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욱의 작심직설] 문재인-트럼프 회담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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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욱의 작심직설] 문재인-트럼프 회담에 거는 기대
  • 권순욱
  • 승인 2017.06.26 11:4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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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6대 대통령 선거가 한창이던 2002년 12월 9일 미군 장갑차에 깔려 숨진 여중생을 추모하며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운동이 한창 벌어지고 있었다. 이에 앞서 4일에는 백남순 북한 외무상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채택한 북한 사찰 결의안을 거부한다는 서한을 IAEA에 보냈다. 12일에는 북한이 핵시설 가동과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국내에서는 반미 기운이 최고조에 달했고, 또 한편으로 바깥에서는 북한 핵문제가 심각한 의제로 떠오르며 미국이 어떤 판단과 결정을 내릴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었다. 동시에 미국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의 후세인을 조준하고 있었다.

12월 19일 노무현 대통령이 16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에게 허니문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흘 후인 23일 북한은 원자로의 봉인을 제거하고 감시카메라를 철거했다. 이어 27일에는 영변 원자로 재가동을 준비하는가하면 IAEA 사찰관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급기야 2003년 1월에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 한반도의 평화는 위기로 몰리고 있었다. 급기야 3월에는 북한이 미그기를 출격시켜 정찰활동을 하던 미군기를 추격하는 충돌 직전의 상황도 벌어졌다.

부시 행정부는 영국과 함께 이라크 공습을 감행했다. 이게 2003년 3월 20일이다. 동시에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에 전투병 파병을 요청했다.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반미 기운이 고조된 상황에서 당연히 국내에서는 파병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노무현 대통령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비전투병인 공병과 의료부대를 파병하는 것으로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전투병 파병은 피한 것이다. 국내의 반대를 설득하기 위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국회를 방문했다. 두 차례에 걸쳐 처리가 무산된 끝에 4월 2일 이라크 파병안은 국회를 통과했다. 그렇게 공병건설단인 ‘서희부대’와 의료지원단인 ‘제마부대’가 이라크로 날아갔다. 이 부대가 바로 이라크 평화재건 사단으로 불리는 ‘자이툰부대’다.

노무현 대통령은 눈앞에 닥친 한반도 평화 문제, 즉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이라크 파병을 부시에게 선물로 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5월 15일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약속받았다.

그로부터 1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사이 노무현 대통령 재임 중인 2007년 2월 13일 6자 회담을 통해 '2.13 합의'가 체결됐고, 이 합의에는 북한의 핵시설 폐쇄, 핵 불능화, 핵사찰 수용 및 중유 100만톤 상당의 에너지 지원 등이 담겨있었다. 이 합의에 의해 북한은 영변의 원자력 발전 냉각탑을 폭파하였다. 

하지만 북핵 문제 해결의 가능성은 이후 급속도로 후퇴했고, 북한은 핵보유국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당시 북한은 세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다. 2016년에는 수소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에는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미국으로 송환된 직후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여기에 한미간에는 사드(S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와 한미FTA 재협상 문제가 현안으로 걸려 있다.

그나마 노무현 대통령이 처한 당시 상황과 비교하면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북한 문제가 돌발변수로 떠올랐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한다면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을 저지할 수는 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웜비어의 사망에 깊은 애도를 표시하며 북한의 잔혹한 처사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는 메시지를 밝혔다. 이를 통해 한미동맹관계를 재확인했고, 더구나 미국 방문을 앞두고 CBS 등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전 오바마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고 있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같은 생각”이라는 뜻을 밝히며 순조로운 정상회담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6.25전쟁 67주년인 25일 미2사단을 방문해 유창한 영어실력으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동맹관계를 재확인하며 사전정지작업도 마쳤다.

특히 피난민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방문 동안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작전에 참여했던 미국 참전용사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가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모는 철수작전에 동원된 메러디스 빅토리아호를 타고 거제로 내려왔다. 따라서 이 행사는 한미동맹의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핵문제와 사드배치, 여기에 한미FTA 재협상 등 큰 의제들이 기다리고 있는 정상회담이다. 웜비어의 죽음으로 여론도 최악이다. 한 번의 회담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양국간의 우호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동시에 서로의 명분과 이익이 조화롭게 절충되는 그런 정상회담이 되기를 기대한다. 

분위기는 결코 나쁘지 않다. 갈등이 존재하는 듯한 기사가 나오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출처가 불분명한 일본 언론의 기사로 밝혀지고 있다. 두 대통령의 평소 개성을 보면 회담은 의외로 선 굵고 명확하게 합의를 이끌어내는 회담이 될 가능성도 높다.

2003년의 한미정상회담과 비교하면 2017년의 회담은 조건이 결코 나쁘지 않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던 2003년을 생각하면 2017년 한미정상회담은 국내 언론과 보수 세력이 예상하고 있는 나쁜 결과와는 아주 상이한 결과가 도출될 수도 있다. 

피난민의 아들 문재인 대통령과 직선적인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회담에서 한미 양국 간의 우정이 담긴 희망이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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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남이 2017-06-26 14:52:38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미회담 전에 보수언론에서 이렇게까지 작정하고 악의적 기사를 쏟아내는걸 보니 역설적으로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될 걸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보수언론들이 이런 일에 있어 정확한 예측을 보여준 예가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좋은 결과는 축소하고 타협을 못 이룬 부분이 있다면 침소봉대하려 하겠지만 그런 기사에 속을 국민들도 더이상 없겠죠. 이렇게 항상 언론지형 변화를 위해 애써주시니 희망을 가져봐도 되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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