장은 NHN 재직 시절부터 재기발랄한 프로듀서로 이름이 높았다. 작품성과 상업성을 두루 갖춘 흥행작을 연이어 배출했는데, 흠이 있다면 김 의장의 게임들 중 롱런한 게임이 없었다는 점이다.

김 의장이 독립해 투자를 유치하고 '검은사막'의 배급사를 찾을 때 김 의장의 명성이나 시장의 기대에 비해 다소 고전했던 것은 이러한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는 "모바일 게임과 다르게 PC 온라인 게임은 매우 긴 라이프 사이클을 가지고 있는데, 글로벌 TOP10 온라인 게임의 평균 서비스 기간은 10년 4개월"이라며 "이들 게임은 꾸준한 유저 유입으로 서비스 기간을 장기화하는 데 성공했는데, 최근 온라인 신규 대작 게임이 없으므로 기존 대형 게임의 주도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은사막'의 서비스는 3년 가까이 진행 중이고 해외 시장에서 그 성과가 더욱 안정적이다. '뒷심 부족'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불식했다고 볼 만 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스네일게임즈를 통해 서비스할 중국 버전의 진로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 버전의 개발과 현지화가 완료됐으나 한-중 관계 경색으로 인해 현지 서비스 허가권 취득이 사실상 단기에 불가능하다.

정 대표는 "아직 관련 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맞으나 심사가 재개될 경우 이를 통과할 것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한반도 주변 정세를 감안하면 이러한 낙관에 힘이 실리진 않는다.

펄어비스는 여러 모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회사다. 모처럼 1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상장하는 게임사인데다, 이 회사가 출시를 앞둔 '검은사막 모바일'의 배급권 향배, '검은사막' 계약 종료 후 배급사 변경 등의 이슈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검은사막' 서비스를 맡아온 협력사 카카오게임즈 또한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관련한 역학 또한 관심을 모은다.

정 대표는 이를 두고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상장을 앞둔 예민한 시기인지, 그 조심스러움이 극에 달해 보였다.

"'검은사막 모바일'의 경우 이미 관련 사업 인력을 다 확충해 둔 상태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업자에게 배급을 맡길 수 있느냐?"고 질문을 던지자 "(관련한 비용을 다 채워주고도 남을)제안을 하는 곳이 있다면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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