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정상명 기자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국내 주택 사업부문은 분명 한계가 있다. 해외시장 진출만이 미래 먹거리다"

국내 굴지의 한 대형건설사 임원이 했던 말이다. 날고 기는 대형건설사 조차 국내시장의 성장 한계성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간 건설사들의 '집토끼'였던 국내 주택사업은 공급과잉 위기론으로 인해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시장 공략의 중요성은 나날이 부각되고 있다. 과거 해외건설은 국내 건설사에게 큰 수익을 가져다준 것은 물론 국내 경제에도 크게 이바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해외건설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은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4년 6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던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280억 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해외건설에 대한 위기의식이 높아지는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우선 국내 건설사의 수주텃밭으로 불렸던 중동지역의 발주물량 감소가 거론된다.

지난해 OPEC 감산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국제유가는 50달러 대 근처에 머물고 있다. 저유가가 고착화됨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분간 중동의 발주물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이와 함께 과거 저가수주로 문제가 불거졌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건설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익성이 보장되는 프로젝트만 공략하는 전략도 수주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무분별한 저가수주는 건설사의 재무구조 부실을 불러왔다. 원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현장도 발생해 공사를 해주고도 오히려 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의 대우건설 3분기 보고서 '의견거절'도 해외사업장 부실이 초래한 사건이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옥석가리기에 나서면서 지난해부터 해외 신규수주 물량은 내리막길이다. 국내 5대 대형건설사 중에서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은 올해 1분기 해외 신규수주액이 전년동기에 비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과거 수주했던 프로젝트의 공사가 진행되면서 향후 몇년 간 매출액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수주 가뭄'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수주잔고는 계속 떨어져 결국 성장성의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더해 발주물량 감소로 높아질대로 높아진 발주처의 콧대는 이제 사업 참여자에게 금융조달까지 요구하는 등 한층 높아진 난이도를 선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난제를 풀기 위해 기존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한다. 선진기업들이 만들어놓은 프로젝트 안에서 단순 시공만 담당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탈피해 투자개발사업 등 보다 공격적이고 종합적인 접근방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사업방식으로의 전환은 기존 도급 방식에 비해 높은 리스크를 가지고 있지만 반대급부로 높은 수익성도 보장한다. 고수익성은 경제 저성장 국면에서 기업이 추구해야할 필수 가치다. 투자개발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정부와 긴밀한 협조도 필수 조건이다.

1970~80년대 중동의 모래바람을 맞으며 일궈냈던 '성공신화'의 2막이 다시 시작될 시기가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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