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인터파크도서>

[이뉴스투데이 김용호 기자] "우리 국민들을 믿지 못할 뻔 했다. 여기서 살기 싫었고, 멀리 나가고 싶었다. 그런데 촛불이 세상을 바꿨다. 이들은 참을 만큼 참다가 견딜 수 없게 되면 언제나 변화를 만들지 않았던가. 역사의 정체가 조금 더 갈 줄 알았는데 뜻밖에 세상이 빨리 바뀌었다."

지난 13일 서울 한남동 복합문화공간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열린 '제13회 인터파크도서 수인 북잼콘서트'에서 황석영 작가가 강연 무대에 올랐다.

황석영 작가는 최근 자전에세이 『수인』를 펴냈다. 책에는 유년시절부터 베트남전쟁 참전, 광주 민주항쟁, 방북과 망명, 이어진 옥살이까지 격동의 시대를 살아온 그의 생애가 담겼다.

인터파크도서(대표 주세훈)가 주최한 이번 강연에서 황 작가는 관객들과 함께 『수인』의 의미는 물론,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문학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의 진행은 영화 '화차'를 연출한 변영주 감독이 맡았다.

변 감독은 "한국 현대문학에 대한 다큐를 만든다면 오프닝 장면은 '삼포가는 길'의 장면 묘사처럼 어두운 들판에서 어딘가로 향해 멀어지는 기차로 할 것"이라며 "단순하게 말하면 대륙적, 우리에게 지평선을 끊임없이 일깨워주는 작가"라고 황석영 작가를 소개했다.

이날 강연은 황석영 작가의 단독 강연, 변영주 감독과의 대담, 현장토크, 작가 사인회까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황석영 작가는 "내 인생의 전반기와 후반기를 놓고 보면 문학으로부터 계속 도망 다니다가 결국엔 문학이라는 집으로 잡혀 왔다"고 말했다.

자전 『수인』을 펴낸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몸에서 간이나 쓸개가 빠져나간 기분. 헛헛한 느낌이다. 자서전에는 1998년 석방 이후 20년의 삶은 빠졌다.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자전을 보면 생의 3분의 2 분량을 담더라. 그 뒷부분은 사후에 누군가가 평전으로 기록해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황 작가는 두려움을 이겨낸 원천에 대해 "내 작품과 인생을 합치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면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있었다. 어둠 속에 앉아있을 때에도 전혀 초조하지 않았다. '나에게 펜과 종이만 주어진다면 나는 해낸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독자가 나를 내버려두지 않으리라 하는 믿음이 있었다.”말했다.

<사진제공=인터파크도서>

관객 질문에는 "작가라서 다행인 점은 아침 잠을 잘 수 있다는 것. 야행성이 강한 편인데, 출근을 안해도 되고 하고 싶은 일을 언제든 할 수 있다. 세금을 내는데 제조업으로 분류가 돼있더라. 내 몸이 공장인 셈이다. 작가는 감당할 수 없는 자유를 행사하고, 자기가 선택하는 대로 살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가가 그런 건 아니다"라며 "작가로써 감당해야 하는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웃음) 시도 때도 없이 이름을 내걸어야 하는 점이 많다. 하지만 역사와 시대라는 어려운 존재가 내 등뒤에 없었다면, 늘 나를 긴장시키지 않았다면 내가 진정성 있는 작품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촛불집회에 참석하며 가졌던 소회는 10여 쪽의 에필로그에 덧붙였으며, 관객들은 이에 대해서도 열띤 질문 열기를 보였다.

현장 토크를 마지막으로 강연을 마친 후, 북파크에서는 황석영의 사인회가 이어졌다.

다음 제14회 북잼콘서트는 이대열 교수 초청으로 진행되며 8월 중 개최될 예정이다.

한편, 인터파크도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기사단장 죽이기』가 지난 6월 30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직후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해 6월 4주와 7월 1주 연속 2주간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터파크도서 측는 이와 함께 『1Q84』, 『해변의 카프카』, 『노르웨이의 숲』, 『여자 없는 남자들』, 『상실의 시대』 등 하루키 대표 저서의 판매량도 늘고 있으며, 7월 2일부터 11일까지 하루키의 대표 소설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전주 동기간 대비보다 47% 증가했다고 전했다.

인터파크도서 관계자는 "출간일을 13일 앞두고 예약 판매를 시작했음에도 단숨에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며 하루키 파워를 입증했다"면서 "전작에 비해서도 빠른 속도로 판매가 이뤄졌다. 보통 휴가철인 7~8월 소설 판매량이 증가하는 만큼 상당기간 선두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파크도서는 무라카미 하루기의 신작 출간을 기념해 『기사단장 죽이기』를 포함해 문학 도서 3만원 이상 구매시 하루키 우산을 증정하는 이벤트(선착순 증정, 한정 수량 소진 시 종료)를 진행하고 있으며, 『기사단장 죽이기』를 비롯한 인터파크도서 베스트셀러 3만종을 BCㆍ삼성카드로 결제 시 최대 20%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쎈딜북 이벤트도 상시 진행 중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