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왼쪽)가 알리 알하르비 바흐리 대표이사와 지난 5월 7일 스마트십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중공업그룹>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현대중공업이 스마트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파상 공세를 시작하면서 조선·해운업계에 미칠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ICT기술을 활용해 선박 운항 및 관리를 지원하는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번에 현대중공업이 개발한 시스템은 항해사의 숙련도와 경험에 따라 달라지는 항해 방법을 표준화하고, 운항 정보의 실시간 수집·분석을 통해 운항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2019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운항 관리체계를 디지털화하는 '이내비게이션(e-Navigation)'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스마트선박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스마트선박'이란 스스로의 판단으로 안전한 항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춘 선박으로, 기존의 해상운임 비용을 10~20% 가까이 절감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각국의 기술 개발 업체들은 무인운항을 최종 목표로 인공지능 등 기술 개발에 힘쓰는 반면, 한국의 조선 3사는 선박에 개발한 최신 기술을 발주받은 선박에 바로 접목시키는데 집중하고 있다.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은 최근 현대일렉트릭이 개발한 지능형 솔루션 인티그릭(INTEGRICT)을 플랫폼으로 적용한 것으로, 선박 시스템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 관리해 최적 상태의 운항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국의 루이스 베니토 로이드선급 이사는 "이번 솔루션은 스마트 시대 해운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부합되는 핵심 기술"이라며 "향후 5년 간 발주될 6500여대 선박 중 현대중공업의 시장점유율을 고려할 때 약 700척의 선박에 이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중공업의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을 탑재한 6천500대급 자동차운반선 글로비스 챌린지호 <사진 제공=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6천500대급 자동차운반선과 25만톤급 초대형 광석운반선에 탑재해 실증한 결과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연간 약 6%의 운항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계 최초로 ICT기획팀을 신설하고 지난 5월 사우디 최대 해운사인 바흐리사와 '스마트십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오는 사우디 현지 조선소건설에 참여해 '킹 살만 조선산업단지'에 연산 200여대 규모의 엔진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52억 달러 규모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회사들의 지분율은 아람코 50.1%, 람프렐 20%, 바흐리 19.9%, 현대중공업 10%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는 "조선과 해운을 선도하는 양사가 4차 산업혁명을 함께 준비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제조업과 ICT 기술을 융합한 새로운 시장을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범현대가인 현대글로비스가 최근 선박관리업체 유수에스엠을 임수하면서 선박관리(SM, shipping management) 시장에 진출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머스크라인은 IoT를 화주서비스에 접목시켰으며, MOL은 빅데이타를 해운시황 분석 및 연료 가격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며 "운항효율 향상 기술이 SM시장에 점목되면 적지 않은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용석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조선해양PD는 "스마스쉽 기술은 조선·해운을 가치사슬로 연결시킨다는 특성이 있다"며  "해수부의 이네비게이션, 미래부의 K-ICT4.0, 스마트 야드 개발 사업이 연계되면 조선·해운 산업 간의 전반적인 상생 생태계 조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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