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가 터널에 진입한 상태에서 SLT를 적용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방송 상황을 비교한 모습이다. <사진=이근하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근하 기자] # A씨는 휴가철을 맞아 고속버스를 타고 이동 중이다. 고속버스 내 TV 모니터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던 중 터널에 진입하자, 방송수신이 끊겼다. 터널을 벗어나서야 시청이 다시 가능해졌다.

# B씨도 고속버스에 탑승한 채 TV를 보고 있다. 터널에 들어섰음에도 B씨는 모든 방송 장면을 시청할 수 있었다.

동일한 고속버스 안에서도 고화질 실시간 영상을 끊김 없이 시청할 수 있는 경우와 그렇지 못한 경우로 분리된다. 이는 KT와 KT스카이라이프가 공동 개발한 미디어 서비스 ‘스카이라이프 LTE TV(SLT)’ 적용 유무에 따라서다.

12일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SLT 개시를 알렸다.

SLT는 KT의 LTE 기술과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이 접목된 결과물이다. 이동수단의 위성신호가 약해지면, LTE망으로 전환해 방송 끊김을 막는 게 핵심 역할이다.

기존 고속버스에서 제공된 스카이라이프 TV 이동체 서비스는 무궁화 6호 위성을 기반으로 해, 안테나와 셋톱박스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었다. 다만 기상이 악화되거나 터널에 들어설 경우 실시간 방송이 중단되는 불편함이 존재했다.

KT가 SLT를 개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샤진=이근하 기자>

KT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고속도로(총 연장 8.876km) 중 9.8%가 터널 구간(총 연장 871km)이다. 최근 개통한 동서고속도로(서울-양양 구간)는 60%가 터널로 구성됐다. 이동체 미디어 서비스가 모든 구간에서 원활하게 제공될 수 없는 환경적 한계다.

양사는 이 같은 점에 주목했다. 강국현 KT 부문장은 “국내 캠핑인구는 500만, 고속버스·KTX·SRT 이용객 수는 5년 전 대비 22% 증가해 이동체 미디어 서비스 소비가 늘어날 전망이나 고속도로의 태생적 한계 탓에 서비스 사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차량용 위성 안테나는 너무 커 자동차 외관을 해치는 경우도 있다”며 “위성방송 음영지역을 없애고 안테나 사이즈를 축소하면 소비자 니즈 충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문제점 해결 방안으로 B.U.S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SLT에 적용했다. B.U.S는 ▲버퍼링(Buffering) ▲통합 지능형 LTE 스위칭(Unified Intelligent LTE Switching) ▲스틸컷(Still Cut)을 통틀어 지칭한다.

버퍼링은 실시간 전달받은 위성신호를 셋톱박스에서 약 5초간 지연 한 뒤 재생시키는 기술이다. 이는 음영지역에 입출입 할 때 방송신호가 위성망에서 LTE 망으로 전환돼도 영상이 끊기지 않도록 지원한다.

통합 지능형 LTE 스위칭 기술은 위성신호가 불량하면 약 1초 만에 방송신호 수신을 위성에서 LTE로 전환하고, 위성신호가 양호해지면 수신방식을 LTE에서 위성으로 다시 변경한다.

스틸컷은 위성-LTE 간 수식방식이 바뀌는 순간에 시청 중이던 방송의 마지막 장면을 노출하는 기술이다.

간담회 현장 방송 신호를 인위적으로 제하고 SLT의 기능을 입증하는 모습이다. <사진=이근하 기자>

앞서 양사는 5월부터 2개월 동안 7대의 차량을 이용해 경부·중부·영동 등 전국 주요 고속도로에서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 결과 SLT 적용 차량은 위성방송이나 DMB로 시청이 불가능했던 터널에서 끊김 없이 실시간 방송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이날 현장에서 진행된 시연에서도 안정적인 방송 수신이 가능함을 입증했다. KT는 스퀘어 내부 위성방송 신호를 인위적으로 제한한 상태에서 일반 위성방송과 SLT를 비교했다. SLT의 경우 매끄러운 방송이 이뤄진 반면 일반 위성방송은 신호 불가능 메시지가 나타났다.

KT는 SLT 출시와 동시에 안테나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사진=이근하 기자>

KT가 지적한 안테나 외형 문제점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SLT 안테나는 기존 안테나 크기의 5분의 1 수준이며 라운드 형태다. 블랙·실버·화이트 중 색상 선택도 가능하다. 강 부문장은 “이번 안테나는 차량 외관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연말 중 선보일 초박형 SLT안테나는 25X3cm 크기로 더욱 축소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LT 이용료는 2년 약정기준 월 1만6500원이다. 안테나·셋톱박스·LTE 모뎀 등 수신장비 비용과 설치비는 별도다. 

KT는 9월까지 신규 가입자에게 서비스 이용료 3개월 무료와 설치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1월에는 실시간 채널에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를 더한 고급형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LTE망으로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시간 방송은 위성방송을 기반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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