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본 궤도에 오르며 저금리 기조 속에서 안정적 투자처로 각광 받았던 채권시장에도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기준금리와 채권투자는 반대의 흐름을 나타내는 만큼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현 시점에서는 채권투자를 피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달 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1.00~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지난 3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올린 것이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의 상단이 1.25%로 같아지며 국내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강해지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는 지난 12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별관에서 열린 창립 67주년 기념식에서 "경기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에 풀려있던 자금 공급량이 줄어들면 채권금리도 오르기 마련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채권금리가 상승하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가격은 떨어진다는 것이다.

채권의 경우 받을 수 있는 이자가 정해져 있는데 채권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3bp(1bp=0.01%) 상승한 1.695%에 거래됐다.

13일에는 1.661%였던 3년물 금리는 미국 금리인상을 전후로 4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해 중순까지만해도 채권금리는 1.2~1.3%대를 맴돌았다.

지난해 7월28일에는 국고채 3년물 금리가 1.203%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며 채권시장에는 겨울이 오고 있다"며 "계속해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떨어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장기 투가가 아닌 경우에는 채권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을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장기 이자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라면 관계 없지만 단기적으로 자금을 운용할 생각이라면 지금은 채권투자는 피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상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약 2년 정도는 채권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지만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미국 긴축 불확실성 완화와 글로벌 채권시장 강세 흐름에 따라 금리하락이 이어질 수 있지만 추세적인 흐름은 아닐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개선과 새정부 정책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채권금리의 점진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금리인상 관련 이슈가 이미 시장에 반영된 만큼 이달까지는 채권금리 조정폭이 크기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의 71%는 '6월 중 채권금리 보합'에 응답했다.

채권금리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는 22%, 하락은 7%다.

금투협 관계자는 "6월 미국 FOMC 금리인상 기대와 정부의 재정정책 확대 가능성 등의 요인이 금리 인상을 지지하고 있다"며 "단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FBI 정치 스캔들과 우리 정부의 확대 재정 정책이 지연되는 점 등이 금리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달 국내 채권시장 금리전망은 보합응답자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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