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부산경찰청>

[이뉴스투데이 정영미 기자] 부산경찰청(청장 허영범)이 지난 5월, 가족 간 대화를 통한 가정폭력 근절 캠페인 ‘家가오톡’을 전개, 공개한 '사랑해~' 영상이 전국적으로 화제를 불렀다. 

이 영상은 부산 시민 70여 명이 참여, 부산경찰청 SNS(페북·카스·유튜브)를 통해 공개했고, 공개 1시간 만에 8만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해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부산경찰청은 또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서면역 1호선 지하상가에 계단랩핑을 설치해 가족 간 대화에 대한 시민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했다. 

‘사랑해’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아침부터 뭉클뭉클 말랑말랑 하네요? 부산경찰 조타요’ ,  ‘부산 사람에게 꼭 필요한 거네요, 가족들에게 가끔이라도 사랑 한다고 말해 봐요’ , ‘우리 엄마아빠는 40 50이 넘은 우리들에게 아직까지 언제나 사랑한다고 말씀해주십니다. 엄마 아빠 사랑해요’,‘나 가족한테 처음으로 하러간다’는 등 반응을 보였다.

허영범 부산경찰청장 <사진제공=부산경찰청>

이에 이뉴스투데이는 6월 13일 허영범 부산경찰청장과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문답. 

- ‘사랑해’ 히트를 축하한다. 누구 아이디어인가? 준비는 어떻게 했습니까? 

'먼저‘사랑해’영상을 많이 좋아해주시고 부산경찰을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평소 직원들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부모님에 대한 공경, 그리고 가족 간의 사랑으로 화목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왔습니다. 

이에 맞춰 우리(부산경찰청) 홍보실에서 5월 가정의 날을 맞아‘가정폭력 근절’이라는 콘셉트로 영상을 제작하기로 했고, 우리 직원들이 전통시장·공원 등 다양한 삶의 현장을 직접 방문해 약 70여명의 시민들을 상대로 촬영해 이같은‘사랑해’영상을 제작한 것입니다"

<사진제공=부산경찰청>

- ‘사랑해’ 반응이 뜨겁습니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지?

"우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내용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간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 합니다.

대부분 가족 간에 서로 아끼고 사랑해야 한다고 생각은 늘 하고 있지만, 정작 가까이 있는 가족에게 ‘사랑해’ 라고는 잘 말해주지 못했고 말하기 쑥스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가족들에게 ‘사랑해’ 라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따뜻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런 점이 시민들의 공감을 얻은 것으로 생각 됩니다"

- 부산지역을 벗어나 전국적인 화제를 불렀습니다. 직접 주민 반응 등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요? 

"제가 평소 가지고 있던 가족 간의 사랑에 대한 생각을 잘 표현한 영상이라, 저를 찾아 오시는 시민들이나 외부 행사 등 시민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보여드리고 있습니다.

영상을 보신 분들 대부분이 감동적이라고 말씀해주셨고 즐겁게 보시다가도 눈물을 보이는 분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영상을 본 이후에 주민들이 가족 간에 더 자주 사랑한다고 해줘야겠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는데, 이렇게 가족 간의 사랑이 두터워지면 자연스럽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정폭력 문제도 자연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생각 합니다"

- 시민들에게 매우 친근하게 다가선 콘셉트가 인기에 한 몫 한 것 같다. 청장님의 생각은?

" '가정폭력 근절’이라는 무겁고 딱딱한 구호에서 벗어나, 가족의 뜬금없는 사랑 고백에 당황한 가족들의 재미있고 감동적인 반응들을 모아 보기 편한 영상으로 다가간 것이 시민들에게는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영상에 저희 경찰을 드러내기 보다는 꾸미지 않은 시민들의 진솔하고 자연스러운 모습들이 거부감 없는‘넛지효과’를 일으킨 것으로 보여 집니다.

- 경찰 내부 반응은 어땠는지요? 

"매주 개최하는 부산청 전체 회의에서 ‘사랑해’ 영상을 시연해 보았는데, 저를 비롯한 참석한 모든 직원들이 감동을 받았고 가정의 달에 딱 맞는 좋은 영상이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전국 경찰관들이 볼 수 있는 내부 게시판에도 ‘사랑해’ 영상을 게시했는데, 1주일 사이에 전국적으로 1만 명이 넘는 경찰관들이 영상을 보면서 감동적이고 눈물이 난다고 하며 쑥스럽지만 지금 당장 가족들에게 ‘사랑해’ 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의견들을 많이 올려 주시는 등 경찰 내부에서도 많은 화제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 경찰상(像)도 시대에 따라 변해야 한다고 봅니다. 새 정부에 맞는 경찰상 또는 경찰 이미지는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요? 

