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욱의 작심직설] 이해할 수 없는 안철수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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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의 작심직설] 이해할 수 없는 안철수의 침묵
  • 권순욱
  • 승인 2017.07.10 17: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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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3년 8월 ‘차떼기’라는 단어가 등장하며 세상을 놀라게 했다. 한나라당이 불법대선자금을 말 그대로 차 통째로 받으면서 생겨난 말이다. 당시 한나라당은 현대그룹으로부터 50억 원을 실은 차량을, LG그룹에서는 150억 원을 실은 2톤 트럭을 통째로 받았다.

차떼기가 드러나자 이회창 당시 총재는 “대선 후보이자 최종 책임자였던 제가 처벌받아야 하며, 제가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다”는 사과성명을 발표했다. 이 전 총재가 차떼기에 가담한 혐의는 없었다. 다만 대선이 끝난 후 잔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개입했다는 이유로 범죄수익은닉에 해당됐지만 역시 직접 관여하지는 않아서 입건되지는 않았다.

이회창 전 총재는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02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등 민주세력이 내놓을 수 있는 역대 최강의 두 후보와 연달아 맞붙으며 대선에서 탈락했다. 역대 보수세력이 내놓은 후보 중에 인격적으로, 지적으로 가장 훌륭한 후보라고 할 수 있는 이 전 총재는 ‘김대중-노무현’이라는 불세출의 정치인을 경쟁자로 둔 것이 불운이었다.

“제가 모든 짐을 짊어지고 감옥에 가겠다”는 이 전 총재의 말은 정치 지도자로서의 품격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제대로 된 조직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응당 취해야 하는 책임감 있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평범한 시민들이 살아가는 삶 속에서도 마찬가지다. 크건 작건 조직이 있으면 지휘관계가 생기고, 거기에 걸맞은 권한과 책임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최상위의 리더에게는 설령 자신이 직접 행하지 않은 일이라도 지휘책임을 져야 할 상황도 생기고, 리더 스스로 자신이 하지 않은 일에 대해 책임감을 갖기 마련이다. 평범한 장삼이사의 삶도 이러하다.

하물며 자신이 직접 당을 만들고, 당 대표를 하고, 그 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낸 사람이 자신이 속한 정당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벌써 보름이 가까워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인 증거로 제시했던 ‘녹취록’이 조작되었다는 사실을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스스로 털어놓은 이후 안철수 전 후보는 아직도 침묵 중이다. 심지어 동해안 어느 도시에서 목격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검찰 수사결과가 발표되면 입장을 밝히겠다”는 게 전부다. 이미 소속 정당 스스로 범죄행위를 밝혔다면 그 즉시 사과를 하고, 스스로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지 밝혀야 마땅한 사안임에도 ‘남의 일’로 치부하며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한다.

국민의당이 녹취록을 조작했고, 이 사안은 어떤 형태로든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선거 막판 20대 유권자들이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증언이나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공정해야 할 선거판을 뒤흔든 어마어마한 사건이 터졌고, 그 조작사건의 최종 수혜자가 안철수 전 후보 본인임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만 일관하고 있다. 이 상황은 대단히 우려스럽다. 이 정도로 책임감이 박약한 사람이 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섰고, 그것도 유력한 대선 후보였다는 사실은 소름이 돋을 정도다.

지난해 가을부터 한 겨울을 지나기까지 언 손 꽁꽁 싸매며 들었던 촛불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안철수 씨는 그 의미를 알기나 하는 것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사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지도자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책임을 다하지 않은 지도자를 쫒아내고 치른 선거가 바로 지난 5.10 대통령 선거다. 그런 선거에서 판을 흔들만한 녹취록 조작 사건을 일으켰다. 그런데 남의 일로 치부하며 침묵하고 있는 안철수 씨를 보며 분노마저 일어난다.

이미 늦었다. 이제는 안철수 씨가 무슨 사과를 하든, 언제 사과를 하든, 그 사과는 제대로 받아들일 수도, 받아들여서도 안 되는 상황에 이르고 있다.

녹취록을 직접 조작한 이유미 씨와 그 동생은 구속됐다. 안철수의 인재 영입 1호였다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도 구속됐다. 이제 조작된 녹취록을 근거로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해 온 사방에 퍼트렸던 사람들 차례다. 공명선거추진단에서 선거대책본부에 이르기까지 지휘 라인은 어떤 형태로든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역사의 법정에 서야 한다. 녹취록 조작 사건의 최종 수혜자인 안철수 씨도 결코 비켜갈 수 없다. 

안철수 씨의 계속된 침묵은 책임감 없는 지도자의 행태로 기록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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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이 2017-07-10 21:02:27
정치인은 의리를 지키라는 노무현대통릉의 말씀이 떠오르네요.
안철수가 말하는 새정치에 의리는 없는 모양입니다. 최측근과의 관계는 선을 긋고 당 위기 속에서 태평하게 여행이나 다니고 있군요.
김대중대통령이 하늘에서 이 모습을 보신다면 무슨 말씀을 하실지 궁금합니다.
기자님의 따끔한 일침! 국당이 새겨들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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