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 40대 가장이며 자영업을 하는 박모씨는 최근 재정적 고민을 하고 있다. 가정 생활중 나가는 비용이 상당한 탓이다. 특히, 자녀 사교육비와 주거비(주택담보대출금이나 월세 등) 그리고 과다한 보험료지출이 유난히 많았다.

과다한 재정적 지출 탓에 박씨는 늘 여윳돈이 부족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상태가 돼 저축은 커녕 빚만 늘고, 노후에 대한 불안감만 키우고 있다.

과다한 보험료의 경우 대부분이 '판단 오류'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런 가정의 보험관련 포트폴리오를 살피면 대개 박씨와 같은 가정들 상당수가 종신보험과 가족의 실손의료보험, 암보험, 질병진단보험, 각종 상해보험과 운전자보험, 화재보험, 치아보험 등 온갖 보험에 가입돼 있다. 4인 가족의 월 보험료만 대개 50만~ 100만 원씩 나가는 경우도 많다. 월 50만 원을 20년 동안 낸다고 가정하는 경우 지불하는 보험료만 1억2000만 원에 달하는 규모다.

보험이 이처럼 너무 많을 경우 두 가지 문제에 봉착케 된다. 우선, 월 보험료가 소득이나 저축에 비해서 부담스럽게 된다. 두 번째는 보험 상품마다'특약' 형식으로 붙는 보장 내용이 중복돼 보험료만 증가 한다.

이같은 박씨와 같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자신이 가입한 보험들에 대한 확실한 리모델링이다. 리모델링을 통해서 빚을 줄이고 저축을 늘려 좀 더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갱신형보험으로 선택하는 것이 유리

보험전문가들은 박씨 같은 가정에는 갱신형 보험으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보장성보험은 예상치 못한 사망, 질병, 상해사고로 재정적 부담이 발생할 것을 대비하는 목적으로 가입한다. 재정적 부담의 기준은 '만약 보험이 없었다면 (재정적으로) 큰일 날 뻔했다'는 정도의 의미다.

예를 들어 전업주부인 아내와 어린 자녀를 둔 가장이 갑자기 사망했는데 저축은커녕 주택담보대출만 있다면? 치명적 질병으로 많은 치료비가 필요 커나 직장을 쉬어야 한다면? 자동차 사고처럼 뜻하지 않은 실수로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손해를 입혀서 큰돈을 배상해야 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따라서 보험은'큰 돈'이 필요한'큰 위험'을 중심으로 단순히 준비하란 것이다.

반대로 지급 조건이 까다롭지만 보험금이 많지 않은 ‘치아보험’이나 하루 몇 만 원을 지급받고자 가입하는 ‘입원특약’은 '만약 보험이 없었다면 큰일 날 뻔하다'는 보장성 보험의 근본 취지와 거리가 먼 보험들이다. 이같은 자잘한 위험은 보험보다 차라리 저축을 통해 준비하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이른바 '자가보장'이다. 결국 아무 일도 없으면 그 자금은 더욱 행복한 삶을 위해 사용할 수 있다.

보험료를 줄이는 방법은 또 있다. 필요한 보험에 별도로 각각 가입하기보다 가진 보험에서 특약 형식으로 가입하는 것이다. 특약으로 가입하는 경우 보장 내용은 비슷하면서 보험료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예를 들어 운전자보험을 따로 들지 않고 다른 보장성보험의 특약 혹은 자동차보험의 법률비용특약 등으로 가입하면 된다. 이 경우 중복 보장을 줄일 수 있다. 왜냐하면 보험 상품마다 주된 보장 외에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할 특약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보험이 많아지면 대체로 중복 보장도 많아지게 된다, 반면 보험을 줄이면 중복 보장도 함께 줄어든다.

