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동조선해양에서 건조한 머스크(MAERSK)사의 탱커선이 진수를 기다리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성동조선해양이 원유운반선 5척을 성공적으로 수주하며 이달부터 시작된 채권단의 실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0년부터 채권단 자율협약 관리를 받아온 성동조선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원유운반선 5척에 대한 선수금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을 발급 받으면서 1년 7개월 만의 수주에 성공했다.

그리스 키클라데스(Kyklades Maritime Corporation)사가 지난 5월 발주한 5척의 선박은 내년 하반기 인도예정으로 길이 249.9m, 높이 21.5m, 폭 44m의 11만5000톤급 원유운반선이다. 

지난 2015년 12월 이후 수주를 하지 못했던 성동조선은 10월 경이면 일감이 떨어져 문을 닫아야 할 처지였으나 오는 11월부터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조선업계에서는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과 같은 대형 3사뿐만 아니라 한국의 중소조선 업체의 기술력은 세계에서도 알아준다"며 "단지 불황이라는 이유로 조선업종에 대한 대출을 기피해온 금융권의 인식 전환의 기회가 되지 않을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17개 국책·시중은행들이 발급한 RG는 1조4200억원(35건)으로 집계됐으나, 전체 금액의 99%에 달하는 1조4059억원이 현대중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성동조선은 2009년 한때 전 세계 수주 잔량 9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보는 은행권에서는 구조조정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성동조선은 2010년 급격한 유동성 악화로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회사"라며 "중국 경쟁업체에 비해 구조조정 시기가 다소 늦었을 뿐만 아니라 자본잠식에도 불구하고 수출입은행으로부터 2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지원받았던 점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에 따라 이달부터 성동조선에 대한 실사를 진행해 향후 독자적인 생존 가능성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번 실사는 성동조선의 현 경영상태를 파악해 구조조정이 얼마나 진척되었는가를 파악하기 위한 조치로 자구계획 이행 실태와 신규 수주 가능성을 비교해 청산가치와 존속가치 등 모든 가능성을 따져볼 계획이다.

지난해에도 조사를 진행했던 채권단은 "성동조선 야드 매각, 인력 감축 등 자구계획을 통해 3248억원을 마련하면 2019년까지 자금은 부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성동조선이 유동성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것으로 결론이 나면 처리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 수밖에 없다"며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온다면 자산매각, 법정관리, 청산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할 계획"라고 밝혔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 이후 7년째 임금을 동결해왔으며 기능인력 역시 2500명에서 1500명으로 줄여 왔다"며 "얼마되지 않는 비핵심자산들도 매각하는 등 임원들도 차량을 경차로 바꾸고 급여반납하는 등 지속적인 자구계획 이행 노력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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