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하 여부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가운데 정부도 국민 생활비 절감 차원에서 보험료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어서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계사들이 잇따라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하거나 인하를 검토중이다.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8월 6일 계약부터 개인용 자동차보험료에 대해서 1.6%를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작년 12월 31일 삼성화재가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2.7% 내린 후 올 상반기 중 메리츠화재와 악사손해보험, 더케이손해보험 등이 각각 개인용 자동차보험료를 0.7~2.7%씩을 내렸다.

동부화재와 현대해상등 다른 손해보험사들도 당장 인하 계획은 없지만, 자연 재해로 인한 손해와 시장 상황 등을 살펴서 인하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줄을 잇는 것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해 들어 큰 폭으로 개선됐기 때문이다.손해율은 가입자에게 받은 보험료 대비 보험사가 지불한 비용을 나타내는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보험사의 흑자폭은 커진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 들어 5년 만에 처음으로 70%까지 내려갔다. 특히 삼성화재 76.3%, 현대해상 77.8%, 동부화재 77.5%, KB손해보험 78.4% 등 대형사들의 1분기 손해율이 크게 개서됐다. 한화손보도 지난 5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8.2%로, 지난해 같은 기간(84.9%)보다 6.7%포인트나 낮아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높아 적자 영업부문으로 취급돼왔다. 하지만 지난해 수입차의 수리비제도 개선등의 효과로 올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처음으로 개선됐다"며 "당시 곧바로 보험료를 내리지 않은 것은 1분기 손해율 상황만 봐선 알수 없다는 점과 여름철의 장마나 태풍 등 손해율 급증 변수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율개선과 함께 정부의 보험사에 대한 압박도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인하 움직임에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국정기획자문위가 지난달 21일 실손보험료 인하 방침을 발표하면서 그 압박이 구체화 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실손 보험료 인하 방침은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자는데 그 취지가 있는 것"이라며 "그 같은 취지라면 차 소유주는 모두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인 자동차 보험료도 인하 압박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국정기획위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보험사들이 실제 손해율에 비해 과다하게 보험료를 책정해서 불합리하게 이득을 누린 측면이 있다"며 "보험료 체계 전반에 대해 대대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런 맥락에서 보험사들에게 개별적인 손해율을 내놓던지 아니면 보험료를 내리라고 압박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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