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가 호황을 맞았다. 하지만 증권사의 고용상황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6개월 사이 증권사 임직원 수가 줄어든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증권사의 임직원 수는 지난해 말 1만9206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1만 8946명으로 6개월 사이에 260명이나 줄었다. 정규직 직원이 이 기간 102명, 기간제 근로자인 계약직 직원이 158명 줄었다.

증권사별론 미래에셋대우(96명), 메리츠종금증권(73명), 신한금융투자(47명), NH투자증권(39명), 대신증권(32명)이 인원수를 줄였으며. 한국투자증권(12명), 하나금융투자(8명), 삼성증권(7명) 등은 직원수를 늘렸다. 인원수를 늘린 증권사들의 경우 대부분이 계약직수가 늘어난 것으로 고용의 질적 측면에선 전혀 개선되지 못했다.

실제,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정규직(44명)이 빠져나간 자리를 계약직(56명)이 대신했으며 하나금융투자도 정규직은 25명이나 줄었지만, 계약직은 33명 늘렸다.

증권사들은 수년 동안 불황 속에서 희망퇴직이나 지점 축소 등을 통해서 몸집 줄이기에 힘써 왔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의 통합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이 마무리 된데다 올해는 증시가 호황을 보이며 인력 증가 예상도 나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빗나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의 경우 인수ㆍ합병(M&A)을 거치거나 지난해 대대적으로 인력 확충 전략을 쓴 데 따른 자연적 인력 감소로 나타났다”며 “증권사 간 경쟁 심화 상황에서 인력 줄이기에 나서는 중소형사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반기 증시가 호황을 보였다고 그 기조가 계속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며 “증권사가 선뜻 대규모 인력 확충에 나설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주요 증권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게 35명(1.41%)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측은 “올해 경력직과 업무직 신입직원을 채용하면서 직원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사무금융노조측은 “증권가에서 상시 구조조정 사례는 늘고 있다”며 “증권사 전체실적이 좋아도 특정 사업 부문이나 지점 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해당 부서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단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실적이 좋았지만 하반기 국내 증시의 조정국면 진입, 금리인상 가시화 등으로 실적이 불확실해지는 상황이다”며 “이로 인해 증권사들이 신규채용에 소극적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임직원수 감소의 원인이다”고 말했다.

한편, 사무금융노조는 4차산업혁명 추세에 의한 증권사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방지코자 ‘신기술도입’ 조항을 증권업종 통일단체협약 요구안에 포함했다. 이 조항은 증권사가 새로운 기술이나 자동화, 전산설비 등을 도입하거나 업무방식을 변경시 고용상태에 영향을 줄 사항이 예상될 경우 사전에 노조에 통보해야 하며, 이를 이유로 해당 조합원의 고용 및 근로조건을 저하시켜선 안 된다고 규정했다.

사무금융노조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의 등장, 비대면 계좌 개설 증가 등으로 기존 직원들의 영역이 대체될 수 있지만 해당 직원들에 대한 재교육, 재배치 과정이 먼저 되어야만 한다”면서 “증권사들이 신기술 도입을 구조조정에 악용할 소지가 있어 이 조항을 단체협약 요구안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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