"경찰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새 정부가 출범함에 따라 경찰도 개혁과 변화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할 때입니다.

새 정부의 국정기조에 따라 경찰도 이에 발맞춰 불법과 부정에 단호히 대처하고 소외된 이웃에게는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신뢰받는 경찰상을 정립해 나가는 한편,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낮은 자세로 국민과 쌍방향 소통하여 든든하고 따뜻한 경찰 이미지 구현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 부산은 우리나라의 제2의 도시이며,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사철 찾는 곳입니다. 치안 확립을 통한 시민보호가 최선일 것 같다. 여기에 대한 청장님의 생각은? 

"부산은 해운대, 광안리해수욕장 등 휴양레저 및 감천문화마을, 국제시장, 부산국제영화제 등 많은 볼거리로 국내 관광객은 물론이고,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다녀가는 명실상부한 관광도시입니다.

이런 특성을 반영해 2014년 7월 전국에서 두 번째로 관광경찰대를 발대했으며, 관광현장 불법행위 단속 및 관광치안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부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안전한 관광’일 것입니다. 바가지 요금이나 각종 호객행위 단속 등 관광 기초질서를 확립해 시민이 안전하고, 관광객들이 마음 놓고 관광할 수 있는‘안전한 도시, 부산’을 위해 저희 부산경찰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 부산청이 시행하고 있는 시책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각종 시책 추진에 있어 치안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요? 

"360만 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부산의 치안을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치안시책을 마련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지역별·계절별 치안테마를 정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치안활동을 전략적으로 전개한 결과, 이른바 5대 범죄는 검거는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으며, 교통사고는 6.8% 감소하는 등 치안상태가 점차 개선되고 있습니다.

경찰 본연의 임무인 ‘안전과 질서 확보’를 위해서는 다각도에서 복합적 치안활동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범죄와 사고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는 ‘예방치안활동’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보이스피싱은 노인들이 평생 모은 돈을 잃어버릴 경우 살인행위와 마찬가지라고 할만큼 피해가 심각하고 회복이 어렵습니다.

예방이 최선의 방책이라 생각으로, 금융기관과 협조체제를 강화하여 고액 현금인출 등 의심스러운 경우 신속히 신고토록 하고, 시민들을 대상으로 피해예방 홍보활동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올해 들어 20건·3억 9천만 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하였으며, 검거도 5배 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 ‘최악의 교통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안전시설과 제도를 정비하고, 보행자 안전 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 ‘사랑해’ 속편이 기대된다. 혹시 계획이 있는지요? 

"이번 영상은 부산경찰청에서 일반 경찰활동을 넘어 세대 갈등을 줄이자는 취지로, 2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세대공감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한 영상입니다.

2월에는 아이들의 속마음을 듣기 위한 ‘아이씽크’ 실험카메라 영상을 제작했고, 4월에는 대학생들 간의 악습에 대해 함께 고민하기 위한 포스터를 제작한 바 있습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노인학대 문제와 함께, 노인세대의 외로움·빈곤 등 어려움을 조명하며 세대공감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이후에도 시민들과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 시민 인성 회복운동 측면에서, 부산청 주관으로 책 읽기 운동을 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해’에 이어 친근하게 문화적으로 시민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면 전국에서 처음으로 북 폴리스(Book Police)가 됩니다. 의미 있는 일 아닐까요. 이뉴스투데이와 함께 있는 서울미디어그룹 독서신문과도 논의할 수도 있는데 청장님의 생각은? 

"저도 평소 바쁜 일상 속에서도 틈나는 대로 독서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책은 ‘마음의 양식’ 이고, 독서를 통해 인격을 도야하고 감성을 풍부하게 만드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경찰 내부적으로 좋은 책을 권장하고 독서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해 보겠습니다"

- 앞으로 부산경찰청을 이끌어갈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최근, 치안 트렌드는 주민·지역단체를 비롯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치안문제 해결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공동체 치안’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산경찰도 안전한 부산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니 시민 여러분들께서도 지금까지 신뢰와 성원을 보내주셨던 것처럼 많은 협조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교통문화 개선을 위해 추진 중인 'Let’s go 교통질서 우리함께' 범시민 운동에도 적극 동참해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시민들과 항상 소통하고, 사랑받는 부산경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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