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어비스가 제작중인 '검은사막 모바일'.

[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펄어비스가 9월 1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다. 공모가 범위 최상단에 근접할 경우 1조3000억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형성하며 자본 시장에 데뷔한다. 코스피에 입성해 일약 '게임 대장주'로 자리잡은 넷마블에 비견할 바는 못되지만, 자본 시장에 모처럼 우량 중견 게임사가 등장하는 것이다.

펄어비스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PC 기반의 MMORPG 개발에 주력하는 회사다. 단일게임으로 코스닥 입성을 노리는 점, PC 기반의 코어 게임에 천착하는 개발 문화, 개발자들의 퀄리티와 자부심 등을 감안하면 '제2의 엔씨소프트'를 지향한다는 평을 얻고 있다.

제품을 개발해 대형 배급사에 서비스를 맡기는 형태로 사업을 진행해 왔는데, 점차 직접 서비스 비중을 넓히고 제품군도 다양화할 전망이다. 펄어비스의 주력 제품군의 사업권 향배는 역시 상장을 추진하는 카카오게임을 비롯해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0일 펄어비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오는 9월5일부터 6일까지 양일간 일반공모 청약을 거쳐 1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공모가 범위는 주당 8만~10만3000원이며 공모주식수는 180만주다. 기업공개 전 기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물량이 1026만6300주에 달한다. 공모가 범위 최상단으로 주당 가격이 형성되면 시가총액은 1조2428억원이 된다.  이 경우 NHN엔터테인먼트(1조2639억원), 컴투스(1조4037억원) 등과 대등한 규모의 시가총액을 형성한다.

이 회사의 강점은 창업자 김대일 의장을 중심으로 한 탄탄한 개발력이다. 김대일 의장은 한게임 재직 시절부터 상업성과 작품성을 두루 갖춘 흥행게임을 만드는 개발자로 명성을 쌓았다. 다만, 김 의장이 제작을 총괄한 게임 중 장기 흥행에 성공한 게임이 없었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혔다.

김대일 의장이 독립해 펄어비스를 설립해 '검은사막'을 제작하자 주요 배급사들이 관심을 표했는데, 정작 배급계약이 체결되는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게임 사업을 중단한지 수년 만에 재개한 다음이 '검은사막'의 배급을 맡아 2014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 흥행 성과는 '중박' 수준이었으나 해외 시장에서 성과가 더욱 빛을 발했다. 일본에서 흥행에 성공했고, 북미-유럽 시장으로 흥행을 이어갔다. 2016년 매출은 622억원, 영업이익은 45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대만시장에선 '검은사막'의 서비스를 펄어비스가 직접 진행했고, 동남아와 남미 등으로 직접 서비스 권역을 넓히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는 "'검은사막'의 강점은 지금껏 출시된 어느 국가에서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이는 이 게임이 추후 추가로 선보이는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 속편 혹은 이 게임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의  성공가능성도 높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검은사막'은 연말 경 모바일 버전으로 출시가 예정돼 있는데,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해 내년 상반기 중 X박스용 비디오게임으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후 선보일 차기작들은 PC와 비디오게임으로 모두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엔씨마저 개발 중심축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넘어간 상황을 감안하면, 펄어비스는 국내 게임사 중 유일하게 PC 온라인게임이 주력인 회사다. 차기작의 개발에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될 것이 유력하고, 수입원이 '검은사막' 하나 밖에 없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정경인 대표는 "'검은사막'의 출시 시점까지 제작비가 120억원이 소요됐는데, 이는 게임 규모를 감안하면 꽤 저렴하게 제작된 것"이라며 "김대일 의장의 장점이 제작 효율을 극대화 하는 것인만큼 이러한 장점은 차기작 개발에서도 발휘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게임과 맺은 '검은사막' 배급계약이 종료된 후 재계약을 맺을지, '검은사막 모바일'을 직접 서비스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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