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주 생활문화진흥원 원장 <사진=유경아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경아 기자] '문화권'은 국민 누구나 문화 활동에 참여하고 문화를 향유할 권리를 말한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거나 경제적 형편 등을 이유로 문화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다면 '국민의 문화권'은 기본적으로 보장되지 못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이 팍팍한 삶 속에서 '힐링'이 될 수 있는 문화 활동을 생활 속에서 일상처럼 영유하고 있지는 않다.

국민의 '문화권' 보장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생활문화진흥원'이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생활문화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달리고 있다. 나기주 생활문화진흥원 원장을 만나 국민 일상에 '문화의 색'을 입히기 위한 이들의 움직임에 대해 들어봤다. 

▲ 생활문화진흥원이 어떤 사업을 추진 중인가요?

“생활문화진흥원은 2014년에 제정해 시행된 ‘지역문화진흥법’에 생활문화 정책의 근거가 새롭게 마련됨에 따라 생활문화 진흥을 전담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으로 지난해 5월에 발족됐습니다. 지역의 생활문화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는 생활문화센터의 조성지원, 생활문화 동호회원들의 전시나 공연 등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생활문화동호회 지원, 생활문화를 통한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사업 지원, 생활문화 전문 인력의 지역 문화기관 배치 지원 등 다양한 생활문화 진흥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생활문화공동체’란?

“‘생활문화공동체’는 문화를 매개로 한 지역공동체 회복을 통해 문화소외지역의 문화적·사회적 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사업입니다. 복권기금문화나눔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소외지역을 대상으로 지역 주민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생활 속 문화향유기회를 확대하고, 지역간 문화격차를 해소하고자 추진되는 사업인데요. 문화공동체 활동을 통한 주체적 문화향유의 일상화와 지속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입니다. 마을을 넘어선 지역단위 공동체 형성을 통한 건강한 지역문화 형성과 지역 간 소통기회 마련에 중점을 둡니다.

사실 동호회 발굴이라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사적인 모임이기도 하고,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고구마 줄기를 캐듯이 한 동호회를 발굴한 후 이 동호회가 다른 동호회를 끌어오게끔 해 연대가 형성 되고 연계가 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재원 매칭과 지역 생활문화 접점공간인 ‘문화의집’이나 ‘생활문화센터’와 연계를 해 주민중심 공동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지요. 이것이 발전을 하면 주민조직 공동체의 자생력이 강화되면서 생활문화공동체의 교류와 확산도 이뤄집니다.

또 원에서는 생활문화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관계 기관과 전문가들이 모여 의견을 나눕니다. 해당 사업 관련 전문가와 문화재단 등 관계기관이 모여 사업정체성, 활동가 발굴 등에 대한 좌담회를 올해 총 4회에 거쳐 가질 계획입니다.”

생활문화진흥원은 지난 1일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연습실에서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좌담회'를 진행했다. <사진=유경아 기자>

▲ ‘전국민 1인 1문화예술 권장사업’으로도 보여집니다. 생활문화진흥원에서 권장하는 문화예술이나 전국의 생활문화동호회에서 주로 다루는 장르는 무엇인지.

“전 국민이 하나 이상의 문화예술 활동을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16 문화향수실태조사에 따르면 문화관련 동호회 활동 중 미술, 문학, 서양음악 순으로 동호회 활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개인의 취향이 다 다르고 여건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어느 문화예술 장르나 나름대로 매력적인 특성이 있어 어느 장르든 지속적으로 할 수만 있다면 그걸 선택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 생활문화센터 선정 방식은 어떻게 진행 됩니까?

“생활문화센터는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건물을 지역주민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는 것은 아니고 기존 문화시설이나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생활문화센터로 조성합니다.

생활문화센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에 조성하고자 하는 지자체 소유의 적합한 시설이 있어야 합니다. 그 시설을 함께 이용하면서 운영해나갈 주민들의 자발적 의지와 역량도 있어야 합니다. 이런 조건이 맞으면 해당 지자체에서 생활문화센터 조성 사업 계획을 수립해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을 받아 생활문화센터를 조성하게 됩니다.”

화성시 생활문화센터 내 목공 DIY스튜디오 전경. 생활문화진흥원은 화성종합경기타운 내 지하주차장을 리모델링해 지난달 30일 센터를 오픈했다. 이 곳은 주민의 참여와 체험을 중시하는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사진제공=생활문화진흥원>

▲ 일반적으로 생활문화활동은 ‘여유’가 있을 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심리적이나 물리적으로 여유가 없는 이들도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센터의 대표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는지.

“우선 현장에서 생활문화동호회들의 활동을 살펴보면 꼭 여유 있는 사람들만이 생활문화를 향유하지는 않습니다. 생활문화 활동을 통해 직장과 가정 등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생활 스트레스들을 해소하고 보다 나은 자신을 실현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생활문화는 참여하고자 하는 자신이 어떠한 것을 가장 원하는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활동을 만들고 공동체에 참여도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의 생활문화센터 운영과 다양한 기획에 직접 참여해보시는 곳이 생활문화공간입니다. 문화향수의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접할 수도 있고, 다른 이웃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발전시켜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가벼운 마음로 생활문화센터에 방문하셔서 일상 속 문화 활동을 자연스럽게 시작하시길 바라며, 생활문화진흥원은 주민인식 제고를 위한 생활문화 가치 확산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 성공적으로 운영 중인 생활문화공동체의 대표적 사례로는?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사1동의 ‘감골주민회’가 있습니다. 감골주민회는 지역 초등학교 학부모봉사모임에서 공동육아를 목적으로 모인 모임인데요. 진흥원의 생활문화공동체 사업을 통해 기존의 모임을 협동조합으로 발전시키며, 마을 카페이자 주민들이 커뮤니티공간인 ‘마을숲’을 주민이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민이 강사가 돼 동아리 모임이나 인문학 강좌, 청소년 캠프, 마을 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을 기반으로 지난 2015년 마을 카페가 행복학습센터로 지정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최근 주민들의 수요에 따라 복합문화공간인 두 번째 ‘마을숲’을 열고 지역 내 공동체 활동 확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화성시 생활문화센터 내 오픈키친에서 주민들이 모여 직접 요리를 하는 등의 체험 시간을 갖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생활문화진흥원>

▲ 추후 몇 년 안에 1자치구 1센터 운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계신지. 

“현재 전국 226개 자치구 중 총 90개 자치구에 생활문화센터 조성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내년까지 조성 대상 지자체를 127개 선정했고, 현재 71개 센터가 개관, 56개 센터가 개관을 준비 중입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연간 31.5개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생활문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지자체에서도 생활문화센터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전국 지자체 모두에 생활문화센터가 조성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문화예술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공언 했습니다. 생활문화진흥원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나요. 

“문화예술 교육을 확대하면 당연히 생활문화 활동을 할 수 있는 인적 자원이 많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문화예술 교육의 확대는 생활문화 활성화와 확산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문화예술 교육을 받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생활문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 동호회를 만들고 생활문화센터 등의 생활문화 활동 공간을 찾게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공약 사항으로 '동네 생활문화 환경 조성 및 생활문화동아리 활성화'도 있어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우리 원의 역할과 기능이 더욱 확대돼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생활문화진흥원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더 많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는 사업 초반 단계이기 때문에 정부에서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복지’의 개념으로 공급에 의해서 주민들이 생활문화를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주체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해 이것이 확산되고 선순환 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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