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의 흥행, 기존 IP의 모바일 버전 동시 제작으로 회사 수익의 중심축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모바일 시프트'를 본격화하고 있다.

5~6년에 걸쳐 대형 PC MMORPG 신작을 어렵사리 내놓고, 이 게임의 성패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회사가 하반기부턴 모바일 게임 매출 비중이 PC 온라인게임을 넘어서고 매년 대형 모바일 게임 신작을 내놓는 사업 구조를 정착시킬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모바일 플랫폼 특성상 잦은 대규모 마케팅 비용 집행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모바일 리메이크 버전 출시 영향으로 '리니지' 등 원작 PC 게임 매출이 급감하는 등 부작용도 없지 않다. 엔씨가 향후 선보일 대형 모바일 게임들이 장기 흥행에 성공하고 제품 출시 주기도 모바일 시대에 걸맞게 단축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7일 엔씨소프트의 실적발표와 관련 컨퍼런스 콜에 따르면 이 회사의 2분기 모바일 게임 매출이 940억원에 달해, 전체 매출의 36%를 차지했다. 940억원 중 대부분이 6월 말 출시된 '리니지M'의 매출인 것으로 집계됐다.

엔씨소프트는 "8월 중 '리니지M'의 일간 기준 매출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리니지M'은 서비스 첫 날인 지난 6월 21일 일간매출 103억원을 달성하고 7월 초에는 일간 최다 매출 기록을 130억원으로 경신한 바 있다. 매출과 트래픽 모두 등락이 있지만 8월 중 최고 기록을 갱신하며 서비스 초기의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리니지M'의 수익이 온전히 반영되는 3분기에는 모바일 게임 비중이 50%를 여유있게 상회할 전망이다. '리니지M'의 흥행이 연말까지 지속되면 이 회사는 연매출 1조클럽 달성은 물론 1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매출을 내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 '블레이드앤소울', '아이온'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 3종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블레이드앤소울'과 '아이온'은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엔진 교체로 개발 일정이 지연된 '리니지 이터널'을 비롯한 PC 온라인게임은 내년 중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한다.

엔씨는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앤소울' 등 대형 PC MMORPG를 5~6년 주기로 선보이며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출시에 이르기까지 개발 주기가 길고 품질 검수 자체 허들도 높다. 이같은 구조는 차기작 개발의 지연 혹은 흥행 여하에 따라 리스크가 크다. 호흡이 빠른 모바일게임 개발 및 사업이 시장 주류가 되면서 엔씨는 시대의 흐름에 뒤쳐질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넷마블이 '리니지2 레볼루션'으로 모바일 MMORPG 장르의 시장성과 엔씨 IP의 가치를 입증하고 엔씨도 '리니지M'을 흥행시키며 반전이 일어났다.

엔씨가 후속 개발하는 모바일 MMORPG들은 기존 PC 온라인게임들의 콘텐츠와 기획 요소를 그대로 활용한 리메이크 버전이거나 원작의 유명세를 활용한 변형 게임들이다. 폭넓은 이용층을 확보했던 원작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흥행 확률이 높고, 성공한 게임에서 오랜 세월 축적한 콘텐츠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한 번 성공하면 롱런 가능성 또한 높다.

그러나 이같은 패러다임 전환을 앞둔 현 시점에선 '진통'이 없지 않다. '리니지M' 대규모 마케팅 비용이 집행된 2분기 영업이익은 375억6000만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2분기 944억원에 달했던 '리니지' 매출은 올해 2분기에 338억원으로 감소했다.

마케팅에 대규모 자금을 집행하고 흥행에 실패하거나 흥행을 장기간 지속하지 못하면 금새 손실을 볼 수 있는 모바일 게임 사업의 특성이 엔씨의 2분기 실적에 반영된 것이다.

엔씨가 보유한 흥행 IP 4종을 빠르면 내년 중 모바일 플랫폼에서 모두 활용하는 만큼 IP에 기반하지 않은 순수한 창작게임을 만들어내서 흥행시킬 기반을 갖출 수 있느냐도 관건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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