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서정근 기자] 대세게임 '리니지2 레볼루션'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전환된데 이어 게임 내 아이템 거래소 기능을 담고 있는 13개 게임도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등급분류 재조정 대상이 됐다. 출시를 앞둔 '리니지M'도 거래소 기능을 유지하는 한 청소년들의 이용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리니지 왕국'에 등급분류 기관의 사후 검열이 '한파'를 몰고 온 셈인데,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서비스하는 넷마블이 어떤 방식으로 이를 해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애플 버전은 거래소 기능을 삭제하고 12세 이용가 등급을 유지하고 구글 버전은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서비스하는 방안, 애플-구글 버전 모두 12세 이용가 등급을 유지하고 이용자들이 아이템 거래를 위해 거래소를 이용할 때 통신사로부터 본인 인증을 받게 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넷마블 등 업계 입장에선 어느 쪽을 선택하든 환불 이슈나 이용자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 리스크가 적지 않다.

24일 게임물관리위원회와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콘텐츠 수정 검토와 행정 소송을 병행하고 있다.

넷마블은 최근 서울행정법원에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리니지2 레볼루션' 등급재분류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으나 행정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별개로 등급분류 결정 자체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본안 소송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넷마블이 자체 등급분류를 통해 12세 이용가 등급을 부여하고 지난해 12월 출시한 게임이다. 

최근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후 모니터링을 통해 '리니지2 레볼루션'이 게임 아이템을 이용자들이 현금으로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것을 파악하고 넷마블에 '리니지2 레볼루션'의 등급 재분류 신청을 받을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게임물관리위 관계자는 "직권으로 등급을 재분류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 경우 등급변경이 이뤄지는 순간 바로 효력을 발휘하게 돼 사업자들이 이에 대처할 여유가 없어진다"며 "넷마블이 기존 게임 시스템 자체에 대한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콘텐츠 수정 없이 등급 재분류에 임했고 그 결과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으로 재조정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매출 대부분은 구매력 있는 3040 남성층으로부터 나온다.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전환해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앱마켓들의 서비스 정책을 감안하면 이는 간단치 않은 문제다.

애플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은 아예 서비스하지 않는다. 구글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은 '피처드(featured)' 메뉴 노출을 통한 홍보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 '리니지2 레볼루션'이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 되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된다. 이 게임의 전체 매출 중 25% 가량이 애플 이용자들로부터 나올 것으로 추산되는데,  넷마블 입장에선 이를 포기할 수 없다.

일각에선 "넷마블이 애플 버전만 거래소 기능을 삭제하고 12세 이용가 등급을 유지하고 구글플레이 버전은 거래소 기능을 유지한 채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으로 서비스를 지속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

그러나 이 경우 애플 앱스토어 버전 이용자들의 환불 욕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서비스 정책 변경으로 거래소가 없어진만큼, 청약 이전과 이후의 환경 변화를 이유로 이미 구입한 게임 내 재화를 환불해 달라고 이용자들이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환불 이슈 외에도 넷마블은 애플 버전 이용자와 구글 버전 이용자를 별도로 분리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리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 버전 모두 12세 이용가 등급을 유지하고, 대신 문제가 되는 거래소 기능을 이용하기 전에 본인 인증을 받게 해 청소년 이용자들은 이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라며 "게임물관리위원회만 동의해준다면 넷마블 입장에서 가장 손실이 적을 만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등급분류 재조정 대상이 된 게임들도 이같은 방식을 우선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등급분류 재조정 대상이 된 게임들의 면면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웹젠의 '뮤 오리진' 등 RPG 장르의 인기작들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넷마블이 등급분류 재조정 건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와중에, '리니지M' 출시를 앞둔 엔씨소프트의 고심도 적지 않다.

엔씨는 구글과 제휴해 진행하고 있는 최근 '리니지M' 광고에서 '집행검'을 포인트로 내걸고 있다. '리니지M'의 원전인 '리니지'에 등장하는 집행검은 3000만원 상당의 가격에 현금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씨는 최근 개최한 미디어 시사회에서 "이용자들이 자신의 캐릭터를 지키고 생존이 가능하도록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게임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리니지M'을 두고 "플레이하면 돈이 되는 게임"이라는 세간의 기대가 적지 않고, 엔씨도 거래소 기능을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엔씨는 처음부터 '리니지M'을 애플 버전은 12세 이용가로, 구글 버전은 청소년 이용불가 버전으로 나눠서 서비스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이 경우에도 구글로부터 피처드 메뉴 노출 등 지원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없지 않은 만큼, 성인 이용자에 한해 본인인증을 거쳐 거래소 기능을 이용하게 하는 방안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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