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제1회 '지콘서트'가 열린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발언하고 있다.

▲재능 가진 직원 참여하는 知·콘서트…아이디어 공유하는 知·포럼으로 '소통의 장' 열어

경직된 조직문화를 깨기 위해 마련한 기업은행의 ‘지(知)·콘서트’가 임직원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지·콘서트’는 직원들이 보유한 지식과 재능, 끼를 다른 직원들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다.

김도진 행장이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낸 아이디어로 전국영업점장 회의나 경영전략회의 중간에 10~15분 정도로 진행된다. ‘지·콘서트’에는 은행 직원이 직접 강연자로 나선다.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임직원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월 첫 행사 때는 가요제 대상 출신 계장이 1000여명이 모이는 영업점장 회의에서 트로트를 불렀다. 지난 3월에는 홈쇼핑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한 과장이 ‘상대방의 마음을 열리게 하는 기법’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오는 23일에는 팀장급 직원이 여행과 작가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선다.

지난2월 첫 실시된 '은행판 TED' 기업은행 지(知) 콘서트에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오른쪽)과 홍상원 창원상남지점 계장(왼쪽)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 행장이 기업은행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또다른 아이디어 ‘지·포럼’을 열기도 했다. ‘지·포럼’은 부서간 이기주의를 없애고 자유로운 소통을 위한 자리다. 지금까지는 보통 한 부서에서 사업을 진행한 뒤 관계부서에 협조를 요청했다.

‘지·포럼’은 사업 시작단계부터 관계부서와 함께 아이디어와 사업계획을 논의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김 행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당시 "부서간 벽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형식적 회의, 격식에 얽매인 보고를 벗어던져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지포럼은 이 같은 김 행장의 의지를 담아 직급ㆍ부서간 '사일로(부서 이기주의)를 해소한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열린 조직 문화 확산'을 목표로 시행되는 지콘서트는 행원 개인이 자유로운 주제에 대해 '1인 토크콘서트'를 벌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와인ㆍ패션ㆍ심리ㆍ관상 등 각종 취미생활이나 업무 외 지식, 최신 트렌드 등 공유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공모와 추천 등을 통해 사전 접수한 뒤 참가자를 선정, 매 분기별 1회씩 본점 1층 로비 혹은 대강당 등에서 실시할 예정이다.

▲직급 구분없이 '하이파이브'로 지식공유 나눔 활동

IBK기업은행에는 '하이파이브'가 있다. 손뼉을 부딪치는 행동을 의미하는 하이파이브는 친숙한 용어이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범위와 의지는 특별하다.

파이브(Five)! 다섯페이지로 책을 요약하고, 하이(High)! 지식을 공유하고 높이기 위해 모였다. 처음 12명으로 시작한 하이파이브는 이제 47명이 되었다. 매월 1인당 2권의 책을 읽고 공유하는 것이 힘들만도 한데 오히려 참여인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IBK기업은행의 미래가 밝은 이유다. 2015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19개월간 함께 공유한 책 만해도 714권에 이른다.

이들은 5(Five)라는 숫자에 집착한다. 요약도 5페이지이며, 매월 5일, 15일, 25일에 직원들에게 사내메일을 통해 하이파이브를 발송한다. 하이파이브를 정기구독하는 직원은 “하이파이브를 읽으면서 평소에 제가 잘 몰랐던 분야의 서적에도 관심이 많이 생기고, 다양한 관점으로 독서할 수 있는 거 같아서 정말 좋아요”라고 말한다.

IBK기업은행의  지식공유 활동인 '하이파이브'

이들은 자신들을 책감별사인 '북소믈리에'라고 부른다. 또한 매월 활동정도에 따라 최상위 그룹인 '북마스터'와 차상위 그룹인 ‘북이그나이터’로 서로를 부른다. 상위그룹일수록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아진다. 특권보다 의무가 더 가중되는 것이다. 이들에게 지점장이나 차장, 계장과 같은 직위는 중요하지 않다.

누가 더 많은 책을 읽고, 훌륭하게 요약하며, 좋은 책을 소개하는지 가 중요하다. 실제 책 한권을 읽고 요약하는데는 적게는 6시간에서 많게는 10시간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자신의 시간을 투입해서 지식공유 활동을 하는 것은 나눔이 오히려 자신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정리를 하다보면 그전과 달리 책의 내용이 더 기억에 잘 남는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하이파이브의 지식공유 활동이 IBK에 지식의 바람을 일으키고, 하이파이브가 절로 나는 IBK를 만들어 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시작한 지 19개월이 지났음에도 초창기 멤버들은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하이파이브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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