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주로 남국에 무리 지어 사는 펭귄. 촘촘한 대열로 군집한 펭귄들의 모습은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흔하게 보는 장면이다. 

하지만 펭귄들은 먹잇감을 찾기 위해 바다로 뛰어들어야만 한다. 바닷속에는 바다표범, 범고래 등 펭귄의 천적이 숨어있기 마련.

다들 머뭇거리는 펭귄 무리 속에서도 과감하게 바다로 뛰어드는 펭귄이 있다. 첫 번째 펭귄이 바다로 뛰어들면 나머지 펭귄들도 따라서 일제히 뛰어든다.

'첫번째 펭귄(The First Penguin)'은 불확실하고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과감히 도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바꿔 말해 조직 전체에 미치는 큰 영향은 한명의 용감한 도전자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 '용감한 펭귄' 육성하는 사내문화

국내에도 '첫번 째 펭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있다. 1977년 설립된 '한국쓰리엠'은 창의적이고 협업의 문화를 중시하는 쓰리엠의 DNA를 이식해 가장 성공적인 외국기업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현재 2만 여 가지의 다양한 제품을 산업용 시장에서부터 의료, 안전, 전자, 자동차 제조, 건설, 전력 및 통신시장, 오피스 시장, 일반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임직원 수는 1600여명이며, 1조648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에 들어온지 40여년 만에 이처럼 큰 조직으로 성장을 이룩한 밑바탕에는 '용감한 펭귄'을 육성해내는 사내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펭귄어워드 수상자 최보경 책임연구원(좌측)과 김치득 한국쓰리엠 기술연구소장 <사진 제공=한국쓰리엠>

실제 한국쓰리엠은 도전하는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펭귄 어워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시상식은 기술 연구 분야에서 더욱 창의적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2003년부터 동탄기술연구소에서 실시해오고 있다.

특이한 점은 성공한 프로젝트가 아닌 실패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상을 수여한다는 것. 

각 부서별로 선출된 연구원들은 매 분기별로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해 심사·평가한 뒤 수상자를 결정한다. 동료 연구원들은 후보자를 평가하고 수상자를 선발하는 수평적 평가를 도입해 진행된다.

수상자는 자신의 연구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난 이유와 함께 거기서 얻게 된 교훈을 동료들 앞에서 발표해야 한다.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나더라도 원인을 분석해 실패를 재차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정신은 쓰리엠의 110년 이상 이어져온 기업 철학으로 펭귄 어워드는 이러한 철학을 실천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상자는 인사평가에서 가점을 받고, 120만원의 상금과 '펭귄 주차장' 한 칸을 6개월 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부상을 받게 된다.

지난해 하반기 펭귄어워드를 수상한 최보경 책임연구원은 "실패를 공유함으로써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고, 더 좋은 솔루션을 함께 찾아간다는 측면에서 개인 뿐 아니라 회사 전체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한국쓰리엠>

◆ 도전 정신이 싹트는 자유로운 문화

쓰리엠은 2015년 5월부터 글로벌 전 직원을 대상으로 플렉스어빌리티(FlexAbility)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업무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근무여건을 제공하는 것. 직원들에게 업무 유연성을 제공해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근로를 배려하기 위해 기획됐다. 

도입이 2년 가량 지난 시점에서 안정적으로 정착, 한국쓰리엠 직원들은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도전 정신을 강화하기 위한 펭귄 어워드와 함께 직원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데 일조한다는 평가다. 

한국쓰리엠 관계자는 "직원들은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위한 시공간적 유연성을 더 확보하게 되고, 회사는 이런 유연성을 통한 직원 동기부여로 업무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어 회사와 직원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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