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 제공=현대중공업그룹>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현대중공그룹이 지난 4월 분사 이후 첫번째 성적표로 '전 계열사 동반 흑자'를 기록하며 조선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개별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일렉트릭, 현대로보틱스로 분사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분기 151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6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조선 부문은 건조물량 감소로 매출이 전 분기 대비 6.9% 줄어든 2조7016억원에 머물렀으나,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노력에 힘입어 영업이익은 14.6% 늘어난 1456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현대삼호중공업의 프리IPO, 호텔현대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올 들어서만 총 1조원의 유동성을 확보하는 등 신설법인들 또한 독립경영체제 확립과 독자적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일감부족이 일상화된 시기 기존의 체급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이 시장에서 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조선업이 3사에서 2사체로 전환하는 데 있어 모범적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현대중공업 기획실 부실장을 맡고 있는 정기선 전무의 활약도 돋보인다. 

정 전무는 최근 "조선과 해운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을 선언하며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추진하는 합작조선소 건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동시에,  지난 6월에는 한국전력과 페트코크(Pet coke·원유 정제 부산물) 발전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산 셰일 에너지의 등장과 함께 해상플랜트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진 만큼 민자발전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으로 현대오일뱅크의 페트코크 발전소 운영 노하우와 한전의 발전설비 운영 능력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현대중공업은 플랜트 건설·핵심 설비 제작을 담당하게 되며 정 전무는 이를 통해 5년간 20개 프로젝트를 수주해 매출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젊은 리더 중심의 먹거리 찾기가 본격화되면서 조직 내에서도 세대교체를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월 21일 분사 이후 첫 임원인사에서 일감부족이 현실화된 현실에 임원부터 솔선수범한다는 취지로 조선·해양 부분의 임원 수를 10% 감축했다.

또 스마트 선박 시장 선점에도 나서 ICT기술을 활용해 선박 운항 및 관리를 지원하는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을 개발해 향후 5년 간 발주될 6500여대 선박 가운데 최소 700척의 선박에 이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은 최근 현대일렉트릭이 개발한 지능형 솔루션 인티그릭(INTEGRICT)을 플랫폼으로 적용한 것으로, 선박 시스템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 관리해 최적 상태의 운항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최근 중국 조선소와 CMA CGM이 발주한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를 놓고 막바지 수주경합을 벌이고 있다. 

여용화 현대중공업 상무는 이와 관련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은 한·중간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유럽 선사는 이들 선박을 벙커C유와 LNG연료 추진 듀얼퓨얼 엔진을 장착할 것인지, 친환경 LNG연료 추진 선박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LNG레디 선박으로 발주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과 CMA CGM은 지난 2015년에도 단독 협상으로 계약을 진행하는 등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이 이번에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 건조 계약을 맺을 경우 지난 5월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2만11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1척 건조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기에 자존심이 걸린 한·중간의 수주전쟁에 여름이 달궈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미리 경영 합리화를 추진하고 사업분할에 따른 독립경영 체제 수립 등을 바탕으로 현대중공업 등 4개사가 두루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라며 "지난해보다 시황이 점차 나아지니 수주경쟁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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