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쟁』이정 작가

[이뉴스투데이 유제원·김채린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반도체 산업은 전례 없는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스마트폰부터 태블릿PC, 웨어러블 기기까지 다양한 사물인터넷 기기(IOT)를 사용하면서 반도체 기술을 소비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효자 산업이다. 그런데 중국이 범국가적으로 전세계 반도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반도체 전쟁>의 저자인 이정 前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기업이 반도체 시장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국가적인 차원의 투자를 통해 중국과의 격차를 벌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新 정부 정책에 맞춰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했다. 『반도체 전쟁』 저서를 집필하시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집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중국이 반도체 산업에 왜 관심이 많은가' △두 번째는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가'에서 출발했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지만, 한국 업체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들이 부족한 실정이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을 이해하다보면 반도체와 통신, 로봇(정밀기계)산업이 중요하며 이들 산업이 더욱더 활성화하기 위한 생태계 구축과 정책적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지금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 국가인 한국이 사상최대실적을 내고 있지만, 향후 5년 이후 도래할 수 있는 중국의 역습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집필하게 되었다.

▲책을 살펴보면 반도체와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류를 이룬다. 이유가 있나

새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4차 산업혁명의 축은 △반도체 △통신 △정밀 기계(로봇)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1위며 전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부분이 반도체인데 현재 중국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고자 한다. 그 이유는 향후 반도체 부문의 수요 폭발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스마트폰을 살펴보면 인공지능과 통신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마트폰 안에 들어가는 반도체 기술들이 변화했다. 한대의 스마트폰 안에 다양한 종류의 최첨단 반도체 기술들이 집약돼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기술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지만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들은 경쟁에 밀려 줄고있다. 즉, 소수의 반도체 기업만이 초호황을 누리게 된 것.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위를 꿈꾸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우리나라의 경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많은 오해가 있어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일단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면 모호하게 인공지능인 ‘AI'를 먼저 떠올린다. 이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가 불분명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알 수 있겠지만 1차 산업혁명 시기인 1870년대 이후 산업적·사회적 변화가 있었고 이후 2차 산업혁명이 일어났다. 기술의 진보로 PC통신 기술 등이 발달하면서 3차 산업혁명이 나타났고, 4차 산업혁명은 PC통신 기술이 변화되면서 나타났다.

즉,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의 비효율을 제거해서 사람에게 보다 효율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오토서비스 등이 있다.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인건비를 절약하는 방향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에 반도체 기술이 발전했고 향후 보다 융합적인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화두에 오른 건 공장 자동화 이야기(스마트 팩토리)인데 가령 현실적으로 ‘유진그룹의 모 기업인 래미콘 공장이 스마트 팩토리를 할 수 있나?’를 생각해봤을 때 정부 역할의 중요성을 가늠할 수 있다.스마트 팩토리를 추진한다고 가정했을 때 공장에 필요한 물이나 기타의 것들이 제공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하나의 다른 문제는 레미콘을 배달할 때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소위 말하는 자동 주행 차들이 배달을 체크하고 건설 현장에 투입되면 좋겠지만 그런 부분은 각 개인(기업)이 투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투자해야하는 것이라고 본다.

<반도체 전쟁>이정 작가

▲해외의 4차 산업혁명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나

일본의 경우 국가가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을 지원해주고 있다.외국의 경우 정부의 지원 하에 대게 스마트 팩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 통신 정비 업체들이 모여 자동 생산화 플랫폼을 만들고 판매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런 부분이 없다.

▲반도체 산업과 관련,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중국에게 따라잡힌다고 보나

우리나라 반도체는 1992년 일본을 누르고 세계 1위에 올라선 뒤 한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았다. 한국은 한해 600억 달러(약 68조원)가 넘는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다. 2위인 자동차보다 200억 달러(약 22조 5000억 원) 이상 많은 압도적인 수출 1위 품목이다.앞으로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며 IoT 시대에는 수많은 기기들이 서로 연결되고 클라우드에도 연결된다. 이 데이터는 최종적으로 데이터저정용 서버에 저장된다. 이러한 저장장치는 바로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일명 SSD로 만들어진다. 이에 따라 향후 메모리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현재 반도체 기술은 약 7년에서 10년 정도 중국보다 앞서있다. 반도체 기술에서 1년 차이는 경쟁이 될 수 없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중국은 10년 내에 한국과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시장의 판도를 뒤집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중국 정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엄청난 자금을 제공한다. 한국의 우수한 인력에게는 ‘기존 연봉의 10배’라는 달콤한 유혹을 던지기도 한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2015년과 2016년을 지나면서 샤오미등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발전해 오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 미국의 애플은 이미 7-8위로 밀려났고 LG는 순위권에도 못 들어가고 있다.그러나 아직 샤오미, 화웨이를 시작으로 오포, 비보 등 중국산 스마트폰에는 아직 한국이나 미국의 반도체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 금액은 매해 약 300조 원에 이른다.

