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진우 기자]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최근 정부의 방위산업 비리와 관련 본격적인 수사대상에 올라 20일 전격 사퇴했으며, 장성섭 부사장(개발부문 부문장)이 새로운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 사장 직무대행을 수행한다.

재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KAI 본사를 비롯해 협력사까지 압수수색을 실시하면 KAI와 협력업체간 일감을 몰아준 정황을 잡고 수사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일감몰아주기 등을 통해 하 사장이 비자금을 조성한 뒤 박근혜 정부와의 유착 관계를 지속해 왔다고 혐의를 두고 있다. 현재까지의 수사는 하 사장 개인의 비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검찰의 칼 끝은 방위산업 비리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검찰이 하 사장에게 의혹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하 사장이 KAI 대표에 선임되는 과정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실 측에서 KAI 경영관리본부장 재직 시절 횡령 의혹에 대한 첩보를 듣고서도 이를 무시한 채 임명을 강행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아울러 2015년에는 감사원 특별 감사 결과 종업원 선물 용도로 구입한 52억원의 상품권 중 17억원의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아 정치권 로비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또 정치권에서 한국형 기동헬기(수리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도 하 사장이 24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 연임을 위해 실적을 부풀리고 분식회계 등을 실시했다는 의혹 등도 흘러나온 상태다. 

이외에도 하 사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사장에 취임하고 연임까지 성공한 이유에 대해 친박으로 분류되는 정치인과 매우 밀접하다는 설도 파다하게 나돌았다.

하 사장은 의혹이 봇물처럼 정·재계에서 흘러나오면서 검찰의 수사가 턱밑까지 조여오자 큰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대표 자리에서 전격 물러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 사장은 경북 영천 출신으로 경북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뒤 대우중공업에 입사했다.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우중공업과 삼성항공, 현대우주항공 등 3사의 항공 부문을 합병한 통합법인으로 KAI가 출범했고, 하 대표도 KAI로 자리를 옮겼다.

KAI에 입사한 후 재무실장과 본부장, 부사장 등 요직을 거치며 T-50 고등훈련기 양산, KT-1 기본훈련기 터키 수출계약 체결, HUH(수리온)양산체결 등의 이슈를 함께 해왔다.

특히 경영지원본부장이던 2006년에는 1000%대에 육박했던 부채비율을 100%대로 낮춰 KAI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성용 사장은 이날 사임의 변을 통해 "저와 KAI 주변에서 최근 발생되고 있는 모든 사항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KAI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겠다"며 "T-50미국수출과 한국형전투기개발 등 중차대한 대형 사업들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 사장은  "KAI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금의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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