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동부화재가 지난 10일 그동안 보험 소외계층이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보장코자 신상품으로 ‘참 좋은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을 내놨다. 오토바이 운전 중 상해 및 비용손해 등을 보장하는 오토바이보험의 출시는 업계에서 최초다.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에 대한 경쟁 손해보험사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손해보험사들은 이륜차의 경우 일반 차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고가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시각으로 오토바이 전용 운전자보험 출시를 회피해 왔다.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이 과연, 손해보험업계의 기존 시각대로 손해율만 높이는 계륵이 될지, 아니면 실제 수익 창출에 도움되는 효자상품이 될지 손해보험업계가 벌써부터 ‘갑론을박’ 하고 있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성장중인 운전자보험 시장이 손해보험사들의 과열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부화재가 틈새시장 공략의 일환으로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을 내놓으면서 이것이 틈새시장 개척의 묘수가 될지, 아니면 기존 우려대로 보험사 상품의 또 다른 실패 사례로 남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화재가 출시한 '참좋은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의 경우, 오토바이 운전 중 발생한 사고에 따른 사망·후유장해·입원일당·수술비와 상해에 따른 신체 손상은 물론 교통사고처리지원금과 벌금 등 비용 손해까지 모두 보장한다. 특히, 오토바이 사고 때 많이 발생하는 골절과 안면열상, 인대파열에 따른 진단비는 물론 보복운전피해위로금까지 보장한다.

‘참좋은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은 일반 오토바이 운전자는 물론, 오토바이 운전을 생업으로 하는 배달·퀵서비스 종사자들도 가입할 수 있다.

그동안 손보업계는 높은 사고율을 우려한 탓에 오토바이 운전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해 보장하는 상품의 인수나 개발에 소극적이었다. 설사,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기존 차량용 운전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해도 높은 사고 가능성 등을 우려해 가입 절차와 조건을 까다롭고 복잡하게 해 계약 성사에 이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 동부회재가 오토바이 전용 상품을 출시하면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쉽게 운전자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험업계에선 동부화재가 높은 사고율에 따른 막심한 손해가 예상되는 속에서 오토바이 전용 상품을 굳이 출시한 이유를 놓고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며 갑론을박하고 있다.

일부보험사는 동부화재가 빠르게 커가는 운전자보험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층을 선점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참좋은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을 출시했다고 본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동부화재 등 손보 빅3가 지난해 거둔 운전자보험의 초회보험료만 496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354억원) 대비 40.1%(142억원)나 늘어난 것이다. 신계약 건수도 같은 기간 108만9470건에서 161만3060건으로 48.1%(52만3590건)나 증가했다.

손보사들은 전통적으로 보험상품의 사고율에 예민하다. 보험사 상품 출시의 성공여부도 결국 사고율에 달렸다.

보험 가입자들의 사고가 늘어날수록 보험사 입장에선 수익성이 떨어진다. 통상적으로 일반 차량에 비해 이륜차의 사고율이 높을 것이란 인식이 손보업계에선 오랜 관행처럼 자리 잡았다. 이런 탓에 오랜기간 손해보험사들은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의 출시를 꺼려왔다.

업계 일각에선 오토바이의 사고율이 생각처럼 그렇게 높지 않다고 반박한다.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에서도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자동차등록현황과 경찰청접수교통사고현황 자료상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이륜차의 등록대수는 216만1774대이며 연간 사고건수는 1만2654건이다. 사고율이 0.59%인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승용차의 등록대수는 1656만1665대이며 사고건 수는 15만4095건으로 사고율이 0.93%다. 승용차의 사고율이 이륜차보다 0.34%포인트나 높았다.

일부 보험사는 오토바이 운전자 보험의 경우 사고율보다 운전자 보험 자체의 특성을 염두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통상, 자동차보험은 상대방의 손해에 대해 보상을 해 주는 개념인 반면에 운전자보험은 운전자 자신의 비용을 보상해 주는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고 시 큰 부상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사고 건수가 적어도 보험사 입장에서 지급 되는 보험금은 일반 차량에 지급되는 보험금보다 더 많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2015년 이륜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401명으로 사고건수 대비 3.17%를 기록한 반면 같은 해 승용차의 경우 사고 대비 사망자수 비율이 1.51%(2329명)로 이륜차의 사고에 의한 사망비율이 높았다.

업계 일각에선 해당 상품이 보험사기에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지적한다. 오토바이 사고 시 상대적으로 큰 상해를 입는 경우가 많은데 일반 차량 운전자보험에 비해 사고 조사 데이터가 적다보니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서 역선택 수단으로 이용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오토바이 운전자보험의 경우 아직 전례가 없다보니 실제 손해율이 얼마나 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며 "경쟁 손보사들도 동부화재가 처음 출시한 해당 상품의 손해율을 지켜보면서 오토바이 운전자 보험상품의 출시여부를 결정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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