앞으로 중국의 경우 자체적으로 반도체 기술을 적용한 저가의 스마트폰을 생산한다고 했을 때 인구적인 측면에서 수요가 많은 점이 강점으로 작용한다. 반도체의 수요가 많으면 결국에는 기술이 진보될 것이며 경쟁력 또한 갖추게 될 것이다.이런 변화에는 중국이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터치 센서를 자국 내 기업의 제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자국 내 기업 제품을 써볼까?’하는 단계까지 성장했다고 보면 된다.

▲향후 삼성의 아성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보는가

중국과 대만을 포함해 범중국권 기업들이 반도체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금액이 약 130조 정도다. 삼성의 경우 생산라인에 투자하는 규모가 20-25조 정도인데 중국권 기업의 투자 금액이 약간 과장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대규모의 투자다.중국의 경우 삼성전자가 어떻게 투자해서 성장했는지를 많이 고민했을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도 일본을 따라잡으려 했지만 단번에 따라잡지는 못했다. 1970-80년대에 국가적인 차원의 지원을 많이 해왔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반도체 부문에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국가적 사업으로 밀어붙이는 중국과는 한계가 있다.
중국 정부에서 국가 사업으로 막강한 자본력을 투자해 반도체사업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점차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는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도체 부문 지원은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 국가적 차원의 지원 방법은

한국이 반도체산업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있다. 현재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SK그룹이 맡아 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반도체산업에 대한 있는 것은 근시안적 시각이다. 현재 한국에서 유일하게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산업인 반도체가 더욱더 성장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생태계 구축을 통해 급격히 커지고 있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 평택과 아산 등 반도체 공장을 신설해 국가적 사업으로 키워 보다 공격적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해외 우수인력 등 반도체 분야에 지원하는 인재들에게 병역특혜 같은 혜택이 제공된다면 재원 낭비 없이 국위 선양에 일조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과거 반도체 산업의 태동기에는 인재들이 반도체 관련 학과에 지원했다. 현재는 정부 지원의 부재와 함께 관심이 줄어들면서 반도체 시장 또한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15억 인구 중 일부만이 반도체 기술에 종사한다고 가정해도 우리나라와 비교해 봤을 땐 어마어마한 숫자다.
국가적 차원의 거시적인 투자를 꼽아보자면 기업의 투자에 조력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가 잘하고 있는 부문이 반도체인 만큼, 삼성과 LG디스플레이 등의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반면 미약한 부문은 로봇인데 이 경우 우리나라의 로봇 관련 스타트업 업체를 지원하거나 M&A를 통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특히 국가가 4차 산업혁명 지원펀드 등의 방법으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 주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본다.

▲왜 애널리스트를 그만두게 됐나

현재 맡고 있는 반도체산업의 슈퍼 초호황은 향후 10년간 초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공급업체들은 제한적인 상황에서 소위 4차산업혁명이 진해되는 과정에서 모든 디바이스의 스마트화가 이루어지면서 수요가 공급업체들이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수준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점이 반도체산업의 슈퍼초호황을 이루고 있는 근간이다.

그 동안 16년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애널리스트로서 기업과 산업 분석을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을 통해 향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업체들에 대해 투자를 직접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향후 10년간 주식을 포함해 반도체업체들에 대한 다양한 투자를 통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싶고, PEF과 신기사(신기술금융회사)를 설립해 직접 다양한 업무를 하고 싶다.

 

◇이정 작가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졸업
►2000년 대한투자증권(現 하나금융투자)에 입사하며 애널리스트 생활 시작
►2002년부터 현재까지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동부증권 등을 거치며 16년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 분석
►한국경제신문 비롯 주요 일간지에 수차례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
►前 유진투자증권 반도체·디스플레이 애널리스트 겸 기업분석 팀장. 
►4차 산업혁명과 중국 반도체 업계의 움직임에 대해 업계에서 선도적 보고서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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