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기아차 K3, K5, K7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기아자동차의 주력 세단(승용) 라인업인 'K시리즈'가 판매 감소와 맞딱뜨렸다.

3일 기아차에 따르면 준중형차 K3와 중형차 K5, 준대형차 K7 등 'K시리즈' 3형제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 합계는 8561대로, 전월(1만850대) 대비 21.1% 감소했다. 개별 모델별 판매 낙폭은 적게는 17%, 크게는 30%까지 벌어진다.

이 같은 부진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K5가 유일하게 7월 전년 동기보다 소폭 판매량을 늘린 것을 제외하고, 세 차종의 매월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떨어지고 있다. K시리즈 3형제의 지난 1~7월까지 내수 누적 판매대수는 6만8025대다. 전년 동기(8만4829대)보다 19.8% 뒷걸음친 수치다.

기아차 스테디셀링카에 이름을 올렸던 K시리즈가 하락세를 탄 이유로는 '경쟁력 약화'를 꼽을 수 있다.

우선 K3는 경쟁 신차 출시와 모델 노후화의 여파로 큰 타격을 받았다.

현재 국산 준중형차 시장은 현대차 아반떼를 필두로 기아차 K3, 한국지엠 크루즈, 르노삼성 SM3 등이 포진해 있다. 시장 점유율 65%의 아반떼에 밀려 만년 2인자를 유지하고 있는 K3는 올 초 출시된 신형 크루즈와 밥그릇 싸움 중이다.

K3는 지난해 기준 월평균 3072대씩 팔려 나갔지만, 지난 2월 크루즈의 등판 이후 월평균 2268여대 수준으로 판매가 하락했다.

이와 함께 모델 노후화도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K3는 2012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3년 만인 2015년에 페이스리프트를 내놨다. 하지만 크루즈와 아반떼는 각각 올해와 2015년에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였던 만큼, K3의 상품성이 경쟁차 대비 떨어질 수밖에 없다.

K5는 르노삼성 SM6와 한국지엠 말리부 등 경쟁 차종의 화력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국민차'로 불리던 현대차 쏘나타를 위협했던 일도 과거가 됐다.

K5는 2015년 풀체인지 모델을 선보이며 좋은 시장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이듬해 르노삼성이 신차 SM6를, 한국지엠이 5년만에 풀체인지된 신형 말리부를 속속 출시하자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국산 중형차 누적 판매량 순위를 살펴보면 ▲쏘나타 8만2203대 ▲SM6 5만7478대 ▲K5 4만4637대 ▲말리부 3만6658대 순이다.

가장 늦게 출시된 말리부의 본격적인 판매가 이뤄진 5월부터 12월까지의 누적 판매대수를 집계하면 순위 변동이 생긴다. ▲쏘나타 5만4970대 ▲SM6 4만5195대 ▲말리부 3만3746대 ▲K5 2만9021대로, K5가 꼴찌가 된다.

이 같은 기조는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K5의 누적 판매량은 2만2514대다. 국산 중형차 꼴찌는 2만2045대의 말리부지만, 두 차종간 격차는 460여대에 불과하다.

기아차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지난 2월 고급 옵션을 대폭 적용한 'K5 스폐셜 에디션'과 같은해 5월 주행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모델 'K5 GT'를 출시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K7는 지난해 1월 출시된 풀체인지 모델에 힘입어 판매량을 급격히 늘렸다. 특히 현대차의 신형 그랜저가 나오기 전인 10월까지의 총 판매량은 4만5825대로, 국산 준대형 세단 시장 1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신형 그랜저가 출시된 이후 판매간섭 효과가 발생했고 K7은 타격을 입었다. K시리즈 가운데 그나마 판매 하락폭이 가장 적은 K7이지만, 그랜저의 인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판매 회복을 이뤄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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