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명사' 랜드로버코리아가 올 들어 유독 분주한 느낌이다.

지난달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프리미엄 대형 SUV를 표방하는 '올 뉴 디스커버리'를 출시한 데 이어 두 달 만에 또다시 신차를 선보이며 입지 다지기에 한창인 것.

특히 이번에 들고 나온 차는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을 수 있다. 회사 관계자들은 "레인지로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담고 있는 차"라고 입을 모으며 신차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사진=이세정 기자>

주인공은 오는 9월 공식 출시되는 중형 SUV '레인지로버 벨라'다.

모델명 '벨라'는 1969년 랜드로버가 26대만 만든 레인지로버 프로토타입(시제작차)의 개발명에서 따왔다. 개발 당시 보안을 유지하자는 의미에서 '감추다' 또는 '장막'이라는 뜻의 라틴어 '벨라레(Velare)'를 사용한 데서 유래됐다.

랜드로버 탄생의 순간을 함께한, 의미 깊은 명칭인 벨라가 다시 한번 등장한 셈. 그만큼 이번 신차에 내포된 의미는 남달라 보인다.

조심스레 "과거 벨라를 통해 호화 SUV 시장을 개척했던 것처럼, 미래로 향하는 새로운 여정을 향한 시작점을 알리는 것이 아닌가"는 해석을 내놓아 본다.

<사진=이세정 기자>

기자는 지난 22일 서울 잠원한강공원에서 인천 영종도 호텔 오라까지 편도 68.5km이 구간에서 벨라 R-다이내믹 SE D240을 시승했다.

벨라는 레인지로버 스포츠(중형)와 레인지로버 이보크(준중형) 사이에 위치하는 4번째 모델이지만, 외관 상으로는 스포츠에 조금 더 가까운 크기를 갖췄다. 벨라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803mm, 1930mm, 1665mm다. 휠베이스는 2874mm다.

전체적인 인상은 매끈했고 우아했다. 파워풀한 프로포션, 부드럽게 이어지는 웨이스트 라인부터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탄탄한 형상은 조화로웠다. 속도감이 느껴져지는 디자인은 스포티함도 물씬 풍겼다. 특히 넓은 휠베이스는 우아함을 더해준 것은 물론, 넉넉한 실내공간을 확보하는데도 한 몫을 했다.

플로팅 루프와 크램쉘 타입의 보닛, 솟아오른 웨이스트 라인에서는 레인지로버 특유의 DNA을 찾아볼 수 있었다.

리어램프(왼쪽), 헤드램프 <사진=이세정 기자>

벨라만의 유니크한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부분도 있다. 강렬한 전면 그래픽과 긴 보닛, 큼지막한 프론트 그릴은 세련되고 미래 지향적인 느낌이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프론트 윈드스크린은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측면부는 경량 알루미늄 구조를 토대로 매끄럽게 표현됐다. 또 독특한 디자인의 펜더 벤트는 번면 도어패널로 연결돼 역동성을 부각시켰다.

후면부로 갈수록 차량 벨트는 높아져 브랜드 고유의 커맨드 드라이빙 포지션을 가능하게 해줬다.

<사진=이세정 기자>

특히 벨라에는 자동 전개식 플러시 도어 핸들이 적용됐다. 미세한 LED가 장착돼 평소에는 숨어 있지만, 스마트키를 통해 도어잠금을 해제하거나 핸들에 숨겨진 버튼을 누르면 이내 '쑥'하고 튀어 나온다.

차량이 잠기거나 시속 8km의 속도로 주행을 시작하면 도어 핸들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간다. 공기 역햑 효율성과 연비를 향상시켜주는 기능적인 면도 있지만, 돌출부 없이 매끄러운 옆면을 완성시켜주는 미관상의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브랜드 최초로 적용된 매트릭스 LED 기술은 각각의 LED 모듈을 개별적으로 제어해 최적의 빛 분포를 가능케 해주는 것은 물론, 최대 550m가 넘는 거리를 또렷하게 볼 수 있도록 돕는다.

<사진=이세정 기자>

실내 인테리어는 수평적 구조를 통해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맛을 준다. 실내 곳곳에는 고급스러운 엠보스 컷 다이아몬드 시그니처 디자인이 적용돼 우아하면서 깔끔했다. 

특히 랜드로버가 개발한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벨라를 통해 최초로 선보여졌다. 터치 프로 듀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중앙에 위치한 10인치 터치  스크린 두 대를 통해 조작이 가능하다.

계기판의 수평 빔에 위치한 상단 터치스크린의 메뉴는 내비게이션, 미디어, 전화 통화의 세 개 패널로,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할 떼와 마찬가지로 직관적인 상화작용이 가능하다.

상단 터치스크린(왼쪽), 중간 터치스크린 <사진=이세정 기자>

중간에 위치한 터치스크린을 통해서는 차량 공조시스템과 주행모드, 시트 공조시스템 등을 조작해 본인에게 적합한 실내공간을 조성할 수 있다.

고해상도인 만큼 높은 그래픽은 장점이라 칭할만 하지만, 내비게이션의 경우 기술력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단조로운 그래픽 때문에 불편한 감이 들었다.

엠보스 컷 다이아몬드 시그니처 디자인 <사진=이세정 기자>

인제니움 2.0 트윈 터보차저 디젤 엔진과 8단 자동 변속기가 조화를 이루는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힘을 낸다. 2035kg에 달하는 덩치에 비해 날렵한 주행이 인상적이었다. 묵직한 스티어링 휠(핸들)은 고속 주행시에도 안정감을 줬고 편안했다.

다만 정지상태에서 가속페달을 밟을 때 민첩성이 다소 떨어졌다. 초기 개발단계에서부터 온로드 중심의 레인지로버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알루미늄 소재를 대폭 활용해 차량의 전반적인 무게 중심을 낮췄다고는 하지만, 2톤에 가까운 무를 감당하기엔 버거운 느낌이었다.

우려와 달리 일단 속도가 붙고 나면 단단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주행성능을 발휘했다. 거침없이 치고나가는 모습은 마치 한 마리 황소와도 같았다.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도 거의 없었다.

또 코너에 진입하는 동안에는 안정적이었지만, 코너 구간을 빠져나올때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다.

<사진=이세정 기자>

레인지로버 벨라의 판매가격은 트림별로 ▲D240 S 9850만원 ▲D240 SE 1억460만원 ▲D240 R-다이내믹 SE 1억860만원 ▲D300 R-다이내믹 HSE 1억2620만원▲P380 R-다이내믹 SE 1억161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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