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지난해 자영업자가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이 732조원에 달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 전체 가계부채의 절반을 넘는 수치다.

23일 한국신용정보원이 분석한 '개인사업자의 금융거래 현황과 주요특징'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금융거래가 있는 자영업자 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이 존재하는 수는 약 258만8200명으로 추산됐다.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사업자 대출 잔액은 평균 2억3800만원으로, 전체 약 615조9900억원으로 분석됐다.

이중 자영업자 234만2300여명은 약 116조6500억여원의 가계대출을 중복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영업자가 보유한 전체 대출 잔액은 732조6400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 가계부채 1344조원의 절반이 넘는 약 54%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 집계는 금융거래가 있는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 보험 등 제2금융권까지 전체 신용공여 유형의 원화대출금 평균치를 토대로 추산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개인신용을 기반으로 자영업자가 가계대출만 받은 경우는 빠졌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실질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통계는 사실상 없다. 자영업자 대출 자체는 중소기업 대출로 분류되지만 가계대출을 중복해서 받거나 또는 단독으로 받는 자영업자들이 많고 할부, 지급보증 등 추가적인 빚을 안고 있는 경우가 있어 정확한 추산이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통계로 잡히지 않는 자영업자 대출까지 세밀하게 반영하고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방안 등을 마련 중에 있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해 기준 자영업자가 받은 사업자 대출 308조7000억원에 가계대출 171조 5000억원을 더해 자영업자 대출 규모를 480조2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신용정보원의 추정치보다는 252조4400억원 가량 적다.

자영업자 대출 규모 자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일반 가계대출보다 취약한 건전성에 있다. 실제 신용정보원의 분석에 따르면 사업자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중 연체자는 약 25만명으로 전체의 9.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1명은 빚을 갚지 못하고 연체한다는 얘기다.

특히 사업자대출과 가계대출을 중복으로 받은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07%로 사업자대출만 보유하고 있는 자영업자의 연체율 0.76% 보다 더 높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자영업자 빚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부실채권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며 "이로인해 신용불량자가 속출할 수 있어 정부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업종별로는 부동산 임대업이 평균 4억8500만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나 금액 기준으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반면 연체율은 4.24%로 가장 낮았다. 임대료 수익이 현금 흐름으로 확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자영업자 수 비중이 높은 업종은 도소매업으로 평균 대출 금액은 1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신용정보원 한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는 대출 유형이나 업종, 지역, 금융업권에 따른 대출 규모의 차이가 있고, 연체율이나 부도비율도 다양한 특징을 보이고 있다"며 "금융거래 특징을 반영한 맞춤형 신용평가 모형과 리스크 관리로 자영업자의 생존력을 높일 수 있는 금융상품과 정책 지원방안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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