갱신형 보험과 정기보험을 활용해 보험료를 줄이는 방법도 있다. 갱신형 보험의 경우 일정 기간(1, 3, 5년 등)이 지나면 보험료가 재조정되는 상품이다. 물론 갱신 시점 마다 대체로 보험료가 오른다. 따라서 여력이 된다면 보험료가 일정하고 앞으로도 인상될 염려도 없는 비갱신형으로 바꾸는 것도 한 방법이다.

물론 선택의 여지가 없이 오직 ‘갱신형’으로만 가입해야 하는 보험 상품도 있다. 지금은'국민보험'이 된 실손의료보험이 대표적인 갱신형 상품이다.

갱신형 보험을 잘 활용하면 꼭 필요한 시기에 훨씬 적은 보험료로 원하는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갱신형 보험은 갱신 시점에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지만, 비갱신형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는 특징도 있다. 따라서 '갱신형 보험이 무조건 나쁘다'는 선입견을 버리고 보장 필요성과 자신의 재정적 여력 등을 충분히 감안한 후 어떻게 활용할지 여부부터 고민해야 한다. 당장 보험료를 줄여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저금리 시대 정기보험이 유리

정기보험은 갱신형과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확연히 다른 상품이다. 10년 혹은 20년 등 미리 정해놓은 보장 기간에 동일한 보험료를 납부한다. 일반적으로 정기보험은 종신보험을 대체하는 상품으로 인식돼 왔다.

종신보험의 경우 평생 사망 위험을 보장하므로 보험료가 비싼 반면, 정해진 기간에 사망 위험을 보장하는 정기보험의 경우 보장 금액이 동일하면서도 보험료는 훨씬 저렴하다. 따라서 정기보험을 잘 활용하면 가정 내 값비싼 주택담보대출금을 상환하는 동안이나 어린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꼭 자금이 많이 필요한 시기에 원하는 보장을 큰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꼭 사망 위험이 아니라도 치명적 질병에 대비할 목적으로 정기보험 쯤 가입할 수 있다. 예컨대 10년이나 20년 만기 암보험 등도 정기보험으로 준비가능하다.

보험소비자들이 하는 착각중 하나는 보장성 보험을 연금이나 저축성 상품으로 오해하는 경우다.

과거 고금리 시절, 보장성 보험의 예정이율은 높았다. 단연, 보장과 저축을 겸할 수 있었다. 그때는 모든 보험 상품이 확정금리였다. 심지어'배당제도'를 통해 상품 운용이익을 계약자에게 나눠줬다. 금리가 계속해 오를 것처럼 보인 꿈같은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저금리가 일상화된 시대다. 설사 금리가 올라도 그것은 장기적 저금리 추세를 되돌릴 수 없다.

이제 모든 보험 상품은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배당은커녕 기껏 1~2%대'최저금리보증'을 통해 경쟁한다. 이런 속에 보장성 보험의 주계약 보험료를 확정금리로 불려주겠다는 제안을 받을 경우 귀가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2% 중 · 후반대 확정이율로 연금 기능을 겸할 수 있다고 부추기는 ‘연금형 종신보험’이 이같은 경우다. 심지어 노후를 확실히 준비하는 대안으로도 소개되고 있다.

종신보험이든 연금보험이든 확정이율이든 변동이율이든 간 보험 상품은 사업비와 위험 보험료를 감안해 판매인이 설명하는 이율과 실제 적용 이율간 차이가 있다. 물론 실제 적용이율이 더 낮다. 따라서 은행 금리 1%대와 보험 상품의 확정이율 2%대는 대략 같거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특히 월납부식 적금은 그것이 은행 상품이든, 보험 상품이든 총 납부원금을 기준으로 할 때 실제 적용이율조차 반 토막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10년 이상 납부하고, 완납 후 일정 기간 거치하면서 복리로 불려주는 보험 상품의 경우는 다르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낮은 금리에선 그 차이를 체감키 어렵다. 물가가 인상돼 돈의 가치가 오히려 하락한 탓이다.

최소한 수십 년에 걸쳐서 사용해야 할 연금성 자산의 경우 체감 물가를 뛰어넘는 기대수익률을 목표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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