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극심한 가뭄으로 쩍쩍 갈라진 땅 위에 금쪽같은 단비가 내렸던 지난 7일.

쌍용자동차가 이런 금쪽같은 타이밍에 'G4 렉스턴' 시승행사를 열었다.

간만에 촉촉히 내리는 비의 반가움도 잠시, G4 렉스턴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앞서기 시작했다.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 구간도 거뜬하게 주파한다는 쌍용차의 자신감을 온 몸으로 체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기 때문.

프리미엄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4 렉스턴은 쌍용차가 '왕의 귀환'이라는 목표 아래 약 42개월 동안 38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해 탄생시킨 '최고 기대작'이다.

'SUV 명가' 타이틀 보유자인 쌍용차가 내놓았기 때문일까. G4 렉스턴은 본격적인 고객 인도가 시작된 지난 5월 내수에서 2700여대가 팔려나가며 단숨에 대형 SUV 시장 1위에 등극했다.

특히 G4 렉스턴은 약 한달간 7500여대의 누적 계약대수를 기록하며 심상치 않는 인기를 예고했다.

지난 2001년 렉스턴을 통해 대형 프리미엄 SUV 시대를 열었지만, 후발주자에게 시장을 내준 아픈 역사가 있는 쌍용차. 과연 G4 렉스턴을 통해 화려한 부활에 성공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시승 코스는 경기도 고양시 소재의 엠블호텔에서 파주시 적성면 감악산 인근까지 편도 약 70km 구간이었다.

엠블호텔 야외 주차장에 도착하자 수십여대의 G4 렉스턴이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기자들을 맞이했다.

비가 내려 하늘은 어둑어둑해진 상황이었지만, G4 렉스턴은 충분히 빛났다.

G4 렉스턴의 외관은 고대 건축물의 정수로 꼽히는 파르테논 신전의 황금 비율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됐다.

전면부는 하늘로 뻗어 비상하는 날개를 형상화한 숄더윙 그릴이 헤드램프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어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기존 쌍용차 모델들에 적용되는 '쓰리써클(커다란 원 안에 작은 원 두개가 겹쳐진 모양) 로코'가 아닌, 고급스러운 날개 모양의 '윙로고'가 그릴 정가운데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다.

리어 펜더부터 강조된 사이드 캐릭터 라인은 당장이라도 튀어나갈 것만 같은 인상을 줬다. 매끈한 A필러와 넓은 D필러와의 대조를 통해 경쾌함과 강인한 이미지도 구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국내 SUV 최초로 적용된 20인치 스퍼터링 휠. 큰 차체를 당당하게 받쳐주는 20인치 휠은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감성을 내뿜었다.

G4 렉스턴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각각 4850mm, 1960mm, 1840mm로, 경쟁모델인 모하비에 비해 전장은 80mm 짧지만 전폭과 전고가 각각 45mm, 15mm 넓다. 눈대중으로는 두 모델간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실내공간은 프리미엄 SUV에 걸맞게 고급스러움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쌍용차의 최고급 세단인 '체어맨'보다 더욱 신경쓴 느낌이다.

앞ㆍ뒷좌석에는 최고급 나파 가죽과 퀼트 스티치 라인이 적용돼 있었고 블랙과 브라운 컬러의 조화가 인상적이었다.

센터페시아 부분 역시 고급스러웠다. 9.2인치 HD 스크린은 동급 차량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대화면이 주는 편리함이 느껴졌다.

7인치 대형 TFT-LCD 클러스터를 적용한 계기판은 운전자 취향에 따라 3가지 모드 선택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외하곤, 기존 쌍용차 모델들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2열 공간은 충분히 여유로운 레그룸이 확보됐다. 2열 레그룸과 2열 커플 디스턴스의 경우 모하비에 비해 각각 25mm, 6mm 더 길다. 트렁크는 골프백 4개를 가로로 적재할 수 있을 정도로 넉넉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G4 렉스턴 수십여대가 엠블호텔을 나란히 줄지어 떠나는 모습이 가히 장관이라고 표현할 수 있었다.

비로 인해 노면은 젖어있었고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었지만 G4 렉스턴은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주행을 제공했다.

특히 대형 SUV를 운전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높은 차체 덕분에 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어 자신감이 붙었다. 또 차선을 넘어가자 이탈 경고음이 들려 발빠른 대처가 가능했다.

G4 렉스턴은 New e-XDi220 LET 디젤엔진과 메르세데스-벤츠의 7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최고출력 187ps, 최대토크 42.8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고양대로를 빠져나와 비교적 차량 운행이 적은 자유로로 접어들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였다.

시속 60~70km 수준을 유지하다 급작스럽게 가속페달을 밟으니 '우웅'하는 엔진음이 크게 들렸다. 다시 한번 급가속을 시도해 봤지만 엔진음이 예상보다 크게 들렸다. 급가속은 다소 힘겨워 보였다.

하지만 천천히, 그리고 쭉 속도를 높여나가니 시속 150~160km까지 치고 올라가는 느낌이 안정적이었다.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잔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기대 이상의 정숙성을 선사해 줬다.

G4 렉스턴은 H형 뼈대 위에 초고장력 강판(비중 63%)를 얹은 프레임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 덕분에 하부는 묵직하게 중심을 잘 잡아줬고 코너링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접지력을 발휘했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부드럽게 달렸다. 국내 지형에 최적화된 서스펜션의 역할이 컸다.

이 정도면 온로드에서의 주행은 합격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2톤이 넘는 공차 중량에도 차가 뒤처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G4 렉스턴이 온로드에서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자 오프로드 코스에 대한 기대감이 한껏 고조됐다.

오프로드 코스는 진흙과 자갈이 뒤엉켜 있고 사람 키만큼 자란 수풀이 자라있었다. 예상 밖의 고난이도 오프로드에 몇 차례 심호흡 뒤 스티어링 휠을 꽉 움켜졌다.

구동모드를 4륜으로 전환한 뒤 오프로드 코스에 진입했다. 흙탕물이 사방으로 튀었지만 운전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코스를 따라 주행하다보니 미끄럽고 질척이는 진흙길을 만났다. 하지만 빠져나오는데 큰 힘을 들이지 않았다. 자갈 위를 지나가는 동안 약간의 흔들림은 있었지만, 무사히 주행을 마쳤다.

시승을 마친 뒤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10.4㎞/ℓ였다. G4 렉스턴의 제원상 복합연비는 2륜구동 기준 10.5㎞/ℓ(도심연비 9.5㎞/ℓ, 고속도로 11.9㎞/ℓ)다. 4륜구동 기준으로 복합연비는 10.1㎞/ℓ(도심 9.2㎞/ℓ, 고속도로 11.5㎞/ℓ)다.

총 4가지 트림으로 구성된 G4 렉스턴의 판매가는 3350만~4510만원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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