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최근 업역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단 하나의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을 넘어서 두개, 혹은 그 이상의 분야에서 활약을 보이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보통 배우들의 경우 연기라는 자신의 본업을 메인으로 두고 작가 활동은 취미로 하는 것을 주로 봐온 입장에서 이번 인터뷰는 흥미가 있었다.

10여년 간 배우로 활동하다가 돌연 직업을 바꿔 험난한 예술계로 뛰어든 특이한 경력이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젠 배우라는 타이틀과 함께 작가로 더욱 인정받고 있는 김혜진. 지난 7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그의 지하 작업실을 찾았다. 조각과 회화 등 여러 작품들이 빼곡히 진열돼 있었고 정리된 옷가지들도 걸려 있는 것으로 봐선 이곳에서 작품 활동 말고도 먹고 자는 일까지 병행되는 듯 싶었다. 

여느 작가의 작업실이 그러하듯 30여평 남짓한 그의 공간에도 자신만의 특유한 향기가 고스란히 배어있었다. 그는 오는 9월 열릴 개인전 준비로 여념이 없는 듯 했다.  

캔버스 위에 밑 작업을 하고 있는 그에게 "지금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매일 작업실에 나와 그림을 그리고, 작품을 구상하면서 하루를 보낸다"며 "이렇게 작품에 빠져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진=이태구 기자>

처음부터 작가로 활동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09년 방영된 드라마 '아이리스'에서 김태희에게 밀리지 않는 외모와 연기력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바 있다. 이후 다수의 영화와 드라마, CF에 출연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이던 그는 돌연 배우의 활동을 그만두고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작가로 변신을 선언한 그는 4~5년 간 '모정(母情)'을 테마로 한 작품들을 쏟아낸다. 마치 그동안 작가로서의 응축된 잠재력이 폭발하듯 말이다. 그는 "어렸을적 곁을 떠나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내 작품의 뿌리"라며 "마음의 치유를 통한 관객과의 소통이 작품 활동의 목적"이라고 강조한다.

<사진=이태구 기자>

김혜진은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행위를 '소통'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교감하며 끊임없이 무언의 대화를 나눠왔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그는 100회 정도의 '아트페어'나 '개인 전시회'를 열었다. 작품을 준비하고 전시하는 동안 관람객들과 자신 모두 지친 삶을 '치유'하며 행복해 질 수 있었다고 했다. 

그가 만들어내는 작품 세계는 지난 10여년 간의 연기 경력과 무관하지 않다. 그 시간들로 인해 현재 작가로서의 자신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타인이 내안에 들어와 살아온 배우 생활은 결코 쉽지 않은 시간들이었지만, 배우란 직업이 '누군가에 보여주는 일'이라고 보면 아티스트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따라서 작가 김혜진으로선 드라마나 영화, CF 모두 또 다른 작품활동이었던 셈이다.

사실 그는 예술계에서 소위 '엘리트 코스'로 불리는 홍익대 미대를 졸업했다. 그의 작품 활동이 단순 취미가 아닌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능이 표출된다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편했다.

제품디자인과를 전공했지만 산업 도자도 부전공으로 하는 등 다양한 방면으로 관심이 많았던 그는 그동안 모정이라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에 기반한 작품으로 대중들과 소통했다면 앞으로는 본인의 자아에 좀더 깊이 파고드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전했다. 

과거 작품이 모정의 빈자리에 포커스가 맞춰졌다면, 앞으로는 이러한 감정을 기반으로 더 깊은 자아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배우 김혜진이 지난 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7 럭셔리 브랜드 모델 어워즈 글로벌 패션위크'(LBMA)에서 '아티스트부문 특별상'을 수상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모든 작가들이 그러하듯 작품세계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본인도 자신을 작가로서 아직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그는 작가와 배우라는 두 가지 영역을 더욱 바쁘게 넘어들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부산아트쇼'에 참가해 본인의 작품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지난 8일에는 '2017 럭셔리 브랜드 모델 어워즈 글로벌 패션위크'(LBMA)에서 아티스트부문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혜진은 "9월 열리는 개인전에서 발전해 나가는 작품 세계를 눈여겨 봐달라"며 앞으로도 작가와 배우라는 두 가지 영역을 넘나드는 직업의 신조어인 '아트테이너'로 영원히 불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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