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강남보다 더 좋은 ‘강남’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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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강남보다 더 좋은 ‘강남’을 만들자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7.08.25 08:0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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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강남’은 더 이상 한강 이남의 지역을 의미하지 않는다. 강북 역시 한강 위에 있는 지역으로 통하지 않는다. 강북은 강남에 비해 ‘못 사는 동네’가 돼 버린지 오래다. 어찌됐든 강남은 부의 상징이고, 학군이 좋으며, 소위 가진 자들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높은 곳으로 여겨진다.

강남의 집값은 천정부지로 솟았다. 지난 2010년 강남 20평형 아파트가 10억원을 돌파하면서 ‘이해 못할 가격’이라며 거품론이 팽배했지만 이제는 이 가격이 당연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나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등의 전용 59㎡형은 10억원을, 전용 84㎡형은 13~16억원을 호가한다.

평범한 월급쟁이 연봉으로는 꿈도 꾸지 못할 만큼 서초·강남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그들만의 리그’가 돼 버렸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강남 집값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가격으로 뛸 것이 분명하다. 최근 모 국회의원이 “조만간 강남에 아파트 한 평에 1억이 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는데, 실제 현실이 돼 가고 있지 않은가.

정부는 현재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난 집값 폭등을 지극히 비정상적인 상황으로 규정했다. 갈 곳 없는 시중 자금이 부동산에 몰리면서 발생한 ‘투기’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때 부동산 정책의 실무를 담당했던 김수현 사회수석은 “새 정부가 부동산 가격 문제에 대해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까지 했다.

그러면서 6.19대책에 이어, 초강력 규제를 담은 8.2대책까지 내놓으면서 ‘강남 집값’을 정조준했다. 물론 진행형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강남은 건재한 것 같다. 문제는 앞으로도 정부 정책이나 규제에 의해 크게 흔들릴 강남이 아니라는 얘기다.

실제 정부가 내놓은 초강력 부동산 대책인 8·2 대책 이후 건설사나 부동산 업계 사람들로부터 이구동성으로 듣는 얘기는 “그래도 강남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의 경우 매주 0.1%씩 오르다가, 정부 대책 이후 0.05%로 상승률이 반 토막이 나기도 했다. 이는 집값이 떨어졌다기보다는 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보는 편이 맞다.

많은 부동산 전문가들이 “강남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은 주택 공급 자체가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수요자들이 살고 싶어 하는 새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새집 공급을 늘리지 않는 이상 주택 가격은 주식처럼 쉽게 떨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강남지역의 올해와 내년 입주 예정물량은 예년보다 줄어들 예정이라고 한다. 서울 전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까지 부활한다면 신규 아파트 공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와 내년 입주량이 줄어들 경우, 강남지역 아파트 매매가격과 분양권 프리미엄은 강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강남·서초지역의 재건축단지가 입주하는 3~4년 뒤까지 희소성을 내세워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현재 강남에는 매물이 없다고 한다. 매물이 줄어든 것은 공급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 대책이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보니, 공급(건설사)과 수요 모두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재건축 시장 역시 이번 대책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차일피일 공사가 연기되는 지역조합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자연스럽게 강남에 대한 ‘기대 심리’도 조금씩 사라지면서 집값이 전처럼 급하게 오르거나 내려갈 가능성도 점점 희박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강남지역엔 더 이상 공급할 땅이 없다. 땅이 없다는 것은 공급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집값을 떨어뜨리는 건 어렵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 정책이 강남 집값을 떨어뜨리기보다는 더 이상 오르지 않는 선(보합세나 약상승세)에서 관리하는 쪽으로 선회할 필요도 있다.

지금 상황에선 어떤 정부 규제로도 집값을 떨어뜨릴 수는 없어 보인다. 어차피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매물을 내놓지 않는다면 떨어질 일이 없기 때문이다. IMF를 경험하고 학습했던 강남 보유자들은 ‘싸게라도 던질’ 분위기는 더욱 아니다.

결론적으로 강남은 잡는다고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실수요자가 아닌, 투기 수요를 막아 급격히 가격이 오르는 과열 현상을 잡는 데 목표를 둬야 할 것이다.

과거 정부도 집값을 잡겠다면서 내놓은 정책이 수요 억제책이다. 결과적으로 수요를 억제하는 것만으로는 시장이 변화하지 않았고, 그 효과도 지속가능하지 않았다. 집값이 오르는 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강남 집값의 상승 요인이 ‘투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논리를 갖고선 지난 정부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공산이 크다.

따라서 서울 인근의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공급을 늘리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 많은 시간과 투자, 노력이 수반돼야 가능한 일이지만 강남보다 더 좋은 ‘강남’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서울의 마지막 희망이자 보루였던 마곡·위례지구를 ‘강남’처럼 만들어야 했다‘는 주위의 볼멘소리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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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석 2017-08-25 10:53:56
공감 가는 내용 입니다. 정책 입안자들이 이 기사를 